90년대 중반 이후로 더 이상 뚜렷한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이 배우의 시작은 상당히 상큼했다.
17세의 나이로 출연했던 <장미의 이름>에선 두고두고 회자되는 파격적 러브씬과 아름다운 외모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서 위노라 라이더와 콤비를 이뤘던 마이클 레만의 청춘영화 '헤더스'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X세대 이전에 왔던 X세대무비라 할 만했던 이 영화에서 그가 연기했던 위노라 라이더의 또 하나의 자아인 j.d란 싸이코 고등학생을 연기하며 잭 니콜슨의 재림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잭 니콜슨의 재림이란 극찬은 차기작인 <볼륨을 높여라>를 통해 공공해지는 듯 했다. 이러한 이미지와 명성은 <트루로맨스>까지 이어지며, 동시에 그는 리버피닉스, 키아브리누스, 조니뎁 등과 더불어 차세대 헐리우드 스타 자리를 예약해 논 듯 보였다. 근데 사실 그는 여기까지였다.
배우의 생명을 결정 짓는 데에는 캐리어 관리가 필수적이다.잘 나가던 브룩실즈가 <사하라>를 말아먹으며 더 이상 주류영화에 돌아오지 못한 점이나 톰 크루즈나 키아누 리브스가 철저한 관리로 롱런 하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데 크리스찬 슬레이터는 대표적으로 캐리어 관리를 실패한 배우다. 바로 자기가 아직 소화할 수 없는 것들에 손을 대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바로 너무 빨리 뛰어든 '블록버스타 액션대작'
그를 이렇게까지 망가뜨린 시조가 되는 작품은 절대적으로 <브로큰애로우>라고 본다. 그는 연기력있는 배우였지만 블록버스터의 주인공을 할 만큼 주류 영웅의 이미지는 아니었다. 뭔가 비주류의 반항적인 이미지가 더 잘 어울리는 배우였다. 게다가 오우삼이 드라마 연출에 강점이 있는 감독이 아니었고 오우삼의 영화에 어울리는 배우는 아니었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펄프 픽션>으로 재기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던 존 트라볼타만 띄어주고 말고 <하드 레인>으로 커리어의 결정타를 가하고 만다.
여하간 이런식으로 헐리우드 스튜디오는 한 명의 재능있는 젊은 배우를 '소비'해버렸고 그는 현재 중급 이하의 프로젝트에서 간간히 자신의 얼굴을 비추고 있다.
아쉽다. 어쩌면 진짜 매소드 연기자로 성장할 수 있었을지 모르는 재능이 이렇게 끝나버린다면 말이다.
완전 3류 드라마. ㅡ.ㅡ;;; heathers, pump up the volume, true romance는 정말 명작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