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간도의 기본설정만 채용할 뿐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된다. 무간도의 감상적인 이야기와 달리 디파티드는 다른 매력으로 승부를 보려고 하고 있다. 원작의 많은 팬들이 디파티드를 비판하는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가 원작의 복잡한 캐릭터를 선,악이 극명한 단순한 캐릭터로 바꾼 이유를 들고 있는데 오히려 원작의 유덕화와 맷 데이먼은 두 작품의 차이점을 대표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극명한 차이를 모이는 두 캐릭터-
무간도의 명대사인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에서 알 수 있듯이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정체성 갈등으로 고심하는, 공감이 가고 쉽게 감정이 이입되는 캐릭터다 유덕화를 악역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반면 맷 데이먼은 아일랜드 인이라는 열등감과 비뚤어진 출세욕구에 지배당한 전형적인 악당 캐릭터로, 여자 엉덩이나 보면서 휘파람을 불고 아파트 창문을 내다보면서 야심에 찬 모습을 보인다.
보스를 처리하는 모습에서도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모습이라면 맷 데이먼은 끝까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잭 니콜슨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디파티드에서만 등장하는 마크 월버그 캐릭터도 더욱 두 작품의 차별점을 보여준다. 살아서 끝없는 무간지옥의 고통을 겪을 유덕화의 모습을 보여주며 끝나는 원작과는 달리 마크 월버그로 엔딩을 장식하는 모습에서 낭만주의보다 리얼리티를 선택하는 점을 보여준다.
원작이 이중첩자라는 설정에서 오는 내면적 갈등이라면 인간의 욕망을 위해 음모와 배신을 자행해야 하는 냉혹한 현실이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이 직면하는 갈등의 실체인 것이다.
-감성적인 원작과는 달리 무미건조하게 다가오는 모습-
무간도의 감성적인 모습도 디파티드에선 보이지 않는다. 두 작품 모두 국장이 주인공의 눈 앞에서 떨어져 죽는다. 원작은 앞에서 양조위의 생일에 시계를 챙겨주며 항상 안따깝게 바라보는 황추생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의 죽음에서 슬로우모션과 클로즈업으로 양조위를 보여주고 애절한 음악을 깔면서 관객의 감성을 자극한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디파티드에선 없다.
어쩌면 이런 감성을 서구권에선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마치 <첩혈쌍웅>이 서양에 처음 소개될때 주윤발과,이수현의 관계를 동성애로 오해하는 평론가까지 있었을 정도 였으니 감성적인 모습을 버리고 리얼리티에 초점을 맞춘점은 나름 이해 할 수도있다.
디파티드가 원작보다 50분정도 긴 점에서 이야기가 산만하고 스릴러 적인 모습은 원작보다 떨어진다고 할 수도 있다.하지만 원작을 모욕하는 수준의 작품은 아니다. 무간도는 무간도고 디파티드는 디파티드로 보는게 맞을 것이다.
-스콜세지가 항상 관심을 갖는 인간의 추악한 본성과 그것이 표출되어 나오는 환경적 요인-
<디파티드>는 엄밀히 말해 <무간도>의 리메이크작이 아니다. 기본 스토리는 <무간도>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디파티드>의 세계는 그것와 완전히 다르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각각의 액션 장면을 상상하면서 캐릭터와 스토리에 몰입했기 때문에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제일 인상 깊었던 건 캐릭터들의 성격과 세상을 대하는 그들의 상반된 자세였다. 그 점 때문에 이 영화를 찍는 작업이 더욱 재미 있었다." - 마틴 스콜세지 감독
무간도가 더 재밌고 여운이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