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중화권 포탈에서 자주 보이는 <주성치 영화의 18가지 비밀>이란 글을 네이버 블로그의 mavis님이 해석한 것입니다.
1. <소림축구> - 왜 대머리가 없나?
이력지와 주성치의 구상에서 <소림축구> 팀원들의 신분만 소림사 출신이 아니라 모두 머리를 빡빡 밀었어야 했다 --- 그렇지 않으면 “소림 축구팀”이란 이름에 어울리지 않았다.
황일비, 진국곤, 임지총 등 사형사제들은 머리를 깎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머리를 깎는 시기가 관건이었다. 갑자기 주성치가 후회하며 깎지 않겠다고 하자 황일비 등도 벗어날 수 있었다.
남자들이 이러자 이력지와 주성치는 조미더러 깎으라고 꼬시기 시작했다. 조미야 바보가 아니니 쉽게 허락할리 없을 터, 결국 대머리로 나온 이는 한 명도 없게 된다.
2. 조미의 심하게 티 나는 가짜 삭발 머리, 주성치가 대사로 커버하다
<소림축구>에서 조미의 삭발 머리는 1번에서 이미 말했다. 간단하게 말해 주성치와 이력지가 상상한 대머리 축구팀이 불발되자 조미더러 삭발하라고 했고 결과는 실패였다.
조미가 강경하게 나오자 주성치와 이력지도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조미가 삭발로 나오는 게 재밌겠다 싶어 가발을 씌우기로 결정, 특수효과로 대머리 형상을 만들었다. 그러나 결과는 가짜라는 게 너무 티났다는 거다. 관객들은 보자마자 알아차렸다. 주성치가 대사로 이 상황을 해결했다. 그는 조미에게 북경어로 농담을 한다. “빨리 화성으로 돌아가, 지구는 위험하다고.” 관객들은 미친 듯이 웃느라 조미의 분장을 더 이상 거론하지 않았다.
3. <식신>의 원형
주성치의 <식신>은 무척 만화스러운 작품이다. 이 <식신> 주인공에 모델이 있을까? 있다.
당시 주성치는 금엽정이란 식당을 좋아했다. 금엽정의 유명한 요리사 대룡(戴 龙)의 볶음밥은 최고였고 주성치의 환심을 살 수 있었다. 그래서 대룡을 모델로 미식 영화를 찍기로 결정했다.
후에 대룡은 홍콩 4대 요리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또 <식신>과의 인연으로 1999년 ‘식신’이란 프랜차이즈 회사를 설립힌다.
대룡은 주성치와의 인연으로 스크린에 등장한다. 가령 <식신>에서는 홍콩의 명 요리사로 나오고 <희극지왕>에서는 나이트클럽에서 첫사랑을 찾다 장백지에게 비참하게 얻어맞는 역으로 우정출연한다.
4. <희극지왕>의 원형
<희극지왕>에도 모델이 있다. 주로 재야에서 유명했던 엑스트라 선인구(仙人求)다.
선인구는 인물이 괴상하고 연기 이론서 읽기를 좋아했고 현장에서 다른 사람과 연기 기술을 즐겨 토론했다. 항상 옆에서 이를 관찰하던 주성치는 그의 표정과 동작을 모방했다. 후에 <희극지왕>에서 말하는 그 엑스트라가 살아가는 이야기는 의상, 동작, 표정 등 대다수 부분을 선인구를 모델로 삼았다.
선인구는 <희극지왕>에 역시 출연했다.
5. 주성치와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가 가장 가까웠던 한 번
나지량과 이동승은 왕정을 무시했지만 왕정과 자주 일했던 주성치는 좋아했다. 그래서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인 <색정남녀>를 준비하며 주성치에게 주연을 맡아달라고 찾아갔다. 시나리오는 전부 주성치를 모델로 쓰여졌다. <색정남녀>에 벗는 장면이 없고 그저그런 삼류 영화와는 차원이 달랐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주성치는 결국 출연하지 않는다.
후에 장국영이 출연을 결정, 영화는 순조롭게 완성된다.
시간관계 상 <색정남녀>의 시나리오는 수정할 틈이 없었다. 따라서 주의깊게 본 사람이라면 장국영의 <색정남녀> 속 이름이 “아성(阿星)”이란 걸 발견할 수 있을 거다.
6. 주성치의 연기에 영향을 준 이론서
<희극지왕>에서 <배우의 자아 수양>이란 책은 웃음의 소재이면서 동시에 중요한 도구가 된다. 극 중 주성치가 완전히 이 책에 근거해 자아를 승화시키기 때문이다. 사실상 주성치는 영화 이론서적의 영향을 받았다.
주성치의 오랜 단짝 오맹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당시 오맹달은 TVB에 섞여 매일매일을 소일하고 있었다. 일이 끝나고 나면 술을 마시고 마작을 하다가 원로배우 관해산( 关海山)을 만나 생각이 트였다. 관해산의 지도 하에 오맹달은 연기란 무엇인지 깨달았다. 당시 관해산은 친히 오맹달을 가르쳤을 뿐 아니라 그에게 많은 도움이 된 책 <연기육강(演技六 讲)> 영인본(影印本)을 건네준다.
이 책을 얻은 오맹달은 마치 보물을 얻은 것처럼 다 읽은 후에 유청운에게 건네주고 유청운 역시 다 읽고서 친구 오진우에게 주고 오진우는 다 읽고나서 주성치에게 주고…….
이런 식으로 이 영인본은 신기한 효과를 발휘해 세 명의 남우주연상 수상자(유청운과 주성치는 금상장에서, 오진우는 금마장에서)를 배출하고 2명의 남우 조연상 수상자를 만들어냈다.
이밖에 한가지 또 지적할 부분은 <배우의 자아 수양>과 <연기육강> 모두 감독 정군리( 郑君里)가 번역한 연기 지도 서적이란 점이다.
7. 성룡은 <희극지왕>에 왜 나왔나?
<희극지왕>이 사이쿵 현장에서 촬영 중이었고 가까운 곳에서 성룡 역시 <성룡의 빅타임>을 촬영 중이었다. 양쪽 스텝은 매일 작업 후 한데 모여 술을 마셨다. 모든 사람이 다 알다시피 두 거성이 정식으로 함께 출연한 적은 없다. 모두들 상대방 영화에 이들이 우정출연 하기를 바랬다.
그러나 우정출연은 쉽지 않아서 <성룡의 빅타임>에 주성치의 개 몇 마리만 출연했다.
8. <희극지왕>에서 왜 만재량(万梓良)에게 감사하다고 했나?
<희극지왕>의 엔딩 크레딧 감사의 명단에서 만재량 등에게 감사하고 있다. 이건 또 왜인가?
이 세계에 아무 이유없는 감사가 어디 있겠는가, 주성치는 엔딩 크레딧을 빌려 “화를 면한 것이다.”
주성치와 이력지가 <희극지왕>을 만들 당시, 1호 조연이 바로 만재량이었다. 만재량은 TVB 시절 주성치를 거듭 돌봐주었고 주성치 역시 만자량을 좋은 스승이자 친구로 여겼다. <희극지왕> 촬영 시 주성치는 촬영 시간을 바꾸며 만재량에게 연락하는 걸 잊어버렸다. 몇 시간을 기다린 만재량은 화가 나서 촬영장을 떠나버렸고 주성치도 배우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그저 오랜 단짝인 오맹달을 시키는 수밖에.
<희극지왕>에서 오맹달은 주성치에게 기세등등하게 연기했다. 만재량의 풍격을 잘 아는 관객도 알 수 있듯이 그 방식은 바로 만재량의 연기방식이었다.
갑작스런 배역 변경 등의 이유로 <희극지왕> 촬영 시간은 긴장이 가득했고, 영화의 편집도 용두사미가 되었다. 두 개의 줄거리에서 장백지와는 무척 자연스러웠지만 오맹달과는 오히려 갑작스러웠고…….
몇 년 후 <쿵푸 허슬>을 찍을 때는 화가 난 홍금보가 떠나버리자, 주성치가 영화 공개 후 홍금보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9. 사극인 <서유기>에서 삼장 나가영은 왜 팝송 only you를 부르나?
관객인 우리 눈에 <서유기>는 천마행공하는 이야기다. 신경도(神 经刀)로 이름 난 유진위는 팝송, 러시아노래, 인도노래에 아무 흥미가 없었다.
그러나 유진위의 눈에는 그 속에 논리 관계가 있었다. 그가 느끼기에, 관건은 삼장의 ‘월광보합’에 있었다. 삼장이 월광보합을 가지고 인도, 로마 등 수많은 곳을 다녀왔다. 또 과거로도 가고 미래로도 갔다. 따라서 유진위는 나가영이 only you를 부르는 게 정상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10. <서유기>의 only you
계속해서 이 노래에 대해 잡담을 하자면, 나가영과 주성치는 실제로 이 장면을 무척 즐거워했다.
홍콩 영화에서 ‘악고( 恶 搞)’경전 가곡의 원류는 유진위의 <92 흑장미 대 흑장미>다. 그 작품에서부터 홍콩영화가 춤추고 노래하기 시작했고 넘쳐났다. 그러나 유진위 수준에 도달한 장면은 드물었다. <서유기> 촬영 시 유진위는 창희(唱 戏)의 대가 나가영이 팝송을 부른다면 당연히 웃음보가 터지리라 생각했다. 유진위의 가사는 나가영을 ‘조롱’하기 위한 것으로, 고의로 압운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따라서 가사 자체가 이미 웃긴데다 주성치와 함께 연기하며 쉬었다 불렀다 하니 폭소가 터지고 인상적인 장면이 될 수밖에 없었다.
곡조와 가사를 곡해할 수 없었기에, 북경어 판본 <서유기>에서도 고치지 않고 광동어 노래를 그대로 실었다.
11. <서유기>의 특별 판본
영화를 본 사람들은 1, 2편이라는 걸 안다.
그러나 유진위 자신은 곁가지를 모두 잘라버리고 한 편으로 편집했다. 영화 전체는 2시간에 모자랐고 이야기는 명확하고 치밀했다. 게다가 감정선에 감염력이 엄청났다.
소문에 의하면 이 판본을 본 왕가위 등은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 ‘본 사람은 모두 좋아하는’ 한 편 짜리 <서유기>가 시장과는 인연이 없었다는 거다.
12. <희극지왕>의 두 가지 내원
영화에서 주성치는 막문위와 리허설을 하며 막문위를 안고 대사를 뱉는다. 흥분한 나머지 막문위의 볼에 콧물이 떨어질 뻔 했다. 이 장면에는 유래가 있다. 만재량이 연기할 때 과도하게 몰입한 나머지 종종 콧물과 침을 튀겼었는데 주성치와 이력지가 만재량의 당시 상황을 인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말처럼 쉽지 않았다. 적당한 장소에 이른 ‘콧물’을 찍기 위해 하루를 소요해야 했다.
또 주성치가 맞아 죽은 시체를 연기하며 꼼짝도 하지 않자 막문위가 이유를 물었다. “비킬 수 없는 건 감독님이 쉬라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난 여전히 시체이고 움직일 수 없다.”고 대답한다.
이 장면에도 유래가 있다. <구품지마관> 촬영 시, 주성치와 오맹달이 시체안치실에서 증거를 찾는 장면이었다. 주성치가 전계문에게 장난으로 집게를 끼웠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촬영 후 주성치가 아프지 않았냐고 묻자 그는 “아팠지, 그렇지만 감독이 쉬라고 하지 않는 이상 움직일 수야 있나.”고 답했다. 주성치는 이 말을 들은 후 <희극지왕>의 막문위와 마찬가지로, 전계문에게 내일 함께 일하자고 한다. 이때부터 그는 주성치의 조수가 된다.
구품지마관의 그 장면
13. '조내용조수( 抓 奶 龙爪手)'는 어떻게 찍었나
<녹정기>를 읽을 당시 주성치는 이 초식이 나오면 웃음을 터뜨렸다. 당시 오배를 연기한 서금강은 아팠을까?
또 다른 의문, 그 장면은 어떻게 찍은 걸까?
알고 나면 간단하다. 스탭들은 서금강에 가짜 피부를 붙여 주성치가 잡아뜯어내도록 한 것이다. 아까 질문도 덕분에 간단히 해결된다. 가짜이니 아플 턱이 없겠지.
14. <희극지왕>에서 임자선의 흉터
임자선은 주성치가 연 '희극지왕' 훈련반 출신으로 <희극지왕>에 출연기회를 잡았다. 그가 상의를 걷어 올려 흉터를 드러내면 주성치가 옆 사람에게 "이 흉터는 칼로 생긴 건가봐"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이 흉터는 진짜다. 그렇지만 맹장 수술 자국이었다.
15. <도학위룡> 원래 주인공
진가상이 <도학위룡>을 만들 때, 주성치를 왕정 영화에서처럼 하층민으로 묘사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결국 <도학위룡>의 결과는 좋았고 주성치와 진가상 영화 생애 모두에 득이 됐다.
그러나 사실 <도학위룡>의 원래 주인공은 주성치가 아니라 이극근(李克勤)이었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주성치를 선택한 게 옳은 일이었다.
16. 의심이 컸던 공리, <당백호점추향> 촬영에 융화하지 못하다
주성치의 <당백호점추향>은 재방송 비율이 비교적 높았다. 매년 춘절이나 여름 휴가 때면 텔레비젼에서 자주 보여줬다.
이 영화에 익숙한 관객에게 인상적인 장면은, 부인, 춘향, 하향 등의 머리칼이 허공으로 꼿꼿이 선 장면이었다. 그러나 공리가 연기한 추향만이 원래 모습 그대로이다.
이는 특별한 의미가 있던 게 아니고, 의심이 많던 공리가 거부해서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대륙의 대 스타인 공리는 이 코미디 영화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호하고 싶어했다. 이력지와 주성치가 아무리 설득해도 공리는 허락하지 않았다. (후에 <소림축구>의 조미에게도 비슷한 상황 발생)
결국 포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몇년 후 주성치와 마주친 공리는 만약 처음 계획대로 했으면 더 재미있었을 거라며 무척 후회한다고 말했다.
17. <주성치의 007(대내밀탐008)>의 엽고성, 황만루, 육소붕, 서문취설
곡덕소는 유송인, 정소추, 황원갑, 황윤재 같은 이전의 대협을 출연시키고 싶어했다. 그러나 이미 은퇴를 했거나 시기가 맞지 않는 등의 이유로 실패했다. 심지어 향화강에게 서문취설을 맡아달라고 했지만, 막 향화강의 회사가 증시에 상장된 터라 향화강은 사장의 체면 보호를 위해 자신이 투자한 영화였지만 정중히 거절했다. 나중에는 오히려 반대로 가자고 결정, 대협의 모습과 딴판인 사람을 찾아나섰다. 그래서 황일비가 엽고성을 연기하고 문준이 육소붕을, 서문취설은 황지강이 연기했다.
본래 황지강은 소략원의 친구로 영화계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소략원은 그의 외모를 보고 영화에 출연하지 않는 건 낭비라고 판단, 그를 <법내정>, <성향기병> 같은 영화에 출연시켰다. 촬영을 마치자 그는 다시 영화계 밖으로 나가 장사를 했다. 곡덕소가 그를 찾아와 출연요청을 했을 때 본래 그는 거절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대협 '서문취설'을 연기하는데다 주성치와 합작이라고 하니 기회를 놓치기 싫어 허락해다.
18. <당백호점추향>의 '대천상'
당시 곡덕소는 고지삼의 영화사 소속 시나리오 작가였고, <당백호점추향> 촬영을 거들고 있었다.
<당백호점추향>에서 왕야의 부하 - 대련 고수 '대천상' - 는 원래 갈민휘에게 맡길 생각이었다. 그러나 후에 주성치는 곡덕소의 신체와 얼굴이 더 재미있다고 느껴 곡덕소를 추천했다. 또 이 배역을 맡기는 건 시나리오 작가에게 격려의 의미이기도 했다. 그러나 곡덕소의 일은 고지삼에게 발각 되 결국 회사에서 쫒겨나고 말았다.
어쨌든 곡덕소가 연기한 '대천상'은 실제로 매우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