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박>이 토니 자의 등장을 알리며, 무술 스타의 새로운 교체를 알렸다면 <살파랑>은 그 반대다. 이 영화는 오랜 세월 무술 배우로 활동한 이들의 포스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증명한다.
인상적인 액션장면은 여러 영화에서 보여줬지만 한동안 단독 주연작으로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던 견자단의 홍콩영화계에 있어서는 재기작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그의 단독 주연으로 간만에 큰 성공을 거둔 작품으로 홍콩 뿐만이 아니라 일본을 포함한 여려 나라들에서도 개봉 후 꽤나 괜찮은 흥행수익을 거뒀던 작품이다.
그리고 배우보다는 무술감독으로 활발히 활동하던 홍금보가 배우로도 죽지 않았다는걸 보여주는 작품이다.<살파랑>은 새로운 무술 스타의 존재없이, 이미 은퇴했어야 할 나이가 아닌가 싶은 홍금보와 마흔이 넘었지만 여전히 최고의 자리를 고수하는 견자단, 그리고 그 뒤를 잇는 무술 스타 오경을 내세운다. 견자단과 오경은 물이 오를 대로 올랐지만, 홍금보는 좀 아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웬걸? 이 영화가 가진 폭발적인 힘은 대부분 홍금보에게서 터져나온다.
-원래 영화계의 대부답게 악역으로도 멋진 모습을 선보인다-
사실 홍금보가 악역을 맡는다는 것이 새로운 일은 아니다. 무명 시절에는 항상 악역을 맡았었다. 하지만 뜨고나서는 오랬만에 악역을 맡은건데 그는 공권력에 정면으로 맞서는 암흑가의 보스로 감히 눈을 마주치지 못할 정도의 무시무시한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제대로 된 악역의 매력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흉흉한 눈빛, 물들인 긴 머리, 시가를 입에 문 그의 모습은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오랜 관록의 아우라가 만들어내는 존재감이 놀라울 정도다.
아마 평소 코믹한 이미지로 그를 기억하고 있다면 충격을 금치 못할 것이다. 더욱이 그 나이에, 그 몸집으로 보여주는 날렵하면서 때론 과격한 액션은 탄성을 자아낸다. 홍금보와 맞서는 견자단은 늘 뛰어난 무술을 보여주었지만, <살파랑>은 <타이거 케이지> 시리즈 이후 견자단이 가진 무술의 집대성으로 불러도 좋을 만큼 다양하고 세련된 무술의 종합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중국무술대회 우승자인 오경은 냉혹한 킬러로서, 또 견자단과의 눈부신 대결을 통해 <태극권2, 3> <철마류3>에서의 주연보다 오히려 더 강한 인상을 남긴다.
-오경과의 골목길 대결-
5일간 촬영을 했다는 오경과의 결투장면은 창과 칼을 다루는 능력이 독보적인 오경이 자신의 장기를 살려 매혹적이며 살벌한 무술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살파랑>은 무술에 관한 한 이력이 난 그 배우들이 지닌 능력의 최대치를 담은 영화다. 그 가운데 좁은 골목에서 벌어지는 견자단과 오경의 사투,
9일간 찍었다는 라스트에서 견자단과 홍금보의 입식 타격에서 그라운드 기술로 종횡무진하는 결투의 장은 그 동안의 정형화된 액션이 아니라 새로운 액션스타일을 선보인다. 이야기 부분에선 감정의 과잉으로 보여질지도 모르지만 임달화와 홍금보의 첨예한 대립이나 복합적인 갈등을 나쁘지 않게 표현했다.
-견자단과 홍금보의 액션 장면-
홍콩영화계가 그동안 마냥 잃기만 했던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이제 그들은 과거 전세계를 상대로 영화를 만들던 시대에서 이제 좀더 자국 중심적으로 변모한 것 같은데, 비록 그들의 액션물은 아쉽지만,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발전을 향하려는 그들의 모습에서 아직은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가 없는 것 같다.
견자단 살파랑에서 파워간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