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 국내 어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화제가 된 영화 괴담이 있습니다. [세 남자와 아기]라는 코미디 영화의 한 장면에 소년으로 추정되는 형체가 스치듯이 등장했다 사라지는데요. 이게 귀신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는 이야기가 파다하게 돌았습니다. 급기야 영화 속에 등장한 집에서 실제로 소년이 살해당했었다는 소문까지 붙으면서 괴담은 더욱 확장되었는데요. 사실 그 형체는 소년이 아니라 극중 배우로 출연했던 테드 댄슨이 자신의 등신대 사진을 창가에 세워놓은 것에 불과했습니다. 사진 패널을 가져다 놓는 장면이 비디오 출시 당시에는 삭제되면서 벌어진 해프닝이었던 거죠.
요즘처럼 언론 매체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별 시시콜콜한 것까지 실시간으로 캐내는 시대가 아니었던 때에는 이처럼 해명되지 않은 소문들이 팬들 사이에 참 많이 나돌았습니다. 그 중에는 물론 진실도 있고 거짓도 있고 영원히 증명할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실베스터 스탤론이 무명 시절 포르노 영화를 찍었다는 소문? 이건 진실입니다. 1970년, 그가 스무살이었을 때 200달러를 받고 [키티와 스터드의 파티]라는 야동에 출연했었습니다. 007시리즈에 남자가 본드걸로 출연한 적이 있다? 이것도 진실입니다. 제 12편 [유어 아이즈 온리]에 본드걸 중 하나로 출연했던 캐롤린 코시라는 배우는 당시 성전환 이전의 남성이었습니다.
007시리즈에 얽힌 도시전설 중에는 아주 유명한 것도 있죠. 3편인 [골드핑거]에서 셜리 이튼이 맡았던 본드걸은 온몸에 금칠을 한 채로 살해당하는데요. 이 장면을 촬영한 후 피부호흡을 못해 배우가 실제로 사망했다는 소문이 꽤 오랫동안 나돌았습니다. 하지만 이 괴담은 거짓입니다. 1937년생인 이 분은 지금까지도 정정하게 살아계시니까요. 그리고 앞서 저주받은 영화 중 하나로 간략히 소개해 드린 [크로우]. 이 영화의 주연배우였던 브랜든 리는 촬영도중 소품용 총기에서 발사된 실탄에 맞아 숨을 거두었는데요. 많은 사람들은 그가 실제로 총격을 당하는 장면이 영화에 쓰였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사건 발생의 모습을 담은 필름은 직후 증거품으로 경찰에 압수당했으며 해당 장면은 대역과 컴퓨터 그래픽 합성으로 다시 만들어졌습니다.
출처:<접속!무비월드>조민준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