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유괴 영화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천국과 지옥] 한편만 보면 된다.'라고 이야기한다. 엄청난 찬사가 아닐 수 없다.
이 영화는 시대극으로 유명한 구로사와 아키라의 현대극 중에서도 수작으로 꼽힌다.
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 중 '왕의 몸값 King's Ransom'을 바탕으로 구성된 [천국과 지옥]은 단순히 유괴사건이라는 표면적인 갈등구조에만 머물지 않는다.영화는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는데 전반부는 전후 자본주의 사회에서 오는 부유층과 서민의 계층간의 양극화에 대한 질문과 몸값의 지불여부를 놓고 갈등하는 곤도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후반부는 당시 헐리웃 형사물과는 대비대는 리얼리즘에 바탕을 둔 수사물을 보여준다.
주인공으로는 구로사와의 페르소나인 미후네 토시로가 맡아서 여전히 남성적인 모습을 선보이면서도 고뇌에 찬 가장의 모습을 훌륭하게 연기했다. 이렇다할 액션 장면 없이 팽팽한 긴장감을 시종일관 유지해 나가는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콤비인 미후네 토시로와의 합작은 [천국과지옥]의 차기작인 [붉은수염]이 마지막이 되었다.-
[복수는 나의 것]의 박찬욱 감독은 '시네21'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유괴는 물론 나쁜 범죄다. 그러나 아이를 해칠 생각이 전혀 없다면 모두에게 피해가 안 가는 괜찮은 범죄라고 생각하는 놈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영화로 만들어 볼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구로자와 아키라의 [천국과 지옥]을 보고는 포기했다. '유괴영화는 이제 아무도 못 만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를 능가하는 영화는 만들지 못 하더라도 그와 다른 영화는 만들 수 있지 않나...생각했다."
일본에서 [살인의 추억]이 개봉된 직후 [천국과 지옥]의 리메이크 제안을 받은 봉준호 감독 역시 부산 씨네마테크에서 상영했던 [천국과 지옥]을 소개할 당시 '[천국과 지옥]의 리메이크를 의뢰받은 적이 있는데, 거장 구로사와 감독과의 맞대결에 승산이 없다고 생각해 거절했다. 거장과의 비교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이길 자신이 없다.'고 이야기 하기도 하였다.
봉준호 감독 자신이 [살인의 추억]과 관련해 영향을 받은 작품을 직접 언급한 건 이마무라 쇼헤이의 [복수는 나의 것]과 '프롬 헬'이라는 코믹스, 그리고 [천국과 지옥]이다.
마틴 스콜세지가 [천국과 지옥]을 리메이크 하겠다고 밝힌바 있는데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스필버그, 스콜세지, 조지 루카스, 코폴라등 많은 거장들이 구로사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요새는 많이 죽은거 같아요.
흥행성도 별로고 작품성도 그닥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