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95 농구대잔치는 지난 시즌부터 계속된 대학의 강세가 여전한 시즌이었다. 문경은이 졸업은 했지만 이상민-서장훈-우지원-김훈-김택훈이 건재한 연세대는 정규시즌 전승을 거두며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고
김병철, 현주엽, 전희철, 박훈근, 신기성, 양희승 라인의 고대는 연대에 뒤지지 않는 라인업으로 정규리그 12승2패(기아와,연대에 패배)를 기록하며 타도 연대를 외치고 있었다.
지난 시즌 홍사붕, 김승기, 김영만, 조동기, 양경민의 중대 후배에게 8강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한 기아 역시 자존심 회복을 외치고 있었고 슈퍼루키 문경은의 영입으로 문경은-김현준 쌍포를 만든 삼성도 명가재건을 꿈꾸었다.
4강전은 연대-삼성, 기아-고대의 매치업으로 이루어 졌는데 이때 서장훈의 농구 인생을 바꾸는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박상관의 노골적인 파울로 목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서장훈은 응급실행 지금까지도 목 보호대를 착용하게 만드는 일이 발생한다. 결과는 삼성이 연대를 물리치고 결승행.
기아도 체력안배 차원에서 한 게임을 버리는 전략을 사용해서 고대를 꺾고 결승행을 확정한다. 기아-삼성 클래식 매치로 이루어진 결승전 2승1패로 삼성은 벼랑끝에 몰린다. 무관의 제왕 현주엽은 이 시즌이 우승에 가장 가까웠던 시즌인데 선수생활 최대의 아쉬움이라고 말할 정도다.
1번만 더 패하면 기아의 우승이 확정되는 4차전 삼성은 뜻하지 않은 허영의 맹활약으로 시종일관 리드를 잡으며 시리즈를 5차전으로 끌고 가려는 하는데 후반전 4:30초가 남은 상황에서 허재의 쇼타임이 시작된다.
4:30초 동안 허재는 3점슛3개 스틸 리바운드를 잡고 원맨 속공등 17점을 혼자 몰아넣으며 삼성을 침몰시킨다. 이 4:30초 동안 삼성이 올린 점수는 자유투로 얻은 1점에 불과. 당시 kbs 캐스터는 '허재가 별거별거 다한다'라고 할 정도고 김현준은 뭔가에 홀린듯한 표정을 짓는다. 허재 본인도 농구대잔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회상하는 장면의 탄생이다.
시리즈는 기아의 승리로 끝나고 mvp는 허재가 차지한다. 이 경기가 김현준의 은퇴경기가 되고만다. 수비농구가 득세하는 최근에 농구에서 경기를 지배하는 에이스의 존재가 더욱 그리운 요즘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현준 선수 좋아했는데 이날 경기 보고 참 실망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