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으로 일본영화가 한국으로 수입된 1호는 기타노 타케시의 [하나-비]이다. 국민의 정부에 들어와서야 세계 3대 영화제 수상작에 한 해서 수입을 허용한 다는 까다로운 조건으로 비로소 일본영화가 공식적으로 수입을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하나비 이전에 비공식적으로 한국에 수입이 된 일본영화가 있었는데 바로 사이버펑크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이자 수 많은 헐리웃 영화에 모티브와 영감을 제공한 [아키라]이다.
[아키라]는 1991년 홍콩 영화 [폭풍소년]이란 제목으로 우리나라 심의를 통과해서 서울 뉴코아 극장에서 개봉됐었다. 개봉에 앞서 신문광고는 물론이고 텔레비전 CF까지 내보내며 적극적인 홍보를 했었다. 당시 아키라의 폭력적이며 펑크적인 표현은 우리나라 정서에 적합하지 못했던 때라 자체적으로 대대적인 가위질과 함께 더빙판으로 상영되었다. 두시간이 넘는 영화가 80분 정도로 잘려나가 상영되었다.
하지만 개봉 일주일도 안된 시점에서 시련이 찾아왔다. 홍콩영화라고 거짓 심의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개봉 일주일 만에 극장에서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수입사인 솔필름은 영화사면허가 취소되고, 솔필름과 함께 홍콩영화로 포장한 홍콩의 영화사는 1년동안 영화의 수입이 금지되는 일이 있었다. 어쨌든, 아키라는 비공식적으로 해방 이후 최초로 극장에서 상영된 일본 영화 1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