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젊은 시절에 헐리웃이 아니라 홍콩에서 만났다면 더 좋았겠지만 영화속에서 역사적인 두 사람의 대결장면 만으로도 [포비든 킹덤]은 입장료 값은 했다고 본다. 사실 두 사람은 훨씬 일찍 한 영화에 출연할 뻔 하였다. 바로 [이연걸의 탈출]이 그 프로젝트 였다.
90년대 주성치와 함께 갑자기 박스오피스에서 엄청난 수익을 올린 감독이 있었는데 바로 날림으로 영화를 찍는 왕정이다. 단순히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저비용 고효율로 영화를 찍었다. 적은 제작비와 엄청난게 빠른 촬영일수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그만큼 스타들만 대게 기용해서 함량미달의 작품을 쏟아내며 홍콩영화의 몰락에도 일조 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 대결씬만으로 입장료 값은 했다.-
성룡도 당시 떠오르던 왕정과 영화를 한편 찍었다. 일종의 일본 팬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가볍게 찍은 영화였는데 [시티헌터]가 그 영화이다. 하지만 왕정의 날려찍기와 수준미달의 완성도로 촬영기간 내내 사이가 않좋았다. 언론을 통해 공식적으로 그를 비난하기까지 했었다. 결국 이연걸과 함께 촬영하기로 되어 있던 [탈출]에 출연 하지 않기로 한다.
이에 왕정은 매우 화를 내며 시나리오를 대폭 수정해 성룡이 맡기로 되어있던 역을 우스꽝스럽게 바꿔 버린다. 실력은 없으면서 사생활은 문란한 영화배우가 바로 성룡을 겨냥해서 수정한 인물이다. 성룡뿐 아니라 성룡의 매니저인 진자강등 성룡의 주변사람들까지 형편없는 인물들로 묘사했다.
아이러니한 점은 성룡 대신 캐스팅된 장학우를 발굴한 사람이 바로 성룡의 매니저인 진자강이었다는 점이다. 장학우의 영어이름도 성룡과 같은 잭키인데 처음 연예계에 데뷔 했을때 '리틀 잭키'라고 홍보 하기도 했었다. 이연걸 자신도 나중에 영화를 보고 왕정이 이정도로 심하게한 것에 놀라 성룡에게 직접 사과까지 했다.
아마 두 사람이 다시 한 영화에 출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무상되 프로젝트가 더 아쉬움으로 남는다.
-안경을 쓴 사람이 성룡을 발굴한 진자강. 한때 홍콩의 유명 연예인들의 상당수를 매니지먼트 했었다.-
-성룡뿐 아니라 진자강 그리고 성룡의 아버지까지 부정적으로 묘사 되었다.-
근데 전 성룡의 시티헌터 나름 재밌게 봤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