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되자마자 사서 플레이했고 오늘 클리어했습니다.
하도 여기저기서 '충격적이다', '매우 불쾌하다' 이런 말들이 많아서 걱정하면서 플레이 했는데 개인적으로 '그 정도인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파국으로 치닫는 복수자 알고보니 이런 저런 사정이 있었던 원수' 라는 진부한 클리세를 무마하기 위해서 등장인물들을 가차없이 죽여대는 건 왕겜이나 워킹데드 등등 이미 많이 쓰인 소재라고 생각해서 덤덤합니다.
하지만 두 주인공 엘리와 애비 때문에 욕을 많이 먹는것 같은데
저는 영화나 게임에서 주인공이 여성이면 감정이입이 잘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딱히 암걸린다거나 많이 불쾌하지않고 그냥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는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플레이 했습니다.
다만 주인공들이 서로 용서했다고 하시는데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엔 '증오의 굴레를 끊는 건 용서'라는게 주제인가했는데 '그럼 두 주인공은 서로를 용서했나?'라고 생각해보면 엘리는 조엘에 대한 후회와 노라, 오언, 멜을 죽인 죄책감 그리고 애비는 자신의 선택으로 모든게 부서져버린 삶과 레브 때문에 스스로 복수를 포기했다고 생각합니다. 용서 이런건 이 게임에 안나옵니다.
어찌보면 주제의식이나 메시지가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엘리와 애비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선택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망가지고 부서지고 주변의 인간관계는 모조리 초토화됩니다. 그안에 '복수는 허무하다'라는 메시지가 있나 생각해보면 그건 아닌것 같습니다. 그냥 둘다 X된 모습만 보여줍니다. 아마 일부러 기분나쁘라고 그렇게 연출 한 것 같은데 이건 그냥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서사적으로는 엘리가 주인공인데 이 게임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구름 다리, 호텔, 섬에서 전투 등 연출 좋은건 다 애비한테 몰아줬습니다;;
그리고 뭔가 내면적으로 성장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고요. 그래서 엘리가 애비한테 크게 밀릴까봐 애비의 외형을 그렇게 약간 혐오스럽게 표현한건 아닌가 싶더라구요. 페미니스트적인 케릭을 좋게 표현하고싶었다면 제시의 포지션에 넣었겠죠.
마지막으로 인상 깊었던건 라스트 전투 씬인데 애비의 망가진 모습을 보고 앨리조차 그냥 놓아주려고 하다가 끝을 보기위해 싸우는데 이게 컷씬에서는 서로 치고박고 싸우는 걸로 나오는데 플레이해보면 보통 난이도 기준으로 그냥 난도질하는 기분입니다. 애비의 주먹질은 너무 피하기 쉽고 힘에 부쳐 허우적거리는 모습이고 엘리가 나이프로 공격할 때 마다 비명을 질러대는데 '와 이렇게까지 표현할 필요가 있나' 싶을정도로 처절하더군요.
결과적으로는 재밌게 잘 즐긴 게임입니다.
근데 추천하긴 힘들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