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여성 다큐 감독이 제작한 영화 "디어 평양"을 KBS에서 우연히 봤는데, 2005년 작품이지만 지금 봐도 낯설지 않을 것 같네요.
아버지가 조총련 간부였고, 아들 셋을 전부 평양에 보냈는데, 감독인 딸이 부모님과 함께 평양을 다녀오는 내용이죠.
일본에서 태어나서 자랐는데, 아버지의 정치적 고집으로 평양으로 보내진 아들들...
수십년이 흘러 감독인 막내 여동생의 카메라에 잡힌 오빠들의 표정은 무표정, 무감정 그 자체.
평양 시내는 해외 관광객을 속이기 위한 연출된 모습을 보여줄 뿐, 실제 살아가는 주인공 오빠 가족들은 죄수 아닌 죄수 같은 삶을 살고 있었죠.
평양의 저 황량함을 볼 때 마다 이 영화와 그 영화에 나왔던 오빠들의 굳은 표정이 항상 떠오릅니다.
감독이 첫 작인 디어 평양을 낸 뒤 입국금지, 가족과 연락이 끊기면서 일본의 약이 필요했던 큰오빠였나... 그 분이 결국 돌아가시죠. 감독은 원래부터 오빠들을 북한으로 보낸 아버지를 원망해왔고, 완강했던 감독 아버지는 큰아들을 잃고서야 과거를 후회하며 용서를 구하고... 그런 아버지도 결국 병으로 떠나시고 남은 가족이나마 지키려고 적극적으로 자기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북한의 속사정을 알리려고 하지만 하하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