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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여행] 망상 여행 (3 - 차원에 관한 망상) (0) 2018/12/02 PM 05:10

일하다 짬 나는 동안 쓰는 망상일기

 

 영체는 다시 이동을 시작한다. 이미 육체와 기억,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는 요소를 모두 잃어버린 후에 나의 영체는 어디로 흘러가는 것인가. 이미 시간은 의미가 없어진 듯 어느새 타임머신이 가리키는 시간은 무한대 표시밖에 없었다. (내부의 시계는 두가지로, 타임머신 외부의 시간, 타임머신 내부의 시간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타임머신은 영체가 가는 방향으로 이끌리듯 같이 이동하기 시작한다.

 

 얼마나 이동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공간의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할 지도 모르겠다. 같은 공간을 이동하는 듯 하지만, 마치 다른 공간으로 점프하는 느낌이었다. 외부는 무색의 빛의 산란밖에 없어 나에게 어떠한 공간의 정보도 주지 않았다. 영체만이 갈 수 있는 다른 차원의 공간으로 이동하는지도 모른다. 간혹 물리법칙을 무시하는 귀신을 보거나, 있어서는 안되는 위치에서 무언가를 보았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 말대로라면 영체는 물체를 통과하거나, 물리적인 시공간을 무시할 수 있을 것이다. 시공간을 무시한다면, 아마 3차원이 아닌 4차원, 혹은 그보다 높은 고차원에 머물러 있는지도 모르겠다.

 

 현재의 나는 3차원에서 살고 있다. 정확히는 3차원 공간에서 시간의 흐름대로 살고 있다. 3차원 공간이란 부피를 가지고 있는 공간이라 생각한다면, 2차원 공간은 면적만을 가지고 있는 세상, 1차원 공간은 선만을 가지고 있는 공간일 것이다. 0차원이라면 점 하나만을 가지고 있는 공간이겠지.

그렇다면 4차원이라면 어떤 공간일까. 공간의 개념 자체가 3차원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알 수 없다. 하나의 차원에 살고 있는 무언가는 그보다 높은 차원을 볼 수 없고,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에 우리가 2차원에 살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이해하기 쉽도록 운동장이 2차원 면적이며, 우리는 운동장에서 하늘을 볼 수 없다. 앞,뒤,옆으로만 다닐 수 있고, 뒤를 돌아보던 오른쪽으로 회전하던, 수평으로는 행동할 수 있지만 수직방향으로는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상상할 수 없다면, 방바닥을 기어다니는 개미나 바퀴벌레라고 생각해 보자. (물론 날수 없다는 가정하에). 3차원에 살고 있는 것은 헬리콥터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2차원에서 다니는 모든 생명체는 3차원(머리 위 먼곳)에서 살고있는 생명체를 볼 수 없다. 하지만, 3차원의 생명체는 아주 손쉽게 2차원의 생명체를 볼 수 있고, 관찰할 수 있고, 심지어 어느정도 컨트롤 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고차원의 무엇인가는 저차원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지만, 반대는 성립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점을 관통하는 선을 하나 그엇을때 1차원이라고 했을때, 그 점에 선과 90도 각도의 선을 넣은 것이 2차원, 그 점에 2개의 선과 각각 90도를 이루는 선을 넣은것이 3차원이라면, 이론상 점에 3개의 선의 90도로 그을 수 있는 곳이 4차원일 것이다. 하지만, 부피 개념의 3차원 공간에서는 불가능하며,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다른 공간을 집어넣어야 한다.

 

 그렇다면 고차원으로 간 영체를 우리가 알아차릴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아마 신이 있다면, 위와 같은 이유로 우리보다 훨씬 높은 차원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2차원에서 면적뿐일때 높이라는 공간을 알아차릴 수 없듯, 현재의 부피개념의 인간으로서는 그 외의 다른 말도안되는 공간을 알아차릴 수 없기 때문이다.

 

 영체의 이동은 멈추었다. 마치 밝은 회색으로 빛나는 듯한 공간에서 나는 영체의 모습이 확장되는 것을 느꼈다. 마치 직전의 주마등의 공간에서 공간 자체가 무한히 커지는 것처럼 영체도 점점 커지며 공간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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