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권 소동! 급식비에 양심까지 팔아버린 관리자
참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그래서 짧게 느껴질까요?
벌써 바람 속에는 겨울이 보이는 느낌입니다.
며칠 전 지인들과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가까이 앉은 분이 정말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 하나를 들려줍니다.
점심을 먹고 난 뒤 살짝 지인을 부르더랍니다.
"샘! 이것 좀 봐요."
"왜? 무슨 일 있어요?"
"식권 통에 이런 게 나오는데"
"아! 그거 행정실에서 작년 것이라 1학기 동안은 그냥 둬라 하던데. 계속 나와?"
"좀 이상한 것 같아요."
자세히 봐도 가짜 식권이란 게 눈에 확 들어오더라는 것.
㉠ 첫째, 일련번호가 없습니다. 맨 윗것은 있는데, 두 번째 건 번호가 아예 없습니다.
㉡ 둘째, 스템플러 자욱이 없습니다. 10장씩 묶어 스템플러로 찍어 판매합니다.
맨 아래 것은 2012년 발행한 것입니다.
작년보다 급식비가 300원 올랐는데도 계속 사용하고 계셨던 것.
너무 의심스러워 식권을 발행한 행정실에 가서 요목조목 따져 가며 설명해 드렸더니
"이거 가짜 맞아요."
"허걱! 감히 누가?"
이리 저리 수소문을 해 본 결과 9월에 전출을 가신 분이 책상 서랍 속에 넣어두고 간 것을 후임자는 모르고 계속 사용했던 것입니다.
직원이 관리자의 책상을 정리해 드리면서 흘깃 본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게 뭐죠?"
금액도 보질 않고(작년 것이라 상상도 못했다는 말씀) 우리 학교 식권입니다."
그렇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감사할 때가....식권까지 두고 가시고...'
고맙게 여기고 후임자는 식권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어제 그 진실이, 실체가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오래전 저녁 급식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내 주었던 식권이 관리자의 손에 들어가
몇 년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작년까지 급식비가 같아 가짜 식권을 통에 넣어도 표시가 나지 않았는데,
올해는 300원이 인상되는 바람에 눈에 확 띄게 되어버렸습니다.
급식비 월 20일이면 오만 원 정도인데 그걸 사지 않고 계속 사용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본인이 사용하다 불법인 줄 알면 폐기를 하고 가셨으면 완전범죄가 되었을 터.
책상 서랍에 그대로 두고 인심 쓰듯 남겨두고 가는 바람에
얼굴에 먹칠하고 격이 떨어진 행동을 하고 떠난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세상에는 비밀이란 게 있을 수 없나 봅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사람에게만 있다는 양심,
져버리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나니 왜 그렇게 기분 씁쓸하던지요. 쩝~
11월도 행복하세요.
그 전임자가 계속 그걸 사용했을지 아니면 귀찮아서 걍 책상에 짱박아두고 있는건지 알수 없는 일인데
떠난사람의 상황도 모르고 그런식으로 낙인찍는건 경솔하다고 보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