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친구! 딸이 좋은 이유
2013년 수능을 치룬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새벽같이 나갔던 학교도 이제 8시 50분까지 등교라
아침밥도 함께 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늦잠 실컷 자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소원풀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가고 싶은 대학 발표만 기다리는 중입니다.
휴일에는 딸과 함께 대중탕을 다녀왔습니다.
북적이는 목욕탕에서 겨우 자리 하나를 잡고 앉아 때를 밀었습니다.
"엄마! 이쪽으로 앉아 보세요."
"왜?"
"팔이 아파 제대로 밀지도 못하네."
"..................."
앉혀놓고 이리저리 시원하게 밀어주는 딸아이입니다.
"아이쿠! 시원해라."
"딸이 최고지!"
"응."
"그것 봐. 아들 필요 없지?"
어릴 때 아니, 수능 치기 전까지는 아이처럼 돌봐주었습니다.
그런데, 20살이 가까워서 그런지 제법 어른스럽습니다.
쓱싹쓱싹 때를 미는 손에는 힘이 가득합니다.
"이런 맛에 딸 키우나 봐!'
곁에서 듣고 있던 할머니 한 분이
"그럼, 우리 딸은 마사지도 해 주고 그래. 딸이 최고지."
편안하게 피로 풀고 오는 날이 되었습니다.
우리 딸, 수능치고 나니 엄마랑 할 게 많다고 합니다.
영화도 보러 가야 하고,
해외여행도 다녀와야 하고,
기타 배우러 가야 하고,
헬스장도 가서 살을 빼야 하고,
운전면허도 따야 하고,
핸드폰도 스마트폰으로 바꿔야 하고
모두 엄마랑 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친구들이랑 좀 다녀"
"엄마는! 친구랑 안 놀고 엄마랑 노는 걸 좋아해야지."
멀리 떠나고 나면 엄마랑 얼굴 마주하며 이야기할 시간도 없다는 것입니다.
목욕하고 나와서는
"엄마! 둘이 커피 한잔하고 가요."
"그럴까?"
둘은 분위기 좋은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이 앉아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계피가루 뿌린 카페라떼
아이스크림 커피 아포가또
맛있게 나눠 먹었습니다.
'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여태 받기만 해 왔으니,
이젠 엄마를 편안하게 해 주고 싶다는 딸입니다.
언제나 불러도 정겨운 '엄마'라는 소리
"친구랑 놀아."
"싫어. 난, 엄마가 제일 좋아!
방학을 어서 했으면 좋겠답니다.
엄마와 함께 놀기 위해서 말입니다.
네가 내 딸이라 엄마는 행복해!
아마 이래서 딸 키우는 재미 쏠쏠하다고 말을 하나 봅니다.
내가 '엄마'라고 부를수는 없어도
내 딸에게 '엄마'라고 불리울 수 있어 좋습니다.
난 참 행복합니다.
엄마를 생각하는 이런 딸이 있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