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형님이 소개팅을 시켜주셔서 지난 토요일 저녁 안양역으로 출동했다.
안양역에서 미리 준비해둔 파스타집으로 순조롭게 향해서
순조롭게 저녁을 시키고 순조롭게 대화를 하고, 순조롭게 커피숍으로 향해서
6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소개팅을 잘 마쳤는데,
상대 아가씨는 지금까지 소개팅으로 만난 사람과는 다르게
내 말도 잘 받아주고, 내가 말이 끊기면, 스스로 주제를 꺼내서 말해주고,
내 말에 대한 호감이나 반응도 상당히 밝게 받아쳐주는 편이었고
아무튼 정말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웃고 떠들면서 대화를 진행했다.
덕분에 다음날 일요일.
이후 연락을 어떻게 진행할까,
평소 좀 바쁜 사람이라니까 너무 자주는 말고 다음주에는 일정이 있다고 했던가?
일단 오늘 아침에 토익을 친다했지. 토익 잘보라고 연락을 할까
아니다 좀 기다리자.
너무 서두르지 말자.
기대하지 않는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 아닌가.
내가 좋다고 상대도 좋아할리 없다.(나중에 지인이 말하길 '이미 흔들리고 있었네')
마음을 차분히 다스리자
그런데 그사람 생각해보면 내 첫사랑하고 외모도 성격도 닮았어....
아니야 걘 생각 안하기로 했잖아
하면서 오전을 보내고 오후에는 친구들을 만나 캡틴아메리카2를 보고 저녁을 먹고
이때까지 참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런데......... 주선했던 형에게
카톡이 왔다.
내용인 즉슨
'너하고 그냥 친한 오빠로 지내고 싶다더라. 미안하다. 다음에 내가 새로 알아봐주마'
하늘을 넘어 우주로 갈듯했던 기분은 팍 꺾여
지금도 저기압.
그래도 덕분에 다시 뒤죽박죽 엉망진창이던 가슴이 차분하게 정리되서
속은 편해졌다.
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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