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얘기] 와 대단해 나에게 이런 엿을 주다니

월요일. 업무 대군이 밀려오는 가운데

하나씩 붙잡고 목을 치면서 일을 차근차근 정리해나가다 보니

어느덧 저녁이 되었다.

원래하던 프로젝트 마감이 내일인지라 팀장님께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호소하고

저녁에 조금이라도 진도를 빼기 위해 심호흡을 하고 타이핑을 하려던 찰나 여사원이 전화를 바꿔준다.

고객사 X 차장이란다.


X차장
-울대리님. 저 데이터가 이상한데요...

나
-뭐가 말이죠?

오늘 거의 꼬박 하루를 절반이상 잡아먹은 대형업무를 지시한 X차장.
X차장이 부탁한 업무는 내 프로젝트의 대부분을 연기시킨 주범으로 비단, 오늘 뿐 아니라 지난주에서도 이틀이나 빼먹게 만든 데이터 입력 업무였다.

그런데 데이터가 이상하다니?

X차장
-원래 1260만개가 나와야 하는데 1230만개가 나오는데요

나
-제가 오늘 점심쯤에 진행하기전에 전화드렸잖습니까.
-엑셀에 있는대로 넣어야 되는지, 엑셀에 있는대로 출력되도록 해야하는지
-차장님이 뭐라고 하셨죠?
-있는대로 넣어야 한다고 하셨잖습니까.
-그말이라면 원래 마이너스 재고가 발생했단 얘기네요

X차장
-아 곤란하네;
-마이너스 생기면 안되는데...
-아 저는 엑셀에 있는대로 출력되도록 해야한다고 말씀드린건데 전달에 혼선이 있었나보네요

나
-아. 그래서 다. 시. 하라구요?(강조했다. 빡쳐서)

X차장
-그런건 아니구요. 아 이건 당장 안하셔도 되고 나중에 연락을 다시 드릴게요;

나
-아 네. 그럼 또 혹시 필요하시거나 궁금하신게 있으신가요?

X차장
-다름이 아니고 오늘 작업한 이 1260만개.. 이게 A재고가 아니라 K재고인지 헷갈려서
-이게 K재고가 될 수도 있고...

나
-차장님.

X차장
-네.

나
-제가 이거 하는데 꼬박 하루 걸렸습니다.
-전산 DB로 작업해도 실제 입력하는것 만큼 속도가 나오거든요. 검증하고 뭐하고

X차장
-알지요

나
-그런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전 제 업무도 밀어가면서 차장님 도와주신건데
-이렇게 말하시면 좀 어렵죠

X차장
-아 그게 당장 수정되는건 아니고

나
-아아아.....

X차장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대화에서 착각하면 안되는게 X차장이 갑이다.)




아 ㅅㅂ 짜증나.

[의사양반]

갑한테 엄청 쎄게나가시네요;; 제쪽은 빌빌대는데;;

[울프맨]

그 밀리는 프로젝트가 X차장보다 윗선에서 지시한거거든요.
그리고 작업 번복안하려고 지속적으로 확인했는데 X차장 헷갈리는거 하나 때문에 다 틀어지게 생겨서 화가났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