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회사로 향하는 직통버스 노선이 종료되어 통근에 어려움을 겪던 차
5월부터 계획했던 독립을 실행하기로 결심하고 회사 근처 원룸촌을 탐색.
오늘 드디어 방을 잡았다.
부모님이 따라가신다고 한사코 강조하셔서 결국 다같이 방을 보러 가고,
이리저리 고민하다가 제일 냄새도 안나고 새집도 아니면서 햇볕 잘들어오는 전세방을 잡았다.
계약서를 다 작성하고 집에오면서 어머니 물으신다.
[이제 어쩔 생각이냐]
[이사하고나서 필요한 물건은 미리 생각해뒀으니 구매할 생각입니다. 대략 40정도 들겠죠]
라고하자마자 어머니가 역정을 내신다.
넌 나가자마자 낭비를 할 생각이냐 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지지 않고 [전자렌지, 밥솥, 드라이기, 다리미 등 생활용품은 필요하다]
라고 반박하자 어머니 이걸 보라고 던져주신다.
그건 내가 다음주 부터 작성하리라 마음먹었던 생필품들에 대한 목록을 어머니가 수첩에 죽 정리한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집에 두개 있음] 이라고 깨알같이 적혀있었다.
이런 물건은 집에 또 언제 두개가 있었으며, 또 언제 준비했단 말인가.
나이먹어 집을 나서도 어머니 보시기엔 난 아직 아기새에 불과한가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