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 와보니 10살, 11살짜리 조카가 있었다.
오랜만에 삼촌을 보니 좋다고 달려오길래 다들 한번씩 꼭 끌어안아주고 얼굴을 부비부비 해주었다.
그리고선 씻고나서 놀아주려고 씻고 나와보니
큰애는 이불안에 들어가 귤을 까먹고 작은애는 쪼그려 앉아 문제지를 풀고 있었다.
어머니와 누나는 요가를 간 사이에 애들만 남아있는 모양이었는데,
평소에 노는게 제일 좋다던 어리광쟁이 작은애가 공부를 하는걸 보고 기특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골려주기로 결심했다.
나
-이야. 우리 ㅁㅁ 공부하네? 공부 잘하고 있어요?
녀석은 문제를 풀며 싱글싱글 웃을 뿐 대답을 안한다.
나
-어라? 잘한다는데 말 안하네? 그럼 못하고 있어?
이번에도 그냥 킥킥 거릴 뿐 대답을 안한다.
그래서 미끼를 던지기로 결심했다.
나
-잘하는 것도~ 아니고~(억양 중요) 못~하는 것도~ 아니고~~ 그럼! 둘다 합쳐서 공부를 잘~ 못하는거구나?
라고 과장되게 말하자 큰애는 결국 못참고 빵터지고 말았다.
침묵을 지키던 작은애도 키득거리며 "아니야!" 하고 받아치는게 아닌가.
하지만 이건 미끼를 제대로 물은 것에 불과했다.
나
-그래? 잘못하는게 못하는 뜻이 아닌거면 잘한다는 뜻인건가?
라고 말하자 작은애는 "맞아!" 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결정타를 날렸다.
나
-잘못하는게 잘한다는 뜻이라니 공부를 잘 못하는구나~ !
그 말을 듣고 큰애는 빵 터지다못해 자지러지기 시작했고
작은애도 꺄르르 웃으며 달려와 간신히 내 배에 닿는 키로 주먹으로 배를 토닥토닥 치기 시작하는걸 번쩍 들어 안아주고나서
그대로 바닥에 눕혀 간지럼을 태워주었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