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동료들하고 군것질이나 하려고 편의점 앞에 나와있는데
편의점 옆에 있는 어린이집 교육시간이 모두 끝난 모양이었다.
아이를 마중하러 할머니와 아저씨가 각각 자기 손주, 아이를 만나러 온 모양이었는데
할머니 손녀가 먼저 나온 것 같았다.
분홍색 후드 점퍼에 분홍 마스크를 쓰고 눈만 빼꼼하게 드러낸 여자아이가 아저씨를 보고 쭈뼛쭈뼛 서있는데
할머니가 자상하게 말한다.
"우리 민지(가명) 이쁘게 인사해야 이쁨받지?"
그러자 아이는 분홍 토끼가 그려진 벙어리 장갑을 끼고 양손을 다소곳하게 모으더니 허리를 꾸벅 숙이며
"안녕하떼여!" 하고 인사를 한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바라보고 있자니 아이의 초롱초롱한 두 눈이 나와 마주친다.
비록 눈만 드러낸 모습이었지만 속눈썹이 도드라진 눈매와 똥글똥글 빛나는 눈망울이 크면 남자애들 여럿 사로잡겠다 싶은
귀여운 아이였다.
아이가 나를 바라보고 우두커니 서있자 할머니가 말한다.
"우리 민지. 조기 저 삼촌한테도 이쁘게 인사해야지?"
하자 아이는 또 눈을 지그시 내리깔고 두 손을 모으며 허리를 숙인다.
"안녕하떼요."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나도 아이 이쁘네 하고 답을 해주자
그 아이, 그 말이 무척 기쁜지 마스크를 낀 입은 보이지 않지만, 눈만 초승달처럼 휘면서 미소를 짓는데
내 친 조카아이였으면 벌써 허리를 잡아 들어서 하늘로 높이 던져 주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로 귀여웠다.
그저 속으로만 생각하며 몇살이에요 하고 할머니에게 묻자
네살이라고 답을 들었다.
건강하게 쑥쑥커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