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설있습니다.]
친구와 일요일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친구는 계속 킬러의보디가드와 아토믹블론드는 상당한 수작이고,
자긴 두번봐도 좋으니 이 둘 중 하나를 보자고 절 설득했고,
저는 로튼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cgv 관람객 평점이 93%이니 대체적으로 호라고 볼 수 있지 않겠느냐
로 밀어붙인 끝에 정 그렇다면 1년간 영화 선택권 박탈하기!
내기를 걸고 관람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영화선택권은 또 박탈당했습니다.
......네. 많은분들이 감상기를 올리신 그대로 이 영화는 재미가 없는 영화였거든요. ㅠ.ㅠ
다만 단순하게 재미가 없고 쓰레기 영화냐? 라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충분히 대작이 될 수 있었고, 인생에 몇 안되는 걸작이 될 기회가 충분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일단 단점을 이야기하기 전에, 대작이 될 수 있었던 장점을 설명해 보자면
이 영화의 영상과 상상력은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반 빅 마켓에서의 발레리안의 작전 수행 장면은 현재의 VR 기술을 연상케 하는, 가상 차원의 영상과 움직임으로 고글을 쓰고 있을때 보는 가상과 실제 현실의 모습을 잘 보여주면서 꽤나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주거든요.
그리고 작품의 본격적인 무대가 되는 증식하는 이동식 우주정거장 알파에 대한 설정도 흥미로웠고 내부에서 벌어지는 각 외계종족의 관계와 시설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게다가 인류의 과오로 인해 괴멸적 피해를 입은 진주 종족이 불타는 복수심을 지니고 인류의 기술을 받아들여 빌런이 되는게 아니라 용서와 화해 과오의 인정으로 나가는 모습은 인상깊었죠.
지금의 국제적인 몇몇 국가와의 관계를 떠오르게 하기도 하면서,
배우의 연기도 좋았고, 설정도 재밌었으며, 영상미도 압도적이었고, 스토리 전개의 설정구멍이나 무리수도 없는 작품이었다고 보는데...........
문제는.....................
재미가 없습니다.
정말 잘 차려진 먹음직스러운 음식상인데, 먹어보면 맛이 안나는 음식.
예고편에서 기대하게 했던 화려한 영상과 액션은 진짜 나오긴 하는데....
손에 땀을 쥐게 만들거나, 아드레날린이 치솟거나 하는게 아니라 그냥 어... 괴물이 쫓아오는구나
어... 우주선 추격신.. 잘만들었네...
k-트론... 어 권총 몇대 맞고 죽네.... 허허...
하고 초탈하게 만드는 액션신이 영화의 주를 이룹니다.
주인공이 결정적 위기에 처하거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장면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단, 하나도!
빅마켓의 암흑 장사꾼이 풀어놓은 괴물이 쫓아오며 동료 요원을 때려잡아도, 아 그러네... 곧 탈출하겠지
발레리안이 알파 내부에서 진주외계인을 추격하다가 위험구역에서 기절해도, 아 그러네.. 곧 여자가 구하겠지
심지어 1분이 지나면 위험하다는 기억해파리에 여주인공이 1분 넘게 접촉하고 있어도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주인공들에게 위기란 존재하지가 않는 작품인데 어떤 액션신이 감흥이 있겠습니까
마지막 최종위기인 사령관의 비밀무기 k트론도 작중내내 뿜어냈던 위압감과는 다르게 발레리안님의 뿅뿅 권총 두세방을 맞으면 깡통이 되버립니다.
발레리안이 상황마다 깨는 유치뽕짝 대사를 날리고, 조연들이 유치빤스 개그를 유도해도 참을 수 있습니다.
이건 액션영화니까요
근데 액션이 이러면 어쩌자는건지...........................
항목별로 평가하자면
영상이 구린가? - 아니오.
배우연기가 구린가? - 아니오.
설정이 무리수인가? - 아니오.
스토리가 억지인가? - 아니오.
음악이 별로인가? - 아니오.
재미가 있는가? - 아니오
인 이상한 작품이 되어버렸습니다.
발레리안의 유치 뽕짝 대사나 분위기야 원작인 발레리안과 로렐린이 원래 그런 분위기라고 한다니 이해해 줄 수 있겠는데, 작품의 재미를 이끌어낼 연출이 힘이 빠져버리니 영화 자체가 재미가 사라져서 아쉽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