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준석은 지끈거리를 머리를 움켜쥐며 몸을 일으키려 애썼다.
그러나 힘껏 용을 쓰는 본인의 바램과는 반대로 후들거리는 다리는 자꾸 비릿하고 축축한 웅덩이에 미끄러져 자빠지기 일쑤였다.
힘이 들어가지 않는, 저릿저릿한 다리를 주무르려 손을 뻗은 준석은 그제야 자신의 오른손 손가락들이 뻗친 머리처럼 제멋대로 삐죽삐죽 꺾여 있는 모습을 보고 뒤늦게 찾아온 고통에 소리를 질렀다.
덜덜 떨리기만 하고 움직이지 않는 손에선 후끈후끈한 열기와 함께 전기에 감전된 것만 같은 지릿지릿한 저림이 신경을 타고 계속 머릿속으로 올라오고 있었고, 들리지 않던 소리가 띵하는 느낌과 함께 회복되면서 들리기 시작할 때쯤에 준석은 자신의 목소리와 함께 또다른 소리를 기어코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억.. 억.. 억.. 악.. 억.. 헉.. 흑.. 헉..."
질퍽 질퍽 질퍽 하는 소리와 동시에 규칙적으로 들리는 신음소리.
어두운 달빛 아래에서 그놈은 자신의 친구 철호를 섬뜩하게 빛나는 쇠파이프로 계속 계속 계속 짓이기고 있었다.
그제야 준석은 자신과 철호가 하고 있었던 마지막 기억을 떠올렸다.
우린 그저 골목길에서 낄낄거리며 담배를 피고 있었을 뿐이었는데....................
주인공
나이:30세
직업:영업직 대리
키 : 174
몸무게 : 85
중학교부터 반 일진으로부터 괴롭힘을 받아온 주인공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진학 후 군생활을 마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면서 겉보기에는 아주 정상적인 성인으로 과거의 상처를 잊고 지내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은 [누가 괴롭히는 그놈을 죽여줬으면 좋겠는데][날 괴롭힌 놈이 죽었어도(사고로 실족사) 내가 괴롭힘을 당하는건 내손으로 하지 못해서 그런거야][그치만 날 괴롭힌 놈들하고 싸우기는 무서워] 등의 편집적이고 피해망상적이며 정신병적인 사고에 시달리고 있었고,
직장에서 실적과 관련해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고 오는 날이면, 이런 집착은 더욱 심해져만 갔다.
그러나 같은 학창시절 주먹한번 휘둘러보지 못한 유약하고 겁많은 주인공은, 같은 성인에게 보복한다던가 싸움을 거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으므로, 만만한 고등학생과 중학생을 폭행해 스트레스를 풀기로 하는데.............
이렇게 마음먹은 순간.
그는 휴가 기간에 자신이 사는 도시의 cctv를 조사하고, 밤에는 우범지역을 조사해 불량학생이 모일 만한 곳을 확인했으며, 나아가 cctv의 사각지대. 인적이 드문 곳을 알아내 사냥터로 삼기 시작하는데..............
"비겁해? 어른이 때려서 비겁해? 너넨 날 때렸어도 처벌도 안받았잖아!! 난 어른이니까 처벌 받아. 그러니까 공평해! 공평한거야! 공평하지?! 그치!?"
"그만하라고? 살려달라고? 너넨 나한테 안그랬잖아. 내가 울며 빌어도 안그랬잖아!! 김시경(자길 괴롭힌 일진) 이 개새끼야!!"
'편의점 앞에서 맥주를 마시며 담배를 피는 저놈들은 내 귀여운 솜털 벙어리 장갑을 보며 경계심을 풀고 조롱한다. 나는 좋지. 너클이 안보이니까.'
친구: 영웅심에 그러는거야? 니가 그러면 뭐가 바뀔 것 같아?
주인공: 그런거 없고 난 그냥 저새끼들이 죽었으면 좋겠어. 그래서 그래.
주인공은 다크히어로도 뭣도 아니고, 배트맨이 나타나면 오히려 쳐맞고 고담 정신병원에 수용될 정신병자이자 찌질이.
그냥 자신의 기분을 풀기 위해서 담배를 피고 있다는 이유로, 애를 때리고 있다는 이유로, 술을 먹고 있다는 이유로
불량학생을 찾아 폭행하고 돈을 뺐는다.
라고 운동중에 문득 생각해봤는데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는 주인공이 결코 미화되서도 영웅시 되어서도 안되겠기에 주인공은 그저 성인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르기는 겁이나서 만만한 어린아이들을 공격하는 찌질이.
거기다가 당하는 아이들도 진짜 일진이나 악질 불량배인지, 아니면 그저 날라리인지 구분조차 없이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범죄자에 가까운 행동.
아무래도 성인이 불량학생을 죽을때까지 때리는건 너무 자극적인 소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