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남지 않은 연휴를 알차게 보내기 위해
친구와 영화 약속을 잡았다.
그러나 상영 5분 전.
연락이 없던 친구는 돌연 카톡으로 급한일이 생겨 영화를 볼 수 없다고 미안하다고 통보하기에
별 수 없이 영화예매를 취소할 생각으로 cgv 앱에 들어갔더니
취소가 안된단다. 상영시간 임박으로 현장 취소만 된단다.
매표소에 가서 대기 표를 끊고 취소를 기다리는데, 대기 인원 수 10명.
상영까지 남은 시간 3분.
앱에선 이미 상영시간이 지나면 취소가 불가능하다고 설명을 내뿜고 있었고,
현실적으로도 힘없는 알바가 원칙대로 밖에 할 수 없겠으나,
무수히 시청한 만화, 영화,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은 항상 말해오지 않았던가?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결국 상영 5분이 지나 내 차례가 왔고 나는 한 번 부탁이나 해보자 라는 심정으로 알바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영화를 취소하고 싶습니다만, 물론 약관상 상영시간이 지나서 안되는건 압니다. 그런데 대기 순번이 너무 길었어요."
청년은 흠 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네. 그래서 원래는 10분 정도 전에 오셔야 합니다.....그런데 어떤 이유로 취소하시는건가요?"
이유가 나왔다는건 확률이 있다는 것!
최대한 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화가나기도 했지만)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약속이.. 취소되었어요.."
그러자 알바는 들리지 않게 입모양으로
[아.. 바람..]
이러더니 정말 안쓰러운 사람을 보는 눈으로........
"이번만 특별히 해드리겠습니다."
라고 하며 취소해주었다.
아니 그런거 아니라고..
아니야 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