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친구를 만나 얘기를 하다가 이런저런 대화 끝에 정치쪽 주제로 접어들게 되었다.
이번 평창올림픽의 남북 대표팀에 대한 문제로 접어들게 되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이 대화가
모순을 넘어서는 통제불능의 딜레마에 빠지게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나
-그래서 최근 읽어본 기사에 따르면 이런 분석을 하더라고
친구
-어떤?
나
-이번 남북 단일 팀에 대한 선수들의 반발, 사회의 반발은 집단적 가치관의 변화라고 볼 수 있는 측면이다.
-라는 얘기야
-과거에는 국가에 대한 충성, 사회에 대한 단합심이 주요 가치관이었기 때문에 단일 팀을 위한 개인의 희생에 포커스가 약했지만
-이젠 개인의 일상. 개인의 성취에 큰 초점이 맞춰지고 주요 가치관이 되었기 때문에 더이상 과거와 같은
-집단을 위한 개인의 양보와 희생을 용납할 수 없다는거지
친구
-그렇게 볼수도 있지만. 난 조금 다르게 생각해
나
-어떻게?
친구
-과거에 반발이 적고 지금 반발이 큰건, 지금이 제대로 된 민주화 시대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나
-그런건가?
친구
-생각해봐 86 아시안 게임 당시는 독재자 전두환이 집권했어.
-그때는 1987 전이었다?
나
-아항
친구
-영화 코리아만 봐도 그래.
-당시 감독이었던 배우가, 코치로 강등당한다고 울분을 토하고, 선수들도 못한다고 불만을 표했는데
-남영동 가고 싶냐는 말에 입을 다물지.
-요즘은 그렇지 않잖아.
-억압이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거야
나
-가만... 선수들이 남영동 간다고 떨었다고?
난 이 시점에서 참을 수 없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친구
-ㅇㅇ
나
-그럼 말야 만약에 실제론 그렇지 않았지만, 만약 실제로 [전 못하겠습니다.] 하고 남영동으로 끌려간 선수가 있다 치자
친구
-ㅇㅇ?
나
-그 선수는 끌려가서 이렇게 왜치는거야.
-[전 빨갱이들하고 경기하기 싫지 말입니다.]
-[저는 빨갱이가 싫습니다!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왜 우리가 공산당과 한팀이 되어야 합니다!!]
-라고 울부짖으며 발악을 했을때
-1987의 박처원과 같은 공안경찰들이 뭐라고 해야하는거냐?
친구
-...뭐..라고?
나
-생각해봐 빨갱이와 경기하기 싫습니다 했는데
-뭐? 빨갱이와 경기하기 싫어? 이런 빨갱이!
-이거.. 말이 안되잖아...
-전 빨갱이가 싫습니다. 아니 이 빨갱이가?
-이거 존나 말이 안되잖아;;;;;
친구
-(성대모사를 하며)
-아새끼래 빨갱이하고 경기를 하기 싫으면 너는 빨갱이야!
나
-(발악하는 연기를 하며)
-그게 뭔 개소리야아아아!!!
친구
-뭐.. 국가의 의지를 따르지 않으면 빨갱이와 다를바 없어!
-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ㅋㅋ
나
-우리 아버지도 공안경찰로써 빨갱이를 잡는데 공을 세우셨습니다!
-그런 저에게 빨갱이와 같이 경기를 하라니요! 이런 제가 왜 빨갱입니까!
친구
-아버지를 생각해서라도 빨갱이하고 경기를 해야하지 않갔어!!
-ㅋㅋㅋㅋㅋㅋㅋ ㅅㅂ 뭐야 이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내말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답이 안나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