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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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일상?] 자동차 배터리 교환 드디어 성공 (6) 2018/02/19 AM 10:15

 

설을 맞이하기 전날.

 

배터리 자가 교체에 실패한 나는 카톡으로 지인들에게 푸념을 했고, 특히 다음날 만날 수 있는 회사 동료들에게 징징이를 시전했다.

 

징징의 목적은 하나. 혹시라도 T핸들 있으면 빌려달라는 무언의 아우성이었으나, 대부분 그런 공구를 갖고 있지 않았고

 

결국 마지막에 고교 선배 과장이 그 도구를 갖고 있어 다음날 아침에 나는 T 핸들을 영접하여 드디어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올랐는데.............

 

 

그날 밤. 자신만만하게 목장갑을 끼고 랜턴을 입에 물고 본네트를 들어올린 나는 절망감에 빠져 울먹이고 말았다.

 

천신만고 끝에 구해온 그 T핸들이... 선배 과장님이 자기차는 잘 갈았다고 해서 안심했던 그 T핸들이.....

 

볼트 위로 들어가지 않았던 것이다.

 

작았다!!!

 

작았다고!!!!

 

나는 울먹이며 이걸 어떻게든 볼트에 끼워보려 애를 썼으나 볼트를 돌리지도 못하는 미약한 인간의 힘으로

맞지 않는 공구를 끼울 수 있을리 만무했으니 마지막 희망의 불꽃이 사라지려는 바로 그 찰나

보다 못한 어머니가 지하실에서 공구세트를 들고와 내 옆에 펼쳐놓았다.

 

나는 최후의 희망을 걸고 공구세트를 뒤졌으나 그곳에도 T핸들은 없었고, 전동 드릴 또한 그 틈새로 들어가긴 너무나 컸을 뿐더러

구형 전동드릴이라 뚫고 부수기만 되지 심을 갈아 볼트용구를 끼울 수 있는 것이 아닌지라 절망만 더해갔다.

 

결국, 깊은 한숨을 쉬고 좌절감에 휩싸인채, 본네트를 닫고 목장갑을 벗으며 '내일 렉카를 불러야하나..' 하고 읊조리던 그 찰나!

 

서울구치소 쪽에서 날아온 우주의 기운이 번개처럼 정수리에 꽂히며, 설날에도 독방에서 시름하고 계실 그분의 음성이 내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내차를)살려야한다....."

 

그리고 그러한 목소리의 인도에 따라 공구상자를 다시금 뒤져보자 T핸들은 아니지만

손잡이로 반대방향을 드르륵 돌리면 그만큼 푸는 방향으로 돌려 힘을 줄 수 있는 해체 공구가 있는 것을 발견!(이름이 기억이 안나고 사진도 안찍어서)

 

배터리 앞의 엔진 필터를 열고 거기에 소켓을 맞추어 아무튼 여차저차 잘 돌려서 배터리를 빼내고

새 배터리를 집어넣고는 쁘라스마이너스를 연결하자마자 차가 푸식 푸식 털털털 하더니 라이트가 켜지는게 아닌가?!

 

역시 우주의 힘을 집중하면 아니되는일이 없다.

 

 

후기

 

어머니

-그래도 우리 아들이 애인줄 알았는데, 상남자네 결국 그런걸 해내고

 

-ㅎㅎ 그정도야 껌이지

 

어머니

-장가만 가면 좋겠는데

 

 

왜 기승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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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앞에서다    친구신청

ㅋㅋㅋ 기승전 결혼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maist    친구신청

역시 남자는 언제 쓸지도 모르는 전동공구랑 토크렌치 하나쯤은 사놔야.ㅋㅋ

스리슬적    친구신청

저희 어머니랑 같은 생각이군요..주르릌 ..아들 제발 장가좀 가줘 ㅎㅎㅎ

카오리즈마    친구신청

인터넷으로 배터리 구매하면 공구는 무료로 빌려줄텐데요...

울프맨    친구신청

이전 글에 적긴했지만, 모바일로 보는데 공구대여 옵션을 못보고 구매해버렸습니다.
물건 도착하고 깨달았을땐 늦엇죠 ㅠ.ㅠ

칼밥    친구신청

저도 저번달에 배터리를 교체했는데 무료 공구의 길이가 안맞아서 ㅋㅋ(망할 suv)
미리 공구세트 사둔게 있어서 살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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