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버스에 내려서 사무실로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이럴수가!
나는 그만 너무나 멋진 사내의 아우라 앞에 감탄하고야 말았다.
전봇대 같은 늘씬한 키와 젓가락 같은 다리 맵시
그에 어울리는 얇고 멋진 검정색을 자랑하는 메탈 바디의 금속 둥근 안경을 쓰고
회색 가디건을 걸친 사내는 아침 동네 산보라도 나서는 양
곰돌이가 그려진 뽀송뽀송 수면 바지를 입고 쓰레빠를 직직 끌면서
약간 따분한 표정으로 눈쌀을 찌푸리며 찰랑이는 갈색 앞머리를 아주 능숙한 포즈로 고개만 휘저어 넘기는게 아닌가!
너무나 멋진 모습에 나는 깨닫고야 말았다.
곰돌이 뽀송뽀송 수면바지가 바로 간지의 완성템임을
좋아 나도 입고 다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