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 튀김에 대해선 추억이 있다.
몇년 전 동창 친구들과 영화를보고 술을 한잔하고
거나하게 취해서 길을 걷고 있자니 한놈이 2차는 내가쏜다!!
라면서 세계맥주집으로 인도를 했다.
닥치는대로 비싼 맥주를 집어들고 일단 뚜껑부터 따던 우리들은 곧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고 말았다.
바로 안주는 무엇으로 하느냐는 문제였다.
1차를 크게 달려서 배가 부르기도 했고
세계맥주집은 안주 가성비가 좋은편이 아니었기에
괜찮은 안주거리를 생각하지 못한 우리들은 그냥 기본안주인 무료 팝콘이나 퍼먹을까 하던 찰나
메뉴판을 보던 친구 하나가 외쳤다
야 스팸 튀김이래!!!
스팸 맛있다.
튀김 맛있다.
이 얼마나 듣기만해도 군침도는 조합이란 말인가!
친구들은 스팸튀김을 주문했고
바삭한 튀김옷과 이어지는 짭쪼롬한 스팸의 맛에 배부름도 잊은채
스팸튀김만 4번 주문해서 배를 채웠다
반대로 친구의 지갑은 가벼워져갔지만...
여튼 그로부터 몇년이 지난 오늘. 회사후임과 점심이나 먹을까하여 회사내 편의잠을 찾았고
난 곧 내 두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도시락코너 위에 스팸튀김이
추억의 모습 그대로 존재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원래 점심은 도시락이나 작은 컵라면 하나에 삼김 정도로 때웠지만
추억의 그 맛난 스팸튀김이 있는데 약간의 부담쯤이야 어떠랴!
가격도 보지 않고 냉큼 결제한 나는 추억의 바삭함과
짭쪼롬함을 기대하며 전자렌지에 40초간 돌리고 한입 깨물었다.
눅눅해
내돈 3400원 돌려줘
내 추억 물어내
마트 새우튀김 마냥 튀김옷은 두껍고 스팸은 얇고...ㄷㄷㄷ
가격도 안 보였는데.... 그냥 스팸 하나 사서 구워 먹는게 이득 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