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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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일상?] 점심에 까르보나라를 만들어 보았다. (11) 2012/06/30 PM 01:56



모처럼 집에 있는 아들. 어머니에게 점심에 맞난것좀 해달라고 투정부려보니 어머니 말씀하시길

'니가 애미한테 맛난것좀 해줘봐라'

라고 하시기에 냉장고에 붙어있는 배달 114를 보여드리며

'어머니 고르시죠' 라고 말했다가 등짝을 맞았다.

이런건 맛도 없고 비싸고 끌리는 것도 없다는 이유 였다.

그래서 '엄니 내가 까르보나라 해드릴까?' 라고 하자 어머니가 의외로 좋다고 하신다.

솔직히 느끼해서 안좋아하실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치과도 갈겸 시장에서 재료를 공수해 왔는데, 재료는 간단하다.

스파게티 면발, 새송이 버섯, 크림스프, 게맛살(베이컨이 없거든)

이렇게 사서 오니 어머니가 파프리카랑 양파를 꺼내셨다.

'야채 니가 다듬을 수 있겠냐' 라는 어머니 말씀에

'어머니 이 아들. 군대에서 한요리 했소이다. 취사병이냐는 말까지 들었단 말입니다. 엠티가서 요리와 반찬은 제가 담당이었답니다.' 라고 자신있게 이야기 했지만, 내가 야채를 과도로 써는 모습을 몇초 보시더니 날 밀치신다.

'어머니 제가 잘한다니까요' 라고 말하자 어머니 대뜸 '나와.'

그래서 야채 어머니가 다 썰었다.....................OTL

그래. 어머니는 모르는 소스 배합은 내가할 수 있지!!

그래서 예전에 했던 기억대로 우유에 크림스프를 살살 부어가며 크림소스를 만드는데 어머니가 맛을 보신다.

'우유랑 스프를 더 넣어라'

'충분합니다.'

'더 넣어'

'네......'

면을 끓이는건 자신있었다. 이미 전에 했었기 때문에.

'왜 가스불을 끄느냐' 라고 말씀하시는 어머니.

'설명서를 보면 7분이면 된다고 되어있습니다. 이 아들 전에도 해봐서 압니다.'

어머니는 두번 말씀하지 않으신다.

'비켜'

.............

어머니는 면을 드셔보시더니 가스불을 키신다.

7분으론 택도 없다고 하신다. 10분은 넘어야 한다신다.

요리하던 와중에 제발 들어가서 티비나 보시라고 맡겨달라고 사정하고 애원했지만 어머니 말씀하시길

'니 하는게 답답해보이는데 티비가 눈에 보이겠냐.'

라고 하신다.

결국 어머니가 2/3을 다하셨다.

식사를 하며 어머니 말씀하시길

'이 애미가 요리를 몇년을 했는데 그런 몇분 몇분 몇스푼 그런거 따위 애송이나 하는 거란다. 이 엄마는 딱 보면 다 알지. 다만 그 크림소스를 어떻게 만드느냐만 몰랐을 뿐인데, 오늘 보았으니 앞으로 문제 없다.'

......ㅎㄷㄷ 어머니의 위엄....................

나도 나름 잘한다라고 생각했는데 어머니 앞에선 풋사과 였을 뿐....

이건 뭐 프로그래머가 코딩 좀 보면 구조 파악하듯이 어머니는 재료 들어가는 양을 보면 맛이 상상이 가신단다.

직접 간을 안봐도 아신단다.....

그리고 먹은 까르보나라는 속상하지만, 내가 전에 만든것보다 배는 맛있었다.............

분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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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ginner    친구신청

괜히 마더스매직이라 칭하는게 아니죠 ㅋㅋ

아틴    친구신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IREADE_MK2    친구신청

마지 며느리 가르치는 느낌이 나네요 ㅋㅋ

사사라브    친구신청

원래 다 감이죠

공호    친구신청

ㅋㅋㅋㅋㅋㅋㅋ 훈훈하네 진짜 어무이들은 감으로 양념하지 몇스푼 그런건 참고에 지나지 않음

울프맨    친구신청

MIREADE_MK2 // 그래서 중간에 심통이 나서 이랬습니다.

'어머니 나중에 며느리 들어와서 요리해주면 어쩌려고 그러시우?
아가야. 이건 더 있어야 하느니라.
아가야. 불을 더 세게 하거라.
아가야. 그게 아니란다.
이러면 며느리 삐지지.' 라고 하자

어머니 왈.
'데리고 오기나 해'

................ ㅠ.ㅠ

뜨거운수박.    친구신청

ㄴ슬프다 ㅋ

포켓풀    친구신청

스파게키면은 의외로 안익죠 써있는데로 하다간 익은거 같아보이는데 막상먹으면 오독오독씹히는 밀가루면을 먹을수 있죵 ㅋㅋ

온고을 ™    친구신청

어머니 멋지시네요 ㅎㅎ

士郞正宗    친구신청

그렇게 조리 한뒤 소스에 넣고 약간 더 익히잖아요?
아마 그것때문에 그런듯..

파동함수의신    친구신청

어머니 : 하핫핫핫 날 따라오려면 100년은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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