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제주도에가서 이사님과 술을 마신 상태에서 토론을 할 기회가 있었다.
어찌저찌 술마시고 펜션에 앉아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무거운 이야기로 빠지게 되었다.
나
-요즘 금리도 줄고 앞으로 더 어려워지겠죠.(별생각없이 한말. 이게 여직원들을 수면으로 모는 계기가 될줄 몰랐다.ㅋ)
이사님
-내생각엔 이자라는 개념은 사라져야만해.
나
-?!?!(아니 기업인이 이런 생각을???)
사실 친구가 마이클 무어의 '자본주의:러브스토리'를 보여주며 월가에 대해 통렬하게 비판한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사님의 생각에 놀라움반 감탄반을 날렸지만, 종전부터 이사님을 말로 이겨보고 싶기도 했고,
워낙 신선한 말이라 반대편에서 반박을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이사님은 반박을 하는 저를 좋다고 전 술자리에서 공개선언하신적이 있어서 ㅋ*^^*)
나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이사님
-이자라는건 말야. 돈을 놓고 돈을 먹는거지. 실물경제가 아니라 허구의 경제야. 울프씨 생각해봐. 이자라는게 있기 때문에 빈부격차가 증대되고 서민은 대기업 갑부를 따라잡을 수 없는거 아니겠어?
나
-그렇지 않습니다.
-이자가 없으면 서민은 자본을 모을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 사라지게 되고 적금이나 투자 기반이 없어지게 되면 결국 빈부 격차는 증가되는게 아닙니까?
-우리 같은 중소기업역시 이자가 없다면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해 운영이 어렵지 않습니까?
-기업인인 이사님이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신게 아이러니 합니다.
이사님
-그건 울프씨가 잘못생각하고 있는거야.
-금리라는게 뭐겠어?
(이부분은 기억도 안나고 여기서 관광당해서 설명 생략)
-서민이 이자율로 모을 수 있는 돈의 수와 부자가 이자율로 모을 수 있는 돈의 수는 차원이 달라.
-돈을 제대로 시중에 구르게 하려면 투자를 해야해.
나
-그 투자라는건 한계가 있습니다. 대기업형 슈퍼같은 것을 보십시오. 서민은 아무리 기를쓰고 연합해도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왜냐면 실탄의 차이가 있지 않습니까? 돈. 즉 이자율에서 이사님이 말씀하신대로 실물투자로 바뀐다 하더라도 서민은 대기업과 갑부에게 정보력이나 자본의 압도적인 차이로 결국 승리하지 못할것입니다.
이사님
-그건 현 경제하에서의 이야기야.
-만약에 이자가 완전히 사라진다고 생각해봐. 울프씨는 은행에 돈을 맡기겠어?
나
-아니죠...;
이사님
-그렇게 되면 부자들은 자신의 재산을 시중에 굴리기 시작할거야 직접.
-내 말은 은행은 돈을 보관하는걸로 이자율을 받는게 아니라 투자의 창구가 되어야 한다는거야.
나
-투자의 창구말입니까?
이사님
-그래! 사람은 은행을 통해 기업에 직접 투자한다!
-기업은 투자를 받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겠어?
나
-보다 기업을 건실하게 하고 재화를 우수하게 만들어 자신의 가치를 돋보여야 하겠죠..?
이사님
-그렇지! 그리고 은행은 사람들이 부실한 곳에 투자하면 손해를 보고 망할거 아니니 그러면 사람들이 그 은행을 이용하겠니? 투자로 인한 수수료나 이득을 볼 수 없지 않겠어?
-결국 은행도 투자자들에게 온힘을 다해서 바른 정보를 전달해 줘야 한다는거지.
나
-그렇다면 일반 투자자도 대기업에 휘둘리지 않는 바른 정보를 손에 넣는다....
-그리고 회사도 주식이나 실적 부풀리기가 아닌 건실한 재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말씀대로라면 그리고 대자본가도 돈을 보관하지 않고 사회에 투자하며 굴린다....
이사님
-그래! 우린 기업대출이나 빚 같은거에 신경쓰지 않고 좋은 상품을 만들기만 하면 되고! 사람들은 적은 금리나 대출이 아닌 정말 확실하고 미래가 보장된 투자를 하면 되는거야!!!!
나
-하지만 현실에서 이루어지긴 힘들겠네요....
이사님
-그렇지 당장 세상이 이렇게 바꾸겠다 하면 총을 맞겠지
나
-그럼 어려운 이야기 아닙니까
이사님
-그렇게 만들어가겠다 라고 믿는 것과 현실성없다 라고 생각하는건 다른거야 울프씨
나
-!!!!!!!!!!
아무튼 이분 생각은 정말 모르겠다. 그나저나 이분이 '정의란 무엇인가' 책도 빌려주셨는데 아직 다 못보고 있는데...
아무튼 그래서 또다시 이사님과 토론에서 패배.
사실 경제적 지식도 압도적으로 부족하고 여러가지(위 글은 실제 대화에서 누락된게 많습니다.) 상황에서 난 현실을 이야기하고 이사님은 가상을 가정했는데도 나이의 관록이 있고 세상 경험이 워낙 풍부하신 분이라 결국 내가 ㅈㅈ 를 치고 이사님의 말씀이 옳다고 고개를 끄덕여 버렸다.
참고로 내 친구 반응(정치조언)
-?!?! 그런 기업인이 있단말야? 심하게 좌클릭인데? ㅎㄷㄷ
-언제 나 만나게 해줘
라는 반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