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아버지와 땅콩을 까며 했던 대화중엔 이런 대화가 있었다.
요근래 야근을 밥먹듯이하며 피폐해진 나를보며 아버지가 넌지시 말씀하신다.
'너 야근수당이나 기타 보상받냐?'
나는 배시시 웃으며 말한다.
'에이 우리처럼 작은 회사에 그런게 어딨겠습니까...'
아버지는 정색을 하며 말씀하신다.
'너희 회사엔 노동자의 권리가 없냐?'
나는 약간 놀란다.
아버지는 계속 말씀하신다.
'노동자는 사장과 같은 기업가에 비해 힘이 없잖냐. 그러니 노동자끼리 뭉쳐서 해야지. 너 노동자의 4대 권리는 아냐?'
내가 정말 당황한건 아버지는 골수라고 해도 될정도로 보수적인 분이시다.
자주 나와 정치적인 이슈로 이런저런 갈등을 빚기도 한적이 많았고, 더욱이 대기업인 기아자동차를 IMF로 퇴사하신 이후엔 이런저런 자리를 떠도시다가 조선일보에 들어가셔서 더욱더 보수적인 부분이 강화되신 형편이었다.
아무튼 아버지는 약간 벙쪄있는 나에게 '노동자가 마땅히 받아야할 권리','작은 회사일 수록 사장이 돈을더 많이번다. 노동자가 제힘을 못쓰니까','기업은 마땅히 노동자에 투자해야하며 인재하나를 투자하는데 얼마가 드는지' 등등을 설명하신다.
역시 과거 맨손으로 서울로 상경하셔서 노숙을 하시고 갖은 고생을 하시다가 성공하셔서 1000명에 가까운 생산직 노동자를 부리고 큰 연봉을 받으셨던 위치에 계셨던만큼 보는 눈과 시야가 남다르시다.
가끔 네이버 덧글에서 근로자들이 파업이나 데모를하면 욕설을 퍼붓는 그런 사람들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느낌이든다.
적어도 아버지는 '그건 당연히 해야하는거다' 라고 역설하신다.
회사에서 한사람의 직장(생산직직위)을 양성하기 위해 7-80년대에 1억이 든다느니, 영어와 일어를 가방끈이 짧은 자신이 얼마나 힘들여 공부했는지(3년전 아버지와 술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일어 배틀(?)을 했는데 대등해지다가 발렸다. 고3선택과목으로 잠깐 생활일어 배운수준이면서도 까먹은 나와 출장을 대비해 반년동안 공부하고 그후로 20년이 지났는데도 안까먹는 아버지...)
등등을 말씀하신다.
그러다가 경제가 얼마나 어려우며 현 기업상태와 앞으로 경기가 어려워지실걸 말씀하신다.
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한다.
그러다가 대선후보 셋이 모두 복지를 주장하는거에 안타까워하신다.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다가 그중에 그래도 박근혜가 제일 낫다고 하신다.
...............................음......
아무튼 알 수가 없다.
존경하고 본받고 싶은 사람이라해도 안맞는 점은 하나정도 있는걸까
아니면 내가 정말 세상물정을 아직 모르는걸까
비정규직X ,노동시간 단축O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