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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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수능 하니까 수능봤던때 생각난다. (9) 2012/11/08 PM 05:49

원래 문과체질이지만 (시써서 동국대 전국대회 입선-> 이후 탈락ㅋ, 소설취미)
[먹고살려면 이과로 가야해] 라는 말을 듣고 '그럴듯한데?'라고 생각하여 이과로 지원한 나는

수리영역에선 죽을 쒔지만,(수1파트까지는 잘 풀었지만 수2. 그것도 뒷부분이 나오면 어떨까?)
언어영역과 사탐에서 점수를 만회하는 편이었다.

특히 언어영역에서 점수가 높았는데, 목표가 110점대 유지(120점만점)가 아니라

30분안에 다풀고 100점 넘기기 식으로 모의고사를 풀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01년도 대학 수능이 다가오고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수험장으로 향했는데....

모의고사를 상기하며 언어영역을 잘대치해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시험 끝나기 10분전. 1장을 남겨놓고 시간배분을 잘했다고 생각하며 그걸 풀기전에 먼저 마킹을 해야지~

하고 마킹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뿔싸! 예비마킹따라 마킹을하다가 손이 미끄러졌는지 한문제를 잘못 마킹한게 아닌가?!

난 속으로 '릴렉스 릴렉스 고작 한문제일뿐이야'를 외치며 답안지 교환을 요청했다.

그리고 답안지교환(남은시간 5분) 후

예비마킹없이 떨리는 손으로 마킹을 이어나가던 나는.............. 이번엔 5문제를 틀렸다!!!!

완전히 멘붕한 나는 감독관에게 바꿔달라고 사정했지만 당연히 감독관은 바꿔주지 않았고

시험시간은 끝나고 말았다.

결국 1문제 고치다가 5문제를 틀리고 거기에 보너스로 나머지 한페이지마저 못풀게되어 그렇게 자신만만해하던 언어영역에서부터 망쳐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은 수리영역. 간신히 멘붕을 추스리고 첫페이지 4문제 (행렬 등)을 아주 손쉽게 풀고나서
'다행이다! 그래도 수리는 쉬워!' 하고 두번째 페이지를 넘겼다.

그리고 우주를 보았다...................


이후 순조롭게 멘붕하여 피시방에서 가채점을 해보고 나온 성적에 충격을 받아 담임에게 이메일을 썼다.
(담임선생님이 모두들 결과를 이메일로 보내라고 지시함)

이메일 내용은 '시험을 너무나 망쳐버렸으며, 이 모든건 나의 잘못으로 실망을시켜드려 죄송합니다'라는 식의 내용이었다.

그리고 눈물을 삼키고 귀가 그다음날 학교에 갔는데............................

5개 틀리던 전교3등 반장이 멘붕해있고 개망한줄 알았던 내 점수는 그렇게 까지 망한건 아니었다고 한다.


그리고 난 EBS 교사들이 줄줄히 사과하는걸 방송에서 보고..........

02학번 수능은 어렵기로 소문났었는데 그때 생각이 나네..................

그때 언어영역만 평소처럼 풀었어도 3-40점은 올라가는건데............


아무튼 수험생 여러분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모두들 좋은결과 있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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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DLE    친구신청

와 동국 백일장 입선... 부럽네여 전 기껏해야 충남대 입선이었는데

울프맨    친구신청

KRADLE//근데 그때가 고2였는데 한창 중2병이 만발할때라 '나는 아주 멋지게 써야지!!' 하고 이상시인 같은 스타일의 알아먹기 힘든 시를 심오하다고 써냈다가 박살났죠.

정작 예선에 낸시는 계절과 자연을 찬양하는 그런 시였는데......... 그 이후로 글은 기교가 아니라 자기자신에게 솔직하게 쓰는거다 라는 생각을 하게되었죠.

수호천사[물미역]    친구신청

울프맨님 82년생이신가보네요 --ㅋ

울프맨    친구신청

83요. 02학번입니다.

카카로트    친구신청

저도 01년도 수능 봤는데 수리에서 망했죠. 끝나고 고개 푹숙이고 집에 들어간 기억이나네요.

울프맨    친구신청

잠깐 02학번이면 01년도에 수능본게 맞던가 햇갈리네

e-motion03    친구신청

대학교가기 전에, 전년도에 수능을 보니까 맞죠. 단지 '13학년도 수능'이면 실제로는 12년도 말에 본다는 것 때문에 가끔 헷갈리죠ㅎ

shimaz    친구신청

99년 수능봤는데
이과였는데 수리에 쳐 자서 망했었습니다...
80점 만점에 34점인가를 맞았었는데 당시 수리가 쉽게 나와서
거의 모두 80점 만점이었죠.

수리를 잡치고 330점인가 나왔었는데..
수리때 쳐 자지 않았더라면 인생이 바뀌어있었겠죠. 쩝.
근데 뭐 지금 인생도 힘들긴 하지만 나쁘진 않네요. ㅎㅎ

shimaz    친구신청

그리고 또..
외국어에서 1점짜리 딱 하나를 틀렸던게 아직도 떠오르네요.
문제는 "다음 글의 분위기는" 이었고
지문의 내용은 "한 남자가 건망증이 심해서 고생인데, 출근해보니 자기가 짤린것도 까먹었더라" 는 요지.

... 아니 이게 어떻게 코믹인지.
자기가 짤린것도 잊을 정도면 비극 아닌가요?
암튼 비극 골랐다가 틀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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