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동창모임에서 은사 한분이 돌아가셨다는 루머를 듣고 황급히 옛 고교와 그 은사의 성함을 검색해보았다.
다행히 그분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으나, 그분 말고 다른분의 이름이 검색어 자동완성에 뜨길래
옛기억을 더듬었다.
3초도 되지 않아서 그분의 얼굴이 그려지며 그때의 악몽이 떠올랐다.
어차피 링크 출처에 나오는 분이니 학교와 이름을 다말하자면 동원고의 김영배 선생님이라는 분이신데,
이분은 엽기적이기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진 분이셨다.
어떤분이냐 하면, 똑같이 숙제를 안해와서 5명이 매를 맞으러 앞으로 나왔다.
부실해보이는 나무 막대기에 검은 테이프를 둘둘 감아 채찍처럼 휘어지게 만든 전용 몽둥이를 들고 선생님은 애들을 때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1번부터 3번아이까지는 토토토토톡 하고 느낌도 안오게 웃으며 때린다.
4번아이는 그러나 안심할 수 없다. 3번도 맞기전까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이사람은 그러다가 한명이나 두명을 풀스윙으로 박살을 내놓기 때문이다.
이유? 없어 그런거.
동원고에서 알아야할 5가지라는 유머가 있는데, 그중 하나에 김영배 선생의 좌표가 들어간다.
왜? 이분은 마주치면 안되기 때문이다.
인사를 하면 인사를 했다고 꼬집히거나 뒤통수를 맞는다.
인사를 안하면 쌩깠다고 맞는다.
그래서 만나면 안된다.
나같은 경우엔 이분을 처음만난 계기가 1학년이 갓되어 통학을 시작할때 버스타려고 아파트 단지를 지나가다가 이분을 만났다.(그땐 교사인줄 몰랐고, 그런 차림-머리는 산발에 턱에는 턱수염 듬성듬성, 어디 만화에 나오는 뚱뚱보 형사 이미지- 의 사나이가 교사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빨간 프라이드였는데 거기에 태워주신단다.
난 서슴없이 옆자리에 앉아서 죽 가는데, 낯선이임에도 세가지 이유로 안심을 했었다.
첫째로 가는길이 익은 길이었고,
둘째로 내가 남자였기 때문이며,
세번째로 학교 가는길은 차로 자주 막히기 때문에 여차하면 문을 열고 뛰어내려야지 하고 생각한 것이다.
학교에 거의 다와가자 그가 묻는다.
"너 만약에 내가 나쁜놈이면 어떡하려고 그랬냐?"
나도 대답한다.
"그땐 달리는 도중에 내리려구요"
기가막힌듯이 그가 너털웃음을 터뜨리더니 이렇게 말한다.
"이런 미친놈이. 난 나쁜놈이야 이색히야"
그리고 차안에서 뒤통수를 신나게 맞았다.
이런 분이다........
국어교사로 수업시간에 자신을 '이시대의 마지막 파이터' 라던가
'진정한 무림고수는 경거망동하지 않습니다. 저를 향해 닌자들이 쇄도해올때...' 이런 망언을 내뱉어 웃길때는 빵터뜨리는 분이었다.
그래서 위의 사설을 보고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그래 평소에 진지하고 그런분이면 모를까, 이런 엽기의 대명사와 같은 사람이 진지하게 보수와 진보를 생각하고 뉴라이트인 신지호에게 '당신은 보수가 아니다' 라고 공격하는 글을 쓰다니..................
그래서 이에 대한 글을 링크로 올려봅니다.
옛날 생각 부쩍나네...................................... 존나 많이 맞고 다녔는데......
(잘못해서가 아니라 그냥 맞나면 맞는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