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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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이야기] 동심이 파괴당했던 어린날의 추억 (6) 2013/02/22 PM 01:32
루리웹 유머게시판에서 '요즘애들은 모르는 추억의 물건' 이라는 게시글을 웃으며 보다가

[로보트 필통] 을 보고선 과거의 아픈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오르게 되네요.

(어떤건지 모르는 분들을 위한 링크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free_picture&no=83594)



때는 지금으로부터 십몇년전

국민학교 한 3-4학년일걸로 추정되는 어린 나이였습니다.
당시 저와 친구는 한가지 소식을 듣고 극도로 흥분한 상태였습니다.

그것이 무엇인고 하니 수원 중앙도서관 옆의 시민회관에서 당시 인기리에 방영중이던 홍길동을 틀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돌아온 영웅 홍길동'은 어린나이에 정말 보고 싶었던 만화영화였고 부모님이 데려가주지 않으면 만화영화를 볼 수 없는 어린 나이에, 비디오가 나오기전에는 어떻게 접할 방법이 없던 시기였기에(그나마도 맘대로 빌려오면 어머니에게 궁디 팡팡) 이런 무료상영회는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기회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게다가

만화영화 무료 상영만으로도 환영할만한 일인데 거기에 멋진 사은품까지 준다고 합니다.
사은품의 내용은 선착순 10명 어린이는 당시 인기리에 방영중이던 '달려라 부메랑' 만화영화의 모터카를 주고
그이외의 아이들에겐 무려 로보트 필통을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달려라 부메랑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순위 다툼을 할 필요는 없고, 당시 염원하던 로보트 필통만 손에 넣어도 감지덕지였기 때문에 저와 친구는 '이 무슨 일석이조의 기회인가!!!! 오오오' 하며 방영날짜만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상영회 날!

8월의 무더운 여름이었지만 저와 친구는 오로지 돌아온영웅 홍길동과 로보트필통을 얻겠다는 일념으로 땀을 뻘뻘흘리며 팔달산길을 올라갔습니다.

서로 힘내라고 격려하며 시민회관에 도착하여 자리에 앉은 저와 친구는 승리감과 성취감에 환하게 웃을 수 있었는데...... 그 웃음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극장의 불이 꺼지고 영화가 상영된 순간 저와 친구는 그야말로 요즘에 흔히 쓰는 멘붕을 제대로 경험했으니까요.

그렇습니다. 상영된 영화는 홍길동이 맞았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영웅 홍길동'이 아니라.........................


슈퍼홍길동 3 였습니다.

.
.
.

네. 초대장에는 분명히 '홍길동'을 틀어준다고 했지 당시 상영하던 '돌아온 영웅 홍길동' 이라고는 써있지 않았거든요.

이 당시에 이미 엄청난 실망감을 느끼고 저와 친구는 극장을 나갈까 고민했지만, 영화가 끝나고 로보트 필통을 주니까 꾹 참고 영화를 모두 감상했습니다.

더운 여름날에 여기까지 걸어 올라온 것, 1시간 20분의 아까운 시간을 날린 것 등이 분했지만 비싸고 인기 많은 로보트 필통을 공짜로 얻을 수만 있다면 지금까지의 고생을 만회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네. 어려서 참 순진했죠.
이미 홍길동이 슈퍼홍길동에 눈치를 챘었어야 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받은 필통은 정말로 로보트 필통이었습니다.

쇠 필통에 로보트 그림이 그려진

진짜 로보트 필통........................................

네. 분명 초대장엔 로보트 필통을 준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로보트 필통이 당시 티비 광고에 나오며 어린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변신로보트필통'이라고는 하지 않았지요.

분명히 운영진이 준건 로보트 필통이 맞았습니다.

하지만 2연타로 실망에 실망을 거듭한 저와 친구는 어린나이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그 여파로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나쁜 어른으로 성장하고 말았답니다.



아 지금 생각해도 다시 화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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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evos    친구신청

로보트 필통ㅠ.ㅠ 저도 무척이나 갖고싶었지만 어무니께서 그냥 쇠필통에 축구게임 들어있는걸 사주셨다는...

당근천국    친구신청

화날만 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멸종위기_브라키오    친구신청

빡치겠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악사당연의    친구신청

인생은 실전이다 국딩들아!

次元大介    친구신청

동심브레이커

mayones    친구신청

말장난으로 사람 속이는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네요. ㅋㅋㅋㅋ

근데 공짜니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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