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전철을 타고 출근하는 중이었다.
손잡이를 잡고 서서 인터넷 뉴스를 보고 있는데 앞에 앉은 중딩 둘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한 녀석은 개성없는 바가지머리를 하고 나머지 한녀석은 한쪽눈을 가리는 느끼한 머리를 했는데, 교복바지가 쫄바지로 변모한 것을 봐선 교실에서 껌좀 씹는 아이들인 것 같았다.
그런데 이 녀석들이 자기들 스마트폰을 갖고 얘기하는데 이런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바가지머리
'야 ㅁㅁㅁ한테 연락 뭐라고 왔냐?'
느끼머리
'별거 없었어 ㅁㅁㅁ 하고 ㅌㅌㅌ 해서~'
바가지머리
'ㅋㅋㅋ 그러냐?'
이런식으로 흔한 대화를 하던 중 느끼머리가 화가 났나보다.
느끼머리
'아오 자꾸 깝치네 뒤질래?'
바가지머리
'뒤지긴 누가 뒤져. 함 해볼래?'
그러자 느끼머리가 갑자기 자기 교복 주머니를 깝니다.
느끼머리
'자 어서 뒤져봐!!!'
바가지머리
'넌 빨리 해를 봐!'
...............................와
내가 하이개그를 대학 이후로 봉인하고 있는데, 전성기의 나보다 더한 센스를 지닌 개그쟁이들이라니
명함을 집에 두고 온게 한이었습니다.
내가 지갑에 명함만 있었어도 한장씩 주면서 '훌륭한 개그소질을 지녔구나. 형한테 연락하렴. 형한테 하이개그를 배워보지 않겠니' 하고 싶은 충동이 마구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친구에게 하자 친구왈
'.................세상에 너같은 놈이 둘이나 더있단 말이냐?'
나
-그리고 너도 기억하다시피 내가 대학다닐때 이런 말을 했었지.
-내 개그는 일자전승이다.
-그래서 저 중딩들은 개그비기 전수를 두고 싸움을 벌이는거지
친구
-니 되도 않는 개그로 북두의권 만들지마.........
아 아무튼 또 만나고 싶다. 그녀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