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가엔 나보다 몇 달 어린 사촌동생이 있다.
분명 항렬로는 어리지만 지금까지 형이라고 불러본적이 없는 괘씸한 녀석이었는데, 그녀석이 오늘 결혼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님과 함께 참석을 위해 서울로 올라갔다.
25이후론 입어본 적이 없는 양복을 꺼내어 입고, 차를 타고 예식장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보는 친척들에게 인사를 하고, 괘씸하지만 그래도 밉진 않은 녀석에게 축하를 하고, 그렇게 시간이되어 예식장으로 들어갔는데..........
좀 소규모 예식장이라 그런지 자리가 없다. 일단 할머니와 어르신들을 앉게 하고 난 건장하니까 뒤에서 훈훈한 미소를 지으며, '그래 난 서서 웃으며 박수를 쳐주지' 하고 폼을 잡고 서있는데........................
주례사 어르신이 목사님이신가보다.
첫 시작부터 기도와 찬송을 부르며 시작하신다.
좋다. 나도 교회에 다닌적이 있고 지금은 다니지 않지만 종교에 대한 믿음은 있으니 경건하게 기도했다.
그리고나서 조카와 새신부에 대한 과거 사연과 자신에 대한 인연등을 이야기한다.
별로 재미는 없었지만, 참고 기다렸다.
그리고 이에 대하여 하나님의 은혜와 축사를 하는데.............................
축사가 이어지는게 마치 캐릭터에게 버프를 거는 느낌이었다.
주례사
-하나님의 무한한 은총과 이들이 가정을 꾸리는데 있어 사랑으로 보살펴주시고!
(system: 사랑의 축사를 시전했다! 효과는 굉장했다! 행운 +30)
-기도 하여 주시옵소서! 모두 기도합시다!! (2분 기도)
주례사
-하나님의 무한한 은총과 이들이 가정을 꾸리는데 있어 건강으로 보살펴주시고!
(system: 건강의 축사를 시전했다! 효과는 굉장했다! 체력 +30)
-기도 하여 주시옵소서! 모두 기도합시다!! (2분 기도)
주례사
-하나님의 무한한 은총과 이들이 가정을 꾸리는데 있어 물질로도 부족함이없도록 보살펴주시고!
(system: 물질의 축사를 시전했다! 효과는 굉장했다! 재력 +30)
-기도 하여 주시옵소서! 모두 기도합시다!! (2분 기도)
주례사
-하나님의 무한한 은총과 이들이 가정을 꾸리는데 있어 총명한 반짝임으로 보살펴주시고!
(system: 총명의 축사를 시전했다! 효과는 굉장했다! 지력 +30)
-기도 하여 주시옵소서! 모두 기도합시다!! (2분 기도)
주례사
-하나님의 무한한 은총과 이들이 가정을 꾸리는데 있어 언제나 평화롭도록 보살펴주시고!
(system: 평화의 축사를 시전했다! 효과는 굉장했다! 행운 +30)
-기도 하여 주시옵소서! 모두 기도합시다!! (2분 기도)
주례사
-하나님의 무한한 은총과 이들이 가정을 꾸리는데 있어 온갖 어려움에 있어서도 슬기롭게 해쳐나갈 수 있도록 보살펴주시고!
(system: 무적의 축사를 시전했다! 효과는 굉장했다! 모든능력치 +30)
-기도 하여 주시옵소서! 모두 기도합시다!! (2분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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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기도가 계속 들어가고 덕담이 계속 들어가고 주례만 30분에 가까운 무서운 시간이었다.
게다가 내 옆에 있는 머리가 까진 어떤 아저씨는 기도가 끝날때마다 크게 아멘! 하고 외쳐서 날 깜짝깜짝 놀라게 하였다.
오늘 결혼식의 풍경을 잘 기억해뒀다가 판타지 소설쓸때 중대한 종교의식하는 광경으로 각색해봐야겠다...
근데 잘 생각해보면 제일 힘든건 신랑과 신부였을지도 모르겠다.
특히 주례사가 모두 끝나고 양가 부모님에게 인사를 시킬때서야 겨우 그녀석은 몸을 움직일 수 있었으니까...
양가 부모님에게 인사할때 그녀석은 정말 다행이다라는 표정으로 환하게 웃는 것 같았으니까 ㅋ
서형욱 닮으셨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