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계속 마블과 디씨 만화책을 추천하여 몇권 빌리게 되었다.
이전에 빌린 아이언맨 만화책 덕분에 그럭저럭 재밌게 보았던 영화 아이언맨3가 얼마나 나쁜 짓을 저질렀는지 깨닫게 되기도 했고(만다린 돌려줘 개객기드라!!!!!!!!!!!!!!)
그 이후로 재미를 붙여서, 이번엔 DC코믹스의 플래시가 나오는 플래시포인트를 보게 되었다.
사실 다크나이트 시리즈를 원했지만 친구가 강력 추천하기에 빌려보게 되었는데...
뭐, 플래시도 슈퍼맨 배트맨 못지 않게 TV시리즈를 통해 꽤나 친숙한 히어로이기 때문에(국딩들은 알겁니다. 앤드류가 이기냐 플래시가 이기냐 논쟁.*90년대 티비시리즈 슈퍼소년앤드류도 인기가 많았지요.)
일단 읽기 시작했다.
간략한 내용은 이렇게 추려낼 수 있다.
플래시가 어느날 또다른 세계로 추정되는 지구에서 깨어난다.
자신의 힘을 모두 잃은 상태에 주위의 모든 것은 바뀌어 있었다.
슈퍼맨도 없고 다른 히어로들도 없으며, 아쿠아맨과 원더우먼이 폭주해 세계를 멸망일보 직전까지 몰아가는 괴상한 상황이다.
유일하게 알고 있는 히어로인 배트맨을 찾아갔는데, 그는 그가 알던 배트맨보다 더욱 까칠하고 폭력적이었으며, 배트맨 본인도 아니었다!
즉, 이 세계는 부르스 웨인은 총맞아 죽고 그로인한 상실감과 분노로 아버지 토마스 웨인이 배트맨이 되어 악당을 '죽여버리는' 그런 세계인 것이다.
열심히 토마스 웨인에게 두들겨 맞아가며 필사적으로 상황을 설명하던 플래시는 겨우겨우 배트맨을 설득시키고 자신의 힘을 되찾기 위해 노력한다.
(아무리 잘설명해도 '님도 조커처럼 쳐돌은듯 아캄에나 들어가삼' 하고 주먹질하던 배트맨이 '뭐? 부르스가 살아 있는 시대가 있다고? 정말이냐? 그럼 니말대로 한다면 난 죽고 부르스가 산단말이냐?' 라면서 설득당하는 대목이 장관)
결국 천신만고 끝에 동료들을 규합하고 폭주한 원더우먼 아쿠아맨과 일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결국 배트맨은 숨을 거두게 되지만, 플래시만이 모든걸 바꿀수 있다는걸 다시 한번 강조하고 부르스웨인에게 전하는 쪽지를 남기고 쓰러지게 된다.
결국 갈등 끝에 세계의 역사를 다시 바꾸는 플래시.(모든 원흉은 바로 플래시 자신으로, 자신의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돌아갔던게 나비효과를 일으켜 세계 역사를 뒤흔들어버렸던 것. 결국 플래시는 어머니인가 세계인가-혹은 둘다 구하는 방법은...-를 두고 고민할 수 밖에 없었지만, 답은 정해져 있었다.)
모든걸 되돌리고 플래시는 다시 배트맨을 찾아간다.
물론 배트맨은 부르스 웨인인 상태.
배트맨에게 그간의 놀라운 이야기를 하자, 배트맨은 '나도 너같은 파워가 있었으면 아빠 구하러 갔을걸 그러니 자책하지마 니잘못 아님.' 하고 시크하게 받아넘기지만, 플래시가 계속 다른세계의 어머니의 기억이 생생하게 남는다고 염장을 지르자 배트맨은 쓸쓸하게 '그래 그게 바로 선물인가보다. 고통을 조금은 덜어줄 수 있는...' 하고 읊조리는데
그런 배트맨에게 플래시가 쪽지를 건낸다.
바로 다른세계의 토마스 웨인에게 받은 쪽지를.........
그리고 그 쪽지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적혀있었다.
[사랑하는 아들아.....(중략)
언제나 너를 사랑하는 아버지가]
언제나 차가운 모습과 절제하는 면모를 보이던 배트맨이 휘청이며 쓰러질뻔하고 끝내는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직접 보지 않으면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한마디로 이 만화는
플래시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배트멘에 배트맨에 의한 배트맨을 위한 그런 만화라고 보면 되겠다.
플래시는 그저 장식일 뿐............... ㅠ.ㅠ
아무튼 평생 상처를 안고 살던 배트맨이 편지로나마 아버지를 만나고 눈물적시는 장면은 다큰 어른도 뭔가 울컥하게 만드는 장면이다.
만화든 어느 매체든 현실이든 아버지란 참................................. 아버지....
마지막 장면은 보고 또봐도 가슴이 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