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대충 엎드려 꿀잠을 자는데 신입이 나를 깨웠다.
대표님이 회의를 하신다는 것이다.
회의를 하신다기에 가서 멀뚱히 앉아있는 사이, 서비스 남사원이 아이스크림을 들고와 모두에게 하나씩 돌렸다.
그리고 회의가 시작되었는데 회의 내용은 휴가일정에 관한 것이었다.
다들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휴가는 교대없이 단체로 모두 한번에 가기로 결정이 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하였으니.... 우리 회사는 개발만 하는게 아니라 AS도 담당하기 때문에 일주일이상 전화를 안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물론 공지사항에 휴가일정을 띄우고, 미리 고객사들에게 사전 연락을 하겠지만, 그래도 급한 AS 전화가 언제든 올 수 있지 않는가
그래서 누군가는 사무실내 전화를 돌림으로 받아 AS 전화 응대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지지난해에는 내가 그 역할을 했었고, 그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이지 실감하고 있었다.
언제 전화가 걸려올지 모른다는 긴장.
휴가가 휴가가 아니었기에 푹쉬지도 못하고 하루하루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었다.
그리하여 대표님은 '어떡하면 좋겠어?' '아무래도 전화를 돌려놔야겠지?' 라고 재차 물으셨고
나는 그 눈길을 피해 아이스크림을 탐닉하였으며, 팀장님은 헛기침을 하셨고, 여대리님은 물을 마셨다.
아무래도 전화와 AS 및 개발을 전부 소화할 수 있는 나나 여대리에게 맡기고 싶었겠지만, 나와 여대리는 집요하게 딴청을 피웠고, 결국 대표님은 한숨을 푹쉬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기서 누가 제일 막내지?'
결국 한달전에 새로 입사한 여신입이 방울을 달게 되었다.
그리고.....
신입군
-저... 저... 제가 할 수 있.. 있습니
대표
-신입군씨는 안돼.
나
-(AS 전화하는 사람이 아마 속터질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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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휴가 언제 오냐................... 아직도 멀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