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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일상?] 이성친구 14만원짜리 밥사줌 후기. (19)
2013/07/14 AM 10:49 |
일의 발단은 지난 6월경으로 돌아간다.
초등, 중학교 시절 학원을 같이다녔던 오랜 이성친구의 생일이 다가와 뭐 사주지는 못하니 그냥 '밥이나 사겠다' 라고 가볍게 한 말이 모든 사건의 원흉이었다.
보통 한달에 한번꼴로 만나는 그 친구는 일단 기본적으로 밥이건 커피건 무조건 더치에 밥도 2만원이 넘어가지 않는 비용으로 먹는 그런 친구였다.
그래서 아무런 부담없이 '2만원 정도야 내 술값도 안되는군.'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사겠다 했는데.....
그저께 네이트온으로 연락이 왔다.
만나기로 약속한 날은 바로 토요일. 몇시쯤 볼지 대충 정하고 별 생각없이 '이번엔 어디서 만날까' 를 묻는데 그녀석 대뜸 '생일자는 나니까 내가 정한다!' 라는 강한 어조로 말한다.
그래도 별 생각없이 '그래 네가 정해라' 라고 말했는데 먹는 것도 자기가 정한단다.
평소 그녀석하고 밥한끼 먹으려면 3-40분을 빙빙 걷고 힘들게 정하니까
(예시-
ㅁㅁㅁ 어떠냐. -기름져서 싫어.
한식 좋아한다했던가? -그런데 오늘은 별로다.
그럼 AA 어떠냐. -별로 땡기지 않아.
(한참 순회)
............. - 그냥 XXX먹자 (기름져서 싫다며요) )
난 좋다꾸나 하고 마음껏 정하라고 말했다.
그리고........ 공포의 네이트온이 올라왔다.
그녀석
-모처럼 얻어먹는건데 화끈하게 얻어먹어야겠지?
-니가 산다고 했으니 한사람당 7만원짜리 부페로 해야겠다.
나
-?!?!?!?!?!?!?!?!
한사람당 7만원이라면 호텔부페정도의 가격이 아닌가? 거기다 그런 곳은 봉사료와 부가세가 붙어서... ㅎㄷㄷ 하게 된다.
그래서 난 겉으로는 야 그건 안돼 라고 말은 못하고
나
-저기 내가 0하나 잘못본거 아니지?
그녀석
-아니야 ㅋ
나
-저기 제가 평소에 알던 ㅁㅁㅁ씨는 어디가셨나요
그녀석
-어디 안갔어.
나
-아 그래
그녀석
-평소에 내가 어떤데 말해봐 --+
나
-아. 일해야 겠다 일.;;
그렇게 넘기긴 했는데 제 아무리 내가 사겠다고 말하긴 했지만 불편해지긴 마찬가지라 '사람이 호의를 제시했더니 둘리로 갚나''그런 아이가 아니었는데 이상하다?''비싼거 사는대신 뭔가가?' 하고 생각을 하다가
'혹시 장난치나' 하고도 생각을 했다가
혹시 장난인가 하고 생각하다가 당일날 14만원짜리 폭탄을 맞으면 결국 실망하고 감정도 상할 것 같아서 평소의 모토를 실천하기로 했다.(기대가크면 실망도 큰법. 그러니 아예 기대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14만원을 쓰는걸 기정사실로 생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약속장소로 나갔다.
그리고 만나서 식사장소로 가는길에 그녀석 공격을 한번 더 날려주신다.
그녀석
-커피도 니가 사는거다?
나
-야 그건 아니지; 밥사면 커핀 니가 샀잖아
그녀석
-오늘은 니가 사는날이잖아.
-아 근데 거기 오랜만이라 가격이 올랐을지도 모르겠다.(여기서 한번더 기겁)
나
-(그래. 오늘은 웃어라. 내생일날 두고보자)
그렇게 길을 가는데 백화점이나 번화가 쪽이 아닌 이상한 골목을 빙빙 돌더니 점점 비싼 가게와는 거리가 먼곳으로 간다.
그러다가 눈 앞에 보리밥부페가 보이길래 한 4월쯤에 그녀석이 저길 데려가려다 문닫아서 못간기억이 나서 '야 저기 전에 못가지 않았나 ㅋㅋ 그땐 일요일이라 문닫았는데 오늘은 토요일이라 문 안닫았네' 하고 별 생각없이 말하는데
그녀석이 대뜸 그곳으로 향한다.
나
-................여기가 일인당 7만원짜리였던 것이냐?
그녀석
-아니 7천원 ㅋㅋㅋㅋㅋㅋㅋ
나
-아이고 이자식아 --ㅋ
결국 며칠간 나를 골려주려고 장난을 팠던 것이었고, 난 그걸 고스란히 당한 것인데 당하긴 했지만 나쁘진 않은 기분이어서 등짝을 한번 살짝 쳐주고 웃어버렸다.
그리고...... 밥먹으면서
그녀석
-근데 실망했어
나
-뭔데
그녀석
-솔직히 남자가 산다고 했으면 시원하게 사야지. 그 반응이 뭐냐.
나
-.............야 중간에 내가 그러긴 했지만 순순히 산다 했나 안했나.
그녀석
-그래도 그럼 안되는거야.
결국 밥 먹고 커피도 내가 사고 또 그런 평범한 하루가 지났다.
비가 퍼부어서 좀 날씨가 우중충한게 걸렸지만,
이후엔 스타벅스에 가서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잔소리도 듣고(주로 살에 대한 이야기.)
내가 그걸 시큰둥하게 넘기면 남자들은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 다 그래 알았다 하고 넘긴다고나 하고
그걸 또 반박을 하고 티격태격 하다가 이런말을 하는 것이었다.
그녀석
-근데 말이다. 만약에
나
-ㅇㅇ 말해봐
그녀석
-만약에 우리 둘이 사귄다고 한다면 이렇게 피곤하게 다툴것 같지 않냐.
-그러다가 헤어져도 지금처럼 만나서 별로 변하지도 않을 것 같고
나
-음. 그러겠네. 근데 재미는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녀석
-그게 재밌다고?
나
-조용한 것 보단 낫잖냐
-왜 한번 확인해볼래? 진짜 다툴지 어떨지?
그녀석
-됐네요. 확인까지야
-왜 너 나랑 사귀고 싶냐
나
-아니 당연히 농담이지. 니가 그렇게 나오니까
-됐고 주변에 괜찮은에 있음 소개나 좀
그녀석
-사돈 남말하네. 너나 소개 좀.
이런 이야기였다 대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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