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일요일.
시골집에 가기엔 아직 시간이 남아. 늦잠을 실컷 즐기고 있었다.
오늘 아침도 조카들이 내려 오는 소리를 듣고 머리 끝까지 이불을 뒤집어쓰고 '삼촌 없다' 를 구사하고 있었는데
그런 보람도 소용없이 조카들은 나를 찾아내곤, 이불을 들추곤 내 위에 올라타 방방 뛰기 시작했다.
그런데,
막내 조카 6살짜리 애가 내 배위에 올라타곤 내 얼굴에 그림을 펼쳤다.
'삼촌! 삼촌! 내가 유치원에서 그렸어요'
어 그래 하고 시큰둥하게 대답하고 이불을 찾는데, 조카가 말했다.
'이거 봐요. 파란 하늘은 우리나라고, 여기엔 큰 나무가 있고 햇님이 있고, 새들이 노래해요'
'여기는 다른 나라인데 밤만 계속 되고, 여기도 큰 나무가 있고, 달님이 있고, 박쥐가 날아다녀요'
그말을 듣고 불현듯 눈이 번쩍 떠졌다.
그리고 눈을 크게 뜨고 그림을 봤다.
한 장의 도화지에 파란 하늘이 반, 보라색 하늘이 반 그려져있고, 나무가 두 그루 그려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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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잘 하면 판타지 세계관으로 쓸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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