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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 독서 일기 (0) 2011/05/25 PM 02:54
‘파시즘’을 다 읽었다. 4월1일에 배송 받았으니, 대략 6주 만에 다 읽은 셈인데, 그 사이사이 읽은 책들이 있기는 하나 진도가 너무 늦다는 생각이 든다. 해법은 독서 시간을 늘려야 된다는 말인데, 의지박약으로 말마따나 쉽지가 않아서 문제다. 6월에 전반기 독서 목록에 대한 총평 쓸 걸 간략히 중간정산 해본다. 올해 읽은 책 목록을 구입 순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리영히 평전, 김삼웅
2. 미학 오딧세이 3권세트, 진중권
3. 경제 상식 사전, 김민구
4. 경제기사 이보다 쉬울 수 없다, 박유연
5. 만들어진 신, 리처드 도킨스 (읽는 중)
6. 파시즘, 로버트 O. 팩스턴
7. 스물 한 통의 역사 진정서, 고길섶
8. 생물과 무생물 사이, 후쿠오카 신이치
9. 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6월 주문분.
10. 범죄의 해부학, 마이클 스톤


6월 주문후보
1. 동적평형, 후쿠오카 신이치
2. 우주의 구조, 브라이언 그린
3. 만화 미국사, 하워드 진
4. 루시퍼 임펙트, 필립 짐바르도


이 정도로 정리 될 수 있겠다. 5개월간 총 10권을 읽었으니 한 달에 2권이라는 최소 목표는 달성하고 있긴한데, 게으름의 폭주로 아무래도 미진한 감이 있긴 하다. 서점에서 훑으며 봤던 뇌과학 책 중에 2000권을 읽으면 뇌에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서 이른바 ‘천재’에 들어선다는데……. 이 페이스로 읽는다면 100년은 읽어야 가능하지 싶다. 또한 ‘엘리건트 유니버스’ 같은 물리학 책의 경우 책의 30%도 이해를 못했으니;; 평생을 범인으로 만족할 듯하다. 그러면 어떠랴. 책은 어디까지나 ‘재미’로 접근해야 된다는 대전제를 잊지 않는 이상 ‘즐겁게’ 읽을 것이다.



※ 파시즘 p.337 ~ p.607.

일단 장별로 써본다.

[6장 급진화인가? 정상화인가?]
이탈리아의 파시즘과 독일의 나치즘의 결정적 차이가 이 장에서 조명된다. 즉, 파시즘 세력이 집권 이후 조직체의 내적 열기의 폭주를 어떤 방식으로 조정하는가에 대한 내용인데, 무솔리니의 경우는 ‘정상화’의 방향으로, 히틀러는 ‘급진화’의 방향으로 나아간다.

대개 파시즘의 카리스마적 지도자는 다음과 같은 극적인 공약을 내세웠다. 첫째, 공동체를 통합하고 정화하고 활기차게 만든다. 둘째, 부르조아 물질주의의 무력함, 민주주의 정치의 혼란과 부패, 외국인과 외국문화로 인한 오염으로부터 공동체를 구한다. 셋째, 좌파가 주장한 소유의 혁명을 회피하고 가치의 혁명으로 대처한다. 넷째, 타락과 쇠퇴로부터 사회를 구한다. 지도자는 이러한 위기에 대해 전면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내부와 외부의 적들에 대항한 폭력 행사, 개인의 완전한 공동체 귀속, 혈통과 문화의 정화, 군비 재무장 및 팽창주의 전쟁이 그 해결책이었다. 파시즘 정권들은 위의 약속을 완수하기 위해 질주하는 힘, 다시 말해 ‘영구혁명’의 인상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야 했다.

그러나 현실의 제약은 이탈리아 파시스트를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 독일 내에 최종적으로 (나치즘 내부적 갈등을 제외한) 히틀러의 통치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집단이 없었던 반면, 무솔리니는 교황을 등에 업은 기독교민주당(DC)과 이탈리아 왕인 에마누엘레 3세의 왕당파눈치를 지속적으로 봐야만 했다. 즉, 파시즘의 양대 축이라 할 ‘민족’과 광신적 ‘열기’를 두체는 독점할 수 없었다.

여기서 이해되어야 할 내용은 ‘동형조직’이란 말인데, 동형조직이란 적법적인 관료체계를 대신하는 친위조직을 의미한다. 즉, 행정력의 바탕이 되는 사법권, 경찰력 나아가 군 조직을 포함한 대부분의 관료체계를 비합법적 당적 조직이 이를 대신 혹은 병행해 민주주의적 위탁권력을 횡행한다는 말이 되겠다. 추출되기 전까지 기존의 보수 집권세력에게 끊임없이 협조를 부탁할 수 밖에 없었던 무솔리니는 이 ‘동형조직’을 제도권 하에 두려고 했고, 반면 히틀러는 기존 관료체제를 동형조직화 혹은 대처했다.

여튼, 거시적 측면에서 볼 때 이와 같은 통치환경의 차이가 이탈리아 파시즘과 히틀러의 나치즘을 갈랐다. 또한 지도자의 개인적 성격도 영향을 미쳤다.


[7장 다른 시대, 다른 장소의 파시즘]

2차 세계 대전 추축군의 패망으로 ‘파시즘’은 막을 내렸는가? 전통적인 학자들은 파시즘의 시대가 1945년에 막을 내렸다고 주장해왔다. 1963년 독일의 역사학자 에른스트 놀테는 ‘파시즘의 시대’를 다룬 자신의 유명한 저서에서 1945년 이후에도 파시즘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파시즘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서 파시즘의 종말 주장은 의심받게 되었는데, 발칸 반도의 인종 청소, 공산주의의 몰락 이후 동유럽에 나타난 배타적 민족주의의 심화, 영국, 독일, 스칸다나비아 및 이탈리아에서 이민자 대상으로 한 ‘스킨헤드족’의 폭력 행위, 그리고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에서 권력에 새롭게 접근하는 극우 정당의 대두 등의 현상이 바로 그 원인이다.

특히나 극우 정당의 대두가 위험현상으로 주목받다. 앞서 말한 이민자 · 동성애자등의 소수자 집단에 대한 산발적 집단 폭력은 현상 자체는 과격하지만 파시즘의 1단계라 볼 수 있고, 동부 유럽의 인종청소는 극단적이긴 하나 ‘인종적 차이’라기보다 역사·문화·종교적 차이에 가까웠기에 전통적인 파시즘의 ‘인종 배격’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극우 세력의 세 집결의 경우는 파시즘 2단계에 해당되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일반 국민의 극우지지는 보통 장기적 경제적 침체를 바탕으로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에 이는 아직도 발전적 현상이라 볼 수 있기에 우려는 더하다.

만약, 종교적 파시즘이라는 것이 가능하다면, 극단적 이슬람 원리주의자보다 이스라엘 내에서 파시즘이 출현할 가능성을 검토해 봐야 한다(이는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스라엘은 지금 역으로 팔레스타인들의 반 이스라엘 봉기에 ‘민주주의적 민족주의의 양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8장 파시즘이란 무엇인가?]

간략하게 쓴다. 이 책의 저자는 파시즘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파시즘은, ‘공동체의 쇠퇴와 굴욕, 희생에 대한 강박적 두려움과 이를 상쇄하는 일치감, 에너지, 순수성의 숭배를 두드러진 특징으로 하는 정치적 행동의 한 형태이자, 그 안에서 대중의 지지를 등에 업은 결연한 민족주의 과격파 정당이 전통적 엘리트 층과 불편하지만 효과적인 협력 관계를 맺고 민주주의적 자유를 포기하며 윤리적 · 법적 제약 없이 폭력을 행사하여 내부 정화와 외부적 팽창이라는 목표를 추구하는 정치적 행동의 한 형태’ 라 할 수 있다.




Ps. 이 책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도 파시즘의 발현에 자유롭지 못하다고 본다.

양극화로 인한 경제적 침체의 가중화와 더불어 서민 계층의 상대적 박탈감, 다문화 정책에 대한 획일화된 정부의지, 집권 세력의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부재, (한국사회에서 전통적인 보수층이 보기엔) 공산 세력과 진보 세력이 뒤엉켜 집권세력에 대한 도전 가속화 등등이 바로 그것이다.

몇 가지 다행인 점은 가속적인 ‘특권국가’의 원천이 되는 ‘동형조직’의 부재와 ‘촛불시위’등에서 볼 수 있는 두 차례 민주화 운동으로 인한 비판세력존재 등이 진정한 의미의 ‘파시즘’국가로의 한국의 방향성을 제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한국은 전통적인 파시즘의 2단계 현상에까지는 이르지 않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낙관과 비관이 항상 혼재할 만큼 역동적이다. 새로운 세대들에게 예전이나 지금이나 후에나 ‘비판적 시민의식’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필요성은 여전하다.


ps2. 방금 주문한 책 받았습니다. 위에도 적었지만, '범죄의 해부학'이란 책입니다. '범죄 심리학의 아인슈타인'이라는 마이클 스톤 컬럼비아 임상정신의학 교수가 저자인데, 살인자 600명에 대한 심리를 분석하며 그 범죄를 '악'의 단계별로 해부해 서술 했다네요. 표지부터 으스스합니다. 표지가 바로... '전기의자형'에 처한 범죄자 사진 (연출이긴 합니다만;;)

저는 겁이 많은 성격이라 악몽 꿀까봐 겁나네요. 두려움반 기대반으로 책을 펼쳐 봅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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