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주말만 되면 아무 것도 하기가 싫을까?;; 남들은 주말에 시간 내서 책을 읽는다는데, 나는 ‘옳다구나!’하고 놀아 버린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평일에 페이스에 맞춘들 결국 독서 예정에서 어긋나버리기 십상이다. 반성은 반성대로 열심히 함에도 불구하고 교정행동이 못나오니 쩝……. 읽은 내내 나온, 소량의 다수와 대량의 소수가 공존하는 멱함수 법칙에 따르면, 나는 'L'자형 그래프의 어중간한 1인으로 보인다. 좀 더 오른쪽으로 이동해야 되겠다. 많이 읽는다고 다 좋은 건 아니지만, 한 달에 4권 정도는 수이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서문만 훑은 ‘뇌과학’ 책에서 사람이 정돈된 지식을 임계점이상 습득하면, 뇌의 조직변화가 일어나 통찰이 뛰어난 이른바 후천성 ‘천재’가 된다는데 이를 권수로 환산하면 대략 2000권이란다. 이를 기준으로 독서 목록을 작성한 작년부터 내 독서량을 계산하면, 작년 한해는 27권 올해 6월까지는 14권이니 18개월에 41권, 대략 달에 2.3권이니 869개월 약 72년은 읽어야 후천성 천재가 된다는 말이다. ㅠ.ㅠ. 내 나이 서른이 살짝 넘었으니 이는 불가능한 수치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그러니 조급함은 좀 덜고 최소한 둔재는 되지 않게 노력할 수 밖에……. 그나마 점차 독서에 속도가 붙는다는 데에 위안을 가진다. 링크를 다 읽었으니 나머지 부분을 재빨리 정리하고 다음 책으로 넘어가야 긋다.
링크, A.L 바라바시 지음, p.265 ~ p.423 (완독)
열두 번째 링크, 웹의 분화 현상.
대항해시대의 안개지역처럼 웹은 아직 미개척지이다. 웹은 여러 링크의 접근성 때문에 제한되어 있으며 몇 개의 대륙과 통로 그리고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97년, 검색로봇인 핫봇의 검색 범위는 전체 웹의 34%에 불과 했다. 그 당시 가장 인기 있는 검색엔진이었던 알타비스타는 28%, 라이코스를 비롯한 몇몇 검색엔진들은 고작 2%에 그쳤다.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 이후 주요 검색엔진의 대변인들은 일제히 ‘보다 많은 사이트를 검색하기보다는 양질의 사이트들을 중점적으로 인덱스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식으로 말을 바꾸었다.
그렇다면 이런 웹의 사각지대는 어떻게 생긴 것일까? 웹은 몇 개의 대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분절은 네트워크의 구조적 한계에서 기인한다. 노드 A-B-C-D의 방향성을 가지는 일련의 링크의 경우, 복귀할 때 D-C-B-A의 역경로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결국 방향성 네트워크에서는 원래의 노드로 되돌아오는 경로가 갈 때와는 전혀 다른 노드들을 거치게 된다. 바로 이 경로들이 웹의 항해성을 근본적으로 결정짓는다. 원리는 상단의 그림에 잘 요약되어 있다. 이는 인터넷 하드웨어의 발달로 부각되는 웹 평등성, 나아가 민주주의 쟁점과 확산에 모든 권리자가 참가 할 수는 없다는 현실적 한계를 뚜렷이 보여주는 결과이다.
열세 번째 링크, 생명의 지도.
흥미롭다. 이 장은 후쿠오카 신이치의 ‘생물과 무생물 사이’라는 생물학 에세이와 일맥상통한 내용이 많다. 20세기의 과학은 환원주의의 모티브로 진격해 왔다. 환원주의란, 복잡한 시스템을 단순한 부분으로 나누어 이 부분을 분석하면 전체를 알 수 있다는 주장을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 방법은 결국 복잡성(complexity)의 한계를 넘지 못한다. 쉽게 말해 1+1=2 이상이 될 수도 있으며 생명은 대부분 복잡성의 시스템을 가진다는 원리를 말한다. 앞선 독서일기에서 “네트워크에서 무작위적으로 선정된 노드를 파괴하는 경우 전체 노드의 80%가 제거된 뒤에도 나머지 20%는 단단한 균집을 형성하고 있음이 실험으로 입증되었다.”라는 문장이 나오는데 이는 신진대사 네트워크도 마찬가지다. 세포의 세계에서는 각 기능이 조화롭게 이루어지도록 조절하는 조절 네트워크(regulatory network)가 존재하며, 이렇게 구성된 네트워크를 단백질 상호작용 네트워크라 부른다. 유전자, 단백질, 기타 다른 분자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생물학적 네트워크가 세포 네트워크 안에 구성되어 있다. 게놈의 파악은 단순한 유전자의 나열에 그칠 것이 아니라, 세포 내 여러 구성요소의 연결에 대한 생명의 지도를 그리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이 구성요소의 연결에 대해 후쿠오카 신이치는 ‘동적평형’의 개념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참조: 후쿠오카 신이치, 동적평형, 은행나무, 2010.]) 이 단원은 뒷부분은 각 조절 세포와 병적 세포에 대해 케이스별로 설명되어 있다. 하나하나 기재하긴 무리일 듯.
열네 번째 링크, 네트워크 경제.
몇 가지 중요한 고찰이 나온다. 앞서 실제적 이득의 경우, 동질성이 강한 강클러스터 사이의 링크에서 비롯된다기 보다는 강클러스트 사이를 잇는 약클러스터 링크에서 발생함을 알 수 있었다. CEO 구성도 이와 같은데, 버논 조르단(Vernon Jordan)을 예를 들었다. 버논 조르단은 미국 재계라는 좁은 네트워크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으로서 존재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많은 회사의 이사회에 동시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 네트워크 체재를 유지하는 것은 대기업이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물론 경영에 있어서도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이다. 이사회의 구성에서 79%의 사람들은 한 회사에 몸담고 있고, 14%의 이사들은 두 개의 회사에 소속되어 있으며, 7% 사람들은 셋 이상의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이를 여섯 단계 분리 이론에 비추면, 사실 674명의 주요 이사들로 구성된 이 네트워크에서도 한 노드가 평균 4.6명과 악수하면, 영향력 있는 모든 이사들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측면에서 버논 조르단은 특별하다. 그는 10개의 회사에 이사로 선임되어 있으며, 그와 함께 이사로 직접 링크된 사람의 수만도 106명에 달한다. 조르단은 3명만 악수를 하면 거의 1000개의 회사 이사와 서로 연결될 수 있는 핵심적인 인물이다. 평균 4.6명에 비해 압도적인 수치이다.
또 하나, 일개 노드가 , ‘노드 - 커넥터 - 허브 - 핫스폿’으로 발달되는 네트워크상 성장과정에서 접근성과 파급성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예가 주로 나오는데, (내 생각으로는) 이를 한국적인 예로 바꾼다면, 다음(daum)의 한메일(hanmail.net)을 들 수 있겠다. 한국의 월드와이드웹의 접근성은 1999년과 2000년에 폭발적으로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그에 따라 개인들은 인터넷의 한 거점이 될 수 있는 메일에 대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촉발되었는데, 여타 메일 서비스는 이를 소액이나마 ‘유료’로 선정한 반면, 한메일의 경우는 ‘무료화 시켰고’ 메일의 말미에 ‘다음’의 ‘광고’를 일괄 실었다. 이는 96년에 서비스된 핫메일(hotmail.com)의 접근 방법을 그대로 차용한 셈이다. 경제학에서 ‘수확체증의 법칙(Increasing Returns of Scale)’ 이른바, ‘눈사람 굴리기’식 발전을 이뤄낸 것이다. 이는 앞서 말한 ‘승자 독식’과도 유사점이 있다.
마지막 링크, 거미 없는 거미줄.
지은이의 저자 후기이다. 정하웅 박사에 대한 소개가 재미있다. 여러 네트워크는 복잡계를 구성하는 구성원들 사이에 상호연관성을 기술하는 하나의 방법이 되고, 노드와 복잡계의 상호의존성을 기술하는 역할을 한다. 그 예로서, 알카에다의 9.11 테러 상의 조직도를 들었다. 자기 조절이 존재하는 그물망이라는 것이다.
……. 이 책 굉장히 유용한 책이다. 사업에는 전혀 소질이 없긴 한데, 그냥 펜대 굴림으로 내가 막연히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면 될라나?‘ 라고 생각했던 부분의 사업계획이 실제적 세워지는 느낌이다. 응용할 수 있다면 굉장히 잘 써먹을 수 있다 본다. 기획이 많은 샐러리맨이나 개인 사업자들은 한 번쯤은 꼭 읽어 봤으면 한다.
Ps. 그 덕분에 다음으로 가볍게 보려고 했던, ‘만화 미국사’의 구입이 네트워크 이론의 응용 부분인 ‘스마트 월드’로 바뀌게 되었다. 이에 대한 프리뷰는 다음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