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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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 짧은 독서 일기. (여러 교양서 단평) (0) 2011/06/21 PM 08:14
귀차니즘에 못이겨서 짧게 쓴 독서 일기입니다. 아주 안쓰는 것 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예전 꺼 찾아 올려봅니다. 제가 대학 때 읽고 평한 도서입니다. 문장이 개떡같아 부끄럽네요. =.='




「장미의 이름」, 움베르트 에코

에코의 책은 대학생, 특히 인문계열 학생들에겐 필독서라 생각한다. 추리소설의 탈을 쓰고 있기는 하나, 사실 중세의 부조리와 맞서는 근대인, 즉 근대적 사고의, 다시 말해 진보적 사고의 유용함을 강조한 듯 보인다. 그렇지만 이렇게 단정 짓기에도 어려운 소설. 복합장르.



「교양: 사람이 알아야 되는 모든 것」, 디트리히 슈바니츠

부제가 몸서리쳐지듯, 이 책은 전체적인 교양서이다. 독일의 교육제도 설명에서부터 시작하는 이 책은 근현대사의 유럽사, 문학사, 정치제도, 희곡, 철학, 발명 발견, 화술, 그리고 알지 않아도 될 것 등. 방대한 내용을 재미있는 해설로 풀어내고 있다. 특히나 -세상을 움직인 책- 부분을 보면 역사가 역사적으로 미묘한 사안에 있어 항상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음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다. (이 책을 누구 빌려줬는지 기억이 가물해서 결국 못 찾았습니다. 아우! 지금 생각해도 짜증이 몰려오네요. ㅠ.ㅠ)



「한국현대사산책」, 강준만

강준만 선생의 저서는 우선 방대한 그리고 치밀한, 놀라운 자료로 가득 찬 주석이 눈에 띤다. 만여 개에 달하는 text의 수집!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작가의 노력은 돋보이나 민중 편향을 지니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역사가 항상 승자의 기록을, 즉 기득권의 역사를 기록한다고 본다면 이 글은 핍박받은 민중의 입장에서 역사를 서술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그의 책이 100% 진실에 가깝다면 한국의 현대사가 소수가 다수를 지배한다는 중세적 사고가 지배한 암흑기라는 사실이다. 논픽션은 언제나 픽션이상이다 라는 명언이 빛을 발하는 수많은 소시민의 에피소드가 나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철학 읽어 주는 남자」, 탁석산

중고교생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철학 입문서이다. 입문서가 의례 그러하다는 편견은 버리는 게 좋다. 시시콜콜한 철학자의 생애나 고리타분한 철학사를 말하지 않는다. 현재 철학이 어떤 위치에 있으며 한국철학이 나아가야하는 방향, 현재 인문학에 대한 비판, 그리고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사소한 일상에 있어 철학하는 방법을 깨닫게 해준다. 부록으로 추천 도서의 목록이 망라되어 있는데 이게 배움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큰 선물로 다가온다.




「천재 A반을 위한 철학」, 톰모리스

철학이 어렵다는 편견은 이제 버려도 될 듯하다. 이 책은 「철학 읽어 주는 남자」의 추천 도서이기도 하다. 제목이 우선 흥미로웠다만, 사실 이 책은 「천재 A반의……」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실제로 검색 후 「천재 A반을 위한 마사지」란 제목을 발견하고 실소한 기억이 있다.

저자인 톰 모리스는 「아리스토텔레스가 GM을 경영한다면」이란 책으로 일약 유명해진 철학 교수이다. 덕분에 이 책은 철학의 기본에 충실하다. 수많은 개념어와 복잡한 이론, 가끔 이해되지 않는 전개 등 철학서의 성격이 다분하지만, 이 모든 걸 상쇄시킬 만한 저자의 집필의도에 충실한 내용 전개 덕에 빛이 난다고 하겠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일상에서 한 번 쯤 생각해 봤던 물음으로부터 철학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왜 죽음을 두려워할까?’,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 ‘신은 존재하는가?’ 등 한 가지 물음을 정해놓고 그에 대답한 수많은 철학의 요지를 저자는 친절한 설명으로 독자를 반성적 사고에 이르게 한다.

추천대로 놀라운 책이지만 결정적인 흠은 번역이 짜증날 정도로 어설프게 되어 있다는 것! 군데군데 영어식 문장이 눈을 찌푸리게 했다. 좋은 번역가가 다시금 번역했으면 한다.




Ps. 이 중에서 철학 입문서로 「천재 A반을 위한 철학」은 정말 강추입니다. 그리고, 강준만 선생님의 「한국현대사산책」은 두말하면 입이 아픈 명저 중에 명저! 흠.. 그리고 나머지 책들도 추천입니다. 탁석산씨는 그 뒤 저서들 보면 조금 실망스럽기도 합니다만, 위의 책은 '삶 속 철학하기' 측면에서 도움이 분명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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