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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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 10월 도서 프리뷰 닥치고 정치 외 (1) 2011/10/11 AM 09:05
일단 독서 일기를 쓰기 전에 잡담을 좀 할까 합니다. 요 근래 개인적으로 결과적인 뻘글을 많이 써서 심신이 피로하네요. 저의 사고방식이 타인과 그렇게까지 차이가 나는가에 대한 고민도 해 보았습니다. 하긴, 여자 친구와의 데이트에서도 저는 신변잡기도 신변잡기지만, 주된 화제는 요즘 세상 돌아가는 일이나 책에서 보았던 (제게는) 재미있었던 내용을 자주 소개합니다. 여자 친구는 주로 듣는 편이지요. 반면, 여자 친구는 드라마를 자주 보는데, 저는 드라마를 안보는 편이기 때문에 여자 친구는 제게 드라마 이야기를 안 합니다. 대화의 불균형이죠. 가끔 반성합니다만, 생활 패턴이라는 게 쉽게 바뀌지는 않더군요. 다행인 것은 여자 친구가 제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는 편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안다행인 것은, 다수의 주위 사람은 흥미가 없다는 거지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다른 이와 대화의 폭이 좁아진다는 역설을 겪고 있습니다. 사회성이 없다는 건 아니고(;;), 신변잡기나 TV 프로그램의 화제가 이어질 때는 주고받을 수 있지만, 돌아가는 세태나 어떤 설명이 필요한 화제에서는 제가 주로 말을 하고 주위는 듣는 일방적 상황이 벌어진다는 거지요. 그래서 난감할 때가 간혹 있습니다. 무슨 수준이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책에서 본 내용을 화제에 맞게 몇 개 주워 삶는 건데… 이게 설명이 되어 버려 대화를 끊는 겁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친구: 요즘에 온라인에서 말이 많은 것은 사람들이 여유가 많아서 그래. 그러니 악플도 생기고 사회 문제가 생기는 거지.

꼬라박지호: 이제는 세상이 바뀌는 거지. ‘클레어 셔키’라는 사회학자는 이 여유 있는 대중을 ‘인지 잉여’라고 표현했는데, 이제부터 대중운동은 이 ‘인지 잉여’를 놀이로서 비의식적 조직화를 일구어낼 수 있느냐의 여부가 승패를 가늠할거야.

친구: ……. (다른 화제를 찾는다)


이런 패턴입니다. 다른 분이 보시기에도 좀 답답하지요. 저도 요즘 답답합니다. 사실 문제는 이와 같은 책의 내용을 일상의 언어로 비유적으로 풀어내야 된다는 건데, 아직까지 저는 ‘발췌’와 ‘나열’만 가능한 수준이니, 결국 수준 미달이 원인이 되는 셈입니다. 좀 더 배우고, 말하는 법을 좀 가다듬어야겠습니다. 그럼 잡담이 길었네요.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Ps. 그런데 위의 패턴이 저로서는 정말 억울한 게, 제가 무슨 거창하게 수준 높게 이야기 하는 건 절대 아니거든요. 그럴 수준도 전혀 못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이야기한다.'라고 오해받으니……. 아. 그리고 재미있어 하는 친구들도 있기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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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선정! ‘이달의 도서’

원래 책을 살 때는 숙고를 좀 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요번 달에는 크게 고민을 못했다. 이유는 밀린 게 많아서이다. 저번 독서 일기에도 적었지만, ‘화학으로 이루어진 세상’은 결국 100p의 고비를 넘지 못했고, 7월 말에 구입한 ‘인상주의의 역사’도 게으름에 치여 겨우 1/5만 읽었을 뿐이다. 변명하자면 두 책 모두 해당 분야의 초보에게는 불친절한 구성이라는 공통된 분모가 있기는 한데, 이는 연말에 ‘지난 한 해 읽다 포기한 책 특집’에서 좀 세밀하게 다뤄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 이 달 급여 받자마자, 라이브 1년치, 피파12, 기어즈3를 구입했기 때문에 책에 돈 넣을 여유가 정말 간당간당했기 때문이다. 결국 돈 씀씀이가 문제다. 두 달 연속 이렇다는 것은 분명히 반성해야 될 일이다. 그런데……. 다음 달에는 언챠3도 나오고 세인츠로우3도 나온다는디여……. 오~. 신이여!

10월 맞이 ‘이달의 책’을 소개하겠다.

1. 닥치고 정치, 김어준, 푸른숲, 2011.



이 책의 선정 이유는, ‘시기에 밝기’로 했기 때문이다. 요즘 ‘나는 꼼수다’라는 인터넷 방송이 굳이 설명을 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유명한데, 그 마당을 기획한 사람이 바로 딴지 일보 총수인 ‘김어준’이다. 그 김어준이 책을 냈다니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구입해서 읽었다. 문제는 이 프리뷰를 쓰는 마당에 벌써 다 읽었다(;;) 이 달 도서 구입에 추경이 필요할 듯.

일단 ‘나는 꼼수다.’ 애청자라면 익숙한 내용이 나온다. 책이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2, 3, 4장은 BBK와 삼성 에버랜드관련 불법 증여, 천안함 마케팅에 관한 내용이 주로 되어 있다. 한 번쯤은 들어 본 내용이라 정겹다. 책 자체는 방송의 즉시성을 보충할 수 있게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음에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게 바로 이 중복성이다. 나꼼수를 많이 듣는 사람들은 책 중반부부터 힘에 부칠 수 있다. 나도 이 부분은 졸면서 봤다. 알아서 지겨운 게 아니라 몰라도 들은 이야기라 지겹다는 거다. 뭐 자세한 이야기는 본격적인 독서 일기에서 하기로 하고, 일단 큰 두 줄기는 김어준은 방법론적으로 기존 정치평론과 다른 스텐스를 취한다는 것이다. 정치인은 ‘에띠튜드(자세·태도)’로 논하고, 정치 현황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은 ‘본능·감성’으로 논한다. 이는 매우 신선하다. 정치는 지성이 아니라 감성이었던 것이다.


2. 무한으로 가는 안내서, 존 베로, 해나무, 2011.



이 책은 표지와 부제 때문에 샀다. 책의 부제는 ‘가없고 끝없고 영원한 것들에 관한 짧은 기록’인데, 이는 관념의 역설이다. 이 역설은 우선 나의 오해에서 비롯되었음을 밝힌다. 나는 ‘가없다’를 ‘가엾다’로 읽었다. 그래서 ‘넓어서 외로운’으로 이미지화했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받아보니 부제의 문구는 ‘가없다’였다. 가없다는 의미는 끝없다는 건데, 결국 동의 반복이었던 셈이다. 하. 오히려 가엾다라고 했으면 더 센스 있는 부제이지 않았을까? 표지 사진도 텅빈 플렛폼이라 고독이 넘쳐 보이는 마당에……. 뭐 여튼.

책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 ‘무한’에 대한 설명이다. 사실 이런 식의 의미 부여는 일반인들은 거의 하지 않는 사고이지 않을까? 이런 무한의 개념은 의례 수학자나 물리학자들에게만 통용되는 특수용어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매력 있는 이유는, 이 책의 저자가 이 낯설어 보이는 ‘무한’이라는 용어는 이미 사람들의 일상에 녹아 있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신’의 이름을 빌어서.

스콜라 학파를 넘어 교부 철학 즈음에 그 당시 철학자들의 첨예한 논쟁 중 하나가 보편자 · 개별자 논쟁인데, 쉽게 말해서 보편자는 우리가 현실에서 어떤 색을 보고 빨간색이라는 색깔로 이름 붙일 때, 이의 인식에서 우리는 ‘빨간색’이라는 이데아를 선취하고 있고 이 이데아에 맞추어서 그 색을 빨간색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라고 설명하는 논리이다. 반대로 개별자는, ‘빨간 사과, 빨간 소방차, 빨간 신호등’등의 ‘각기 빨간색의 현상들’의 공통점을 우리가 임의로 ‘빨간 색’이라 이름 붙이는 것이다. 라고 설명하는 것이다. 지금 사람들이 보면 왜 이게 논쟁이냐 하면, 보편자를 부정하면 ‘제 1원리이자 제 1원인’인 ‘신’의 존재가 부정되기 때문이다.

갑자기 요 설명을 왜하냐 하면, 저자는 이 논리로 무한 또한 ‘신’의 개념으로 등치시키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 같은 비유는 단순히 관심 환기의 기술적 방법이지만, 곰씹어 생각해 보면, 필멸자인 우리가 불멸자를 꿈꾼다는 것은 그 상상의 표상이 개개인마다 다양할 뿐 그 본질은 아무래도 ‘본능’이지 않을까 싶다. 그 ‘본능’이 어떤 분야에서 표출되어 왔고 어떤 방법으로 전개되어 왔는지 소개하는 게 바로 이 책이다. 흥미 돋지 아니한가? 단 좀 흠이라면, 앞서도 말했다시피, ‘수학’과 ‘물리학’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태생적으로 어쩔 수 없는 건, 저자가 천체물리학자라는 점.


3. 인상주의의 역사, 존 리월드, 까치, 2006.



이 책은 7월의 책에 한번 소개했음에도 다시 적는 이유는, 요번 달에 마저 볼 결심과 동시에 뭔가 간략한 설명이 필요할 듯해서이다. 이 책은 예술에 있어 인상주의 사조가 어떻게 전개되었는가를 수많은 화가들의 기록을 살피면서 전개되는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집필 방식이 ‘개론’이 아니라 전적으로 ‘각론’이다. 대개 초보자를 위한 미술 교양 도서를 보면, 거대한 흐름부터 설명하고, 흐름에 영향을 준 역사적 배경, 또 대표적 당대 예술가의 대표작을 소개하는 식이다. 이런 구성에서 잘된 책은 진중권의 ‘미학 오딧세이 시리즈’이다. 이 시리즈는 인간의 미학이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를 철학과 버무려 작품의 창작 원동에 대해 풀이하고 있다. 즉, 중세 미학의 평면적 구성은, ‘중세가 ‘신의 세기’로서 작가들이 무엇보다 ‘본질’에 대해 중시했기 때문에, ‘원근법’이라는 눈에 보이는 식의 방법은 일종의 ‘눈속임’이며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였기에, 회화의 그림들이 그 크기 그대로 모사되었다.’는 설명이다. 초보자로는 이런 식의 설명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반면, 위의 ‘인상주의의 역사’는 이런 친절한 방향성이 전무하다. 인상주의에 대한 개념적 설명도 나오지 않는다. 다만, 인상주의 시대에서 각 화가들이 어떻게 활동했는가를 있는 그대로 조밀 · 세밀하게 보여줌으로서 인상주의라는 거대한 사조가 각 화가들의 어떤 활동에서 비롯되었는가에 대해 보여줄 뿐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은 ‘전기(傳記)의 총합’이다. 그렇기에 이 책 또한 장단이 분명한데, 전에 ‘화학으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한 표현을 재탕하여 써먹어 본다.
[ 책의 구성이나 내용자체가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컬러풀한 사진과 오밀조밀한 예시는 좋은 해설자(viewer)만 있으면 빛을 발휘할 여지가 충분하다. 결국 이 책은 출발자(beginner)가 아니라 달리는 이(runner)를 위한 책이다. ]





Ps. 근 시일내에 ‘닥치고 정치’로 뵙겠습니다.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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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와의 대화 ㅎㅎ

요즘 이야기도 좋고, 단순한 드라마 이야기도 합니다.

저는 책도 많이 보지만, 드라마도 굉장히 많이 봅니다..

왜 드라마 같은 컨텐츠를..여자들이 좋아하는지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느끼면서 보면

그것도 나름 사회를 알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ㅎ

아.. 댓글 대화.... 문제점을 잘 알고 계시니 패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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