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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 내 아들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4) 2011/11/22 AM 11:30

※ 내 아들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필립 체스터필드, 을유 문화사, 2001.


사람은 성장한다. 수정부터 사망까지. 이 80여년의 과정을 우리는 인생이라 부른다. 절대 다수의 사람들은 인생을 양적으로 풍요롭고 질적으로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 ‘교육’을 받는다. 교육을 받는다는 정의는 그 테두리가 워낙 광범위해서 정확히 규정지을 수는 없지만 한 개인이 인생을 살아오면서 받은 모든 긍정적 영향을 ‘교육’이라 단언해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사람은 이런 교육을 삶을 위해서 대물림한다.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아비가 세상에 어디 있겠냐만은, 사랑을 정례화된 실천으로 옮기는 아비는 확실히 드물다. 영국의 정치가이자 외교관인 필립 체스터필드(1694~1773)은 이러한 점에서 비범한 아비라 할 수 있겠다. 그는 그가 네덜란드 대사로 헤이그에 근무 중일 때 아들 필립 스탠호프에게 다수의 편지를 보냈는데, 이 서간문들은 체스터필드의 사망 후 바로 출간되었다. 그 서간문이 바로 오늘 소개할 『Leetter to his son』이다.


이 책은 청년기에 들어서 있는 자신의 아들을 위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나는 지금 무엇보다도 네가 마음 깊이 새겨주기를 바라는 것이 있다.’라고 시작되는 그의 첫 편지는 단순한 잠언이 아닌 세세한 길잡이로서 살아있는 충고이다. ‘노력을 하지 않고 자란 거목은 없다.’, ‘상대방도 너와 똑같은 자존심을 가지고 있다.’, ‘친구는 너의 인격을 비추는 거울이다.’ 등의 충고는 현재의 청년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귀중한 덕목을 제시하고 있다.


그중에 흥미를 끈 내용은 허영심에 관련된 내용이다. 저자는 허영심에 대해 긍정한다. 물론 과유불급이라 그가 긍정한 것은 ‘적당한 허영심’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때로 철학자들은 허영심을 인간이 지닌 가장 천박한 마음이라 부른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허영심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의 나라고 인격이 형성된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허영심은 사실 인간을 출세시키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집단으로 볼 때, ‘겸손’을 미덕이라 생각하는 한국 사회에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격언이기는 하지만 원래 인간은 감정으로 발전하는 동물이 아니었던가? 나 스스로가 허영심이 많다고 자조하고 있었기에 이러한 그의 말은 약점을 긍정하라는 충고로 바뀌어 내게 다가왔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대목은 ‘왜 젊었을 때 역사에 관심을 갖는 일이 중요한가?’ 라는 대목이다. 그는 역사는 올바른 판단력과 분석력을 길러 주는 최고의 재료라 정의했다. 현재 한국의 정규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인문교육이 취약하다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더욱 취약한 것이 바로 역사와 철학교육이다.


정규교육과정의 역사 교육은 한국의 청년들에게 삼국, 고려, 조선이라는 현실과 직접 연관되지 않는 내용을 주요 역사로 가르친다. 빛바랜 풍경사진이 무가치하듯 현재의 삶과 괴리된 내용의 가르침은 그 역시 무가치하다 할 수 있겠다. 역사를 통해 현재를 통찰하고 미래를 대비해야 옳다 하겠는데, 옛이야기만 읊어대고 당장의 현실을 통찰해 낼 수 있는 근현대사에 무관심하니, 이는 스스로 방조하는 셈이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현시대 교육관의 틀에서 비추어 볼 때, 필립은 ‘전인교육’을 바란 듯하다. 그가 아들에게 바란 교육 내용은 다양하다. 정치, 역사, 군사, 문화, 철학 등. 이러한 교육 풍토는 당시 영국 상류층의 교육과 부합되는 듯 보였다. 특히나 귀족의 자제로서는 그다지 상관없는 항해술까지 ‘익혀두면 좋다.’라고 말한 걸로 보아 더욱 그렇게 보인다.


책을 덮고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그의 아들인 필립 스탠포트가 어떠한 인물로 성장했는가를 찾아보는 일이었다. 그러나 경악스럽게도 이렇게 훌륭한 교육적 관심을 받은 그의 아들은 영국 역사에 별 이름을 남기지 못했다. 분명 저자 체스터필드는 내심 실망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크게는 마음 아파 하지는 않아도 될 터이다. 그의 글은 이미 그의 아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청년들에게 훌륭한 삶의 나침반으로 생생하게 살아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책에서 엿볼 수 있는 저자의 지적인 성찰, 인생에서 나오는 연륜 있는 통찰력 보다 가치 있는 건 다름 아닌 아들에 대한 자애로운 사랑이란 사실이 이 책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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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다치는 바람에, 요즘은 학부 때 쓴 걸 발굴(;;)해서 올리고 있는 형편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영 재미가 없네요. 책도 옛날 거라 흥미도 떨어지고 무엇보다 지금 생각을 못 적어서 그렇습니다. 그러나, 읽으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독서일기를 올해 4월 부터 시작했지 싶은데, 벌써 60회나 올렸습니다. ^^. 올해 내 목표가 한 50회 정도였는데요, 올린 횟수가 바로 도서수와 직결되지는 않습니다만, 나름 꾸역꾸역 적어왔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네요. 당장의 목표는 독서 일기 100회 업뎃 달성과 10만 히트 입니다. 아~~. 내년에는 되어야 가능할 듯 하네요. 여튼 즐거운 하루 되세요~`.

Ps. 붕권외길인생님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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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탱™    친구신청

주제가 좀 뻔하긴 하지만 읽다보면 속이 깊은 내용들로 이루어진 책이죠. 집에 같은 책이 개정판으로 2권정도 있습니다 ㅎ

푸뇽푸뇽    친구신청

제가 어렸을 때는 이름 때문에 십이십이라고 불리고 그런적이 있었는데
근현대사 교육은 정말로 필요 한것 같습니다.

제가 아무리 공대생이라지만 전후 우리나라의 사회/정치적 큰 사건들의 내용 및 자세한 날짜 같은걸 1~2년전에서야 겨우 다 알았으니 말이죠.

Exige S240    친구신청

좋은 글입니다. 스크랩 좀 해갈께요

꼬라박지호    친구신청

현탱™ // 뻔한 주제를 깊이 있게 쓰기란 어려운 법이죠. 솔직히 학부 때 읽은 거라 기억은 본듯 만듯 합니다. ㅡㅡ;;

푸뇽푸뇽// 진짜 중요하죠. 자신이 토대로 삶고 있는 땅을 되도록 정확히 알아야 자기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되는가를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ige S240//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흠.. 이건 반쯤은 개인적인 글이라 스크랩은 좀 지양해 주셨으면 ^^;, 링크면 얼마든지 환영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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