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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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 2월에야 쓰는 1월 독서 목록 개괄. (1) 2012/02/07 PM 12:19
※ 본격 2월에 쓰는 1월 독서 일기 프리뷰.

독서 일기 쓰면서 이처럼 게을러 본 적이 처음인 듯합니다. 대학원 핑계를 대고도 2주나 지났는데, 독서 관련 글쓰기는 근처도 안가네요. 그렇게 미루고 미뤄서 2월 둘째 주나 되어서야 1월 도서 프리뷰를 할까 합니다.


저번 게시물에 독서 계획에 대해 몇 자 끄적였습니다. 간단히 줄이자면, 제 나름의 분류법으로 책을 나누자면, 책은 분야별로 총론, 개론, 각론, 세론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중 총론은 한 분야라기보다 전체 지식을 전반적으로 모아 모아 모아서 개괄한 책이라 할 수 있는데요, 경험상 연초에 총론에 해당되는 책을 읽으면 분야별로 호기심을 당길만한 부분을 찾기가 쉬워 한해의 흐름을 만들기 용이합니다. 그래서 1월의 책으로 총론으로만 몽땅 사는 만행을 저질러 버렸습니다;;. 총론의 단점은 ‘무척 두껍다.’는 건데요, 자칫 질리기가 쉬운데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모르긴 뭘 몰라!)


사실 돈 때문입니다. 저는 유일하게 아이쇼핑하는 게 책인데요,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할 때마다 목록을 좀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도 아래의 책 세 권 모두 50% 세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적립금 몽땅 소비하니 3권 합계로 정가 11만원이 넘는 돈을 5만원 이하로 아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게 영세 출판사를 죽이는 형태이긴 합니다만, 저로서는 소시민이라는 핑계를 좀 대 볼까 합니다. ㅠ.ㅠ) 책을 펼쳐보니 정가 정도의 가치는 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이제 문제는 지속력! 그 때문에 2월의 책은 좀 더 가벼운 걸로 골랐습니다. 어쨌든 밀린 책들을 보니 한숨이 절로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세권 도합 2800p입니다. ㅠ.ㅠ





※ 철학 - 사람이 알아야할 모든 것, 남경태, 들녘, 2007.


이 책은 남경태씨가 썼기에 샀습니다. 물론 저 뿐만이 아니라 절대 다수의 분들이 저자를 보고 책을 구매하시지요. 그런데 저자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무엇이냐면, ‘철학’이라는 낯설다는 선입견을 본질적으로 지닌 분야는 대중적으로 풀 수 있는 저자가 크게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통 철학 개론서로 추천 받는 책들은, 요한네스 힐쉬베르거의 ‘서양철학사’나, 한스 요하임 슈퇴리히의 ‘세계철학사’ 정도입니다. (더이상은 제가 견문이 좁아 모르겠네요;;) 공통점은 두 분 모두 독일로 대표되는 대륙철학자라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세계철학사는 깔끔하긴 하지만 딱딱하다는 인상이 강했고, 서양철학사는 아직 읽어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세계철학사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다 라는 평이 많더라구요;; 자. 이런 와중에서 남경태씨의 ‘철학’은 한국어 화자에게 큰 선물이 됩니다. 이유로 첫째는, 일단 우리말 원전이라는 게 문장의 이해도 측면에서 강력한 무기가 되고 둘째는 남경태씨의 문장이 워낙 재기발랄하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으로 어려운 내용들 사이에서 딱딱 터지는 특유의 유머가 독자를 종종 웃게 만듭니다. 특히나 철학의 발전을 ‘세계론’, ‘인간론’, ‘인식론’의 세 구성으로 나누어 인간의 성장에 빗대 설명한 부분은 철학이 어렵다는 편견을 깨는데 충분합니다. 인용해 봅니다.

[ 철학사 전체를 관통하는 이 세 단계는 한 개인의 의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누구나 어린 시절이 있었으니 잘 기억해보자. 막 의식이 싹틀 무렵 아이는 먼저 주변 세계에 관심을 가진다(세계론). 주변 세계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쌓이면 사춘기가 되어 자기의 존재에 관해 묻기 시작한다(인간론). 그리고 마지막에 내가 세계를 바라보고 대하는 방식이 과연 옳은지 어떤지 고민하게 된다(인식론).]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 철학 개론치고는 페이지가 적다는 것도 입문자에게는 큰 장점이 됩니다. 어려운 책 다 읽었을 때 그 만족감! 철학의 개괄에 주석 포함하여 600p만 보면 된다니!! 참 좋죠? ^^ 지금 중세철학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Ps. 한국에서 대중 철학가로서 유명하신 분은 남경태씨를 제하고는 ‘철학 vs 철학’의 강신주씨 정도를 꼽을 수 있겠네요. 제가 철학 입문하게된 계기가 ‘철학 읽어 주는 남자’의 탁석산씨였는데... 이 분은 요즘 무얼 하시는지..





※ 생각의 역사 1 : 불에서 프로이트까지, 피터 왓슨 지음 · 남경태 옮김, 들녘, 2009.




※ 생각의 역사 2 : 20세기 지성사, 피터 왓슨 지음 · 이광일 옮김, 들녘, 2009.


카~~. 제목 참 거창하지 않습니까? 생각의 역사라... 앞서 말한 ‘철학’은 그래도 ‘철학’이라는 한 분야를 소개하는 것이었는데, 요번에는 아예 생각의 역사랍니다. 그 때문에 철학, 사학, 과학, 미학, 의학, 경제학 등등 인류사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 분야의 하이라이트는 몽땅 출동합니다. 애당초 집필 목록이 인간 발상의 역사를 따라간다는 건데요. 오죽하겠습니까? 이 책의 선정 이유도 옮긴이가 남경태씨이기 때문입니다.(사고보니 2권 번역은 다른 분이라는 사실;;) 어려운 내용일수록 독자가 따라붙기 위해서는 글쓴이나 옮긴이의 선택이 참 중요합니다.


훑은 후 발견한 재미있는 사실은 이 피터 왓슨이라는 분도 생각의 발전을 3단계로 나눌 수 있다고 보십니다. 역사 발전의 변곡점을 ‘총, 균, 쇠’로 나눈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시각이나 우리가 대개 근대의 3요소라 꼽는 ‘자석(나침반), 화약, 인쇄술’처럼 역사의 티핑포인트를 3가지로 나누었다는 거죠. 거기에다 앞서 말한 것처럼 철학의 발전도 세 분야로 나눌 수 있다니……. 아무래도 3이라는 숫자는 만국공통으로 어떤 의미가 다분한 수사인 듯합니다. 또한 눈길이 간 게 19세기 학문과 20세기 학문의 근본적 차이를 설명한 부분입니다. 19세기까지는 과학으로 따지자면 (자연) 현상에 대한 해석 혹은 현상의 응용이 주된 초점이었는데, 20세기부터는 현상 자체에 대한 원인을 찾게 되었다고 하네요. 대표적 신플라톤주의자인 플로티노스의 표현을 따라한다면, 19세기 인간까지만 해도 누스(Nous: 영혼을 움직이는 힘, 물질 변화의 원동)를 파악하는데 그쳤다면, 20세기 인간은 아르케(arche: 모든 것의 근본, 본질, 시원)의 변용까지 시도하고 있다 할 수 있겠네요. 현대 물리학의 결과를 떠올리시면 쉽게 이해되실 듯 합니다. 여튼 이제야 각권의 서문을 읽은 단계이니 뭐라 평하기는 어렵겠네요. 열심히 달려 보겠습니다.


자. 이렇게 1월 프리뷰를 마치겠습니다. 다시금 읽어보니 남경태씨 이야기 밖에 안했네요;; 총론이란 게 참... 쓰기가 어렵습니다. 권당 1200p나 되니 프리뷰조차 어렵네요. 올해 내도록 봐야겠습니다. 위 책들의 리뷰는 연말이나 되어서야;; 그럼 다들 추운 겨울 건강 조심 하세요~`. 다음 번엔 2월분 독서일기 프리뷰로 뵙겠습니다. 2월분은 좀 얇고 가벼운 걸로 골랐으니 2월 분량부터는 꼬박꼬박 써야겠습니다. 여러분~~`. 저에게 힘을 주세요~~`. ㅋㅋ. _(_.,_)_

ps. Destinycs_July님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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