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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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 2월 윤날에야 올리는 2월의 책 훑어보기. (1) 2012/02/29 AM 08:58
아. 1월책을 두터운 걸 산 거라, 이거 뭐 진도가 영 나가질 않네요. 2월달 리뷰는 써보지도 못하고 3월 프리뷰를 써야할 판... 혹시나 기대하시는 분들. 죄송할 따름입니다. _(_.,_)_



※ 2월 독서 일기 프리뷰.

이번 달 책은 좀 가벼운 걸 골랐습니다. 1월달 책들을 워낙 굇수같은 걸 골라서 말이죠. 이제 1월 책 훑어보기 하고 있는데요, 2월 책 사려고하니 숨이 좀 막히더군요. 그래서 나꼼수팀 응원한다는 의미로 관련 서적 2권을 먼저 집고, 대중운동 관련한 서적 1권을 골랐습니다. 사실 나꼼수 관련 책은 대다수를 읽은 터라 내용은 한 번 본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응원한다는 의미로 샀습니다. 자신의 생계와 모가지를 걸고 열심히 뛰는 사람들에 비해, 저는 매번 소시민이라는 방패 뒤로 숨는 것 같아 부끄럽기 그지 없네요. 저도 좀 대범해지고 싶습니다. 미래권력들 활동을 하기는 합니다만, 언제나처럼 한발 걸치기 수준입니다. 여튼 2월 도서 프리뷰 시작하겠습니다.




※ 건투를 빈다, 김어준, 푸른숲, 2008.

이미, 읽었기 때문에 프리뷰와 리뷰를 같이 합니다.

예전에 본 책입니다. 이게 요즘 나꼼수 붐을 타고 새롭게 부상되네요. 다시 읽어도 참 좋은 책입니다. 김어준씨가 분야별 고민을 듣고 상담해 주는 Q&A 방식인데요. 수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관통하는 몇 가지 시사점이 있습니다. 첫째로 욕망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입니다. 사람 행동의 원동력을 명분이 아니라(대의든, 소의이든) 욕망에 기반해서 분석합니다. 어쨌든 삶이란 한 마리 동물로서 리비도(융은, 이 말을 성적 본능만이 아닌 모든 본능의 에너지라는 뜻으로 썼다)를 충족시키는 과정이라는 거죠. 줄여 본다면, ‘스스로의 욕망에 충실하라. 무엇이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인지 살피고 그에 맞게 행동하라. 단 그 행동의 책임은 자신이 기꺼이 져라. 핑계대지 말고.’ 둘째, 진화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세상 만사의 통섭. 이 부분은 ‘닥치고 정치’에서 더욱 돋보입니다. 제가 발췌 요약한 부분을 떼어 오겠습니다. 아래의 분석 방법이 소소한 일상사를 살펴보는데도 설득력있게 먹힙니다.

- 좌파·우파에 대한 사바나로의 회귀. -

[ 좌·우란 개념은 태초에 ‘이념’이 아니다. 즉, 발명이 아니라 발견이라는 이야기. 그리고 그 전에 본능이라는 진화심리학적인 시각. 우를 움직이는 것은 정글 속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삶의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 그 공포를 무릅쓰고 획득되는 자원에 대한 스스로의 만족, 능력의 판단. 그리고 그 일을 해냈다는 자부심 · 자존심. 좌를 움직이는 것은 다르다. 정글의 공포를 구조로 생각하는 시각, 공포를 구조화시켜 분할시키겠다는 판단. 그래서 구조화된 분할을 위한 ‘혁명’에의 행동의지. 보편적 평등에 대한 고찰. 마지막으로 복지, 정서적 안정을 위한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최소한의 권리를 공동으로 보장해주려는 사회적 염치. 짧게 줄여서 뭔 말인지 모르겠다면, 사든가 빌리든가 봐서 이해 아니 느껴보라. 이상! ]


셋째, 들뢰즈&가타르의 ‘생산하는 욕망’의 차용. 첫 번째 내용의 업그레이드죠. 흔히 욕망은 판단을 그르치게 한다는 편견이 있는데, 김어준은 욕망이야말로 판단의 근거가 되고, 이 욕망에 따라야지 근본적으로 행복하다라고 합니다. 선택의 잣대를 라캉의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라는 생득적 족쇄에서 탈옥시키는 것부터가 '어른'으로서의 시작이라는 거죠. 넷째, 인간관계를 근본적으로 권력욕에 기반하는 획득의 심리로 보고 있습니다. 이것도 미시권력에 관한 내용인데요. 특히나 연애의 경우, 일반적인 연인들의 힘겨루기가 사랑에서 비롯된 게 아닌 지배관계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남루하고 비릿한 지배욕의 껍데기라는 겁니다.


신랄하죠? 어쩔수 없습니다. 김어준의 매력은 바로 이 신랄한 문투에서 나오는 거니까요? 결국 김어준이 하고 싶어하는 말은, 한국 사회는 전체적으로 미성숙의 사회이고, ‘어른’의 가치를 ‘복종을 함의한 질서’에 두고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굴레에서 탈피하고 한 사람의 당당한 개인으로서 선택의 권리를 오로지 자신이 갖는 ‘주체’로서 살자는 것입니다. 군데 군데 마다 쓴웃음 지을 수 있는 말들, 혹은 무릎을 칠만한 말들이 많습니다. 적극 추천합니다. 저는 오히려 ‘닥치고 정치’보다 ‘건투를 빈다’가 평범한 소시민들에게 보다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어준 특유의 시큰둥과 철저한 개인주의를 좀 감안하고 본다면요.




※ 맹신자들, 에릭호퍼, 궁리, 2011.

이 책을 산 이유는, 제가 미래권력들 활동을 해볼까 생각하고 있어서입니다. 오프라인 모임에 나갔는데, 제도화되어 있지 않는 무리를 경험하지 못하신 분들이 많아 (물론 저도 포함입니다;;) 의견 구성에 불협화음이 종종 생기시더라구요. 이렇게 피라미드식 혹은 원형식의, 기존 수직 · 수평적 시스템을 벗어난 멱함수 법칙에 따르는 무리에 대한 체험은 다들 생소하시니 좌충우돌하는 게 당연합니다. 굳이 미래권력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온·오프가 결합된 대다수 집단의 경우 발생하는, 쇼셜네트워크 시대의 특이점이죠. 작년에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로 위와 같은 집단 현상에 대한 이해도를 좀 높였는데요, 그러면 근원적으로 대중 운동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과연 무엇인가? 라는 흥미가 생겼습니다. 현상에서 본질로 흥미의 추가 이동한거죠. 이제 70p 정도 읽어 봤는데요, 재미있기 그지없습니다. 사람도 어쩔 수 없는 ‘동물’이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저자가 서문에서 자신의 글은 현상에 대한 분석일 뿐 가치로서 해석하면 안된다고 권고 아닌 권고를 했는데요. 읽다 보면, 그래도 ‘냉소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여튼 잘 골랐습니다.




※ 달려라 정봉주, 정봉주, 왕의 서재, 2011.

뭐.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응원입니다. 응원. 이 책도 읽은 뒤 구매한 책들 중 하나입니다. 사실 저는 ‘폭풍 집필’한 책들은 별로 구미에 안 땡기거든요. 어쨌든 뭔가 차분한 맛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 ‘정봉주’는 차분함과 거리가 먼 사람이잖아요? 김어준씨 말대로 대한민국이 50년 동안 교화에 실패한 사람의 방방 뛰는 에너지를 엿볼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합니다. BBK 관련한 상세 사항도 아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결국 이런 자서전의 원동은 우리가 누군가를 알고 싶다는 욕구에서 비롯되는 거지요. 나꼼수에서 캐릭터화된 ‘정봉주’ 말고 인간 ‘정봉주’를 아시고자 하는 분들. 구매하셔도 좋습니다. 근데, 이 놈의 깔데기는 어디에나 있어!


이상입니다. 이로서 2월 프리뷰를 마치는데요, 리뷰할만한 게 현재까지는 ‘맹신자’들 밖에 없네요. 역시 문제는 1월 도서인 듯 싶습니다. 우앙 힘내자!


Ps. 너님의남자님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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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신자들 재밌어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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