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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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 비 내리는 3월 오후, 이 책들은 어때요? (2) 2012/03/30 PM 02:34


근 세 달을 연달아 리뷰다운 리뷰를 못 쓰고 있습니다. 전적으로 게으름의 소치이긴 합니다만, 핑계 약간 붙인다면 제가 작년에 다른 달도 아닌 4월부터 독서 일기를 올릴 수 있었는지 깨닫고 있습니다. 직업 특성상 3월은 참 바쁜 달이더군요. 이걸 1년 동안 잊고 있었다니;; 더욱이 몸 쓰는 봉사활동도 한 2주하고 내친 김에 운동도 시작한터라, 집에 오면 책상보다 침대를 찾게 되더라고요. 덕분에 즐거운 게임 Life도 좀 젖히고 수면 시간만 늘리고 있습니다. 포르자4와 포르쉐 휠이 썩어가고 있어요. ㅠ.ㅠ 반성합니다.


[3월, 이달의 책]




※ 르몽드 세계사 2 -세계 질서의 재편과 아프리카의 도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휴머니스트, 2010

이 책에 대한 소개를 한 문장으로 줄인다면, ‘성인들을 위한 사회과부도’가 되겠습니다. 예전에 중·고등시절 저는 교과서를 받으면 항상 사회과부도부터 봤거든요. 소시적 흥미가 새로 샘솟는 듯합니다. 언젠가 르몽드 세계사 1,2권 합본이 50%세일한 적이 있거든요. 제가 1권을 사지 않았으면 바로 질렀을텐데 아쉬움을 참고 기다렸습니다. 그러니 따로 2권을 반값에 팔덥니다. 바로 질렀죠. 사실 이런 반값행사는 큰 틀에서 보면, 출판사의 목을 졸라매는 유통사의 횡포나 마찬가지인데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유통사 압력에 의한 강매인지 아니면 재고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출판사의 전략인지 아리송할 때가 많습니다. 소시민이라는 하잘 것 없는 방패를 들고 후자이길 기원합니다. (예전에는 반값만 한참 샀었는데, 유통구조를 대충 알고 보니 주머니 사정 허용하면 온값도 주고 삽니다. 그나마 제가 책을 구매함으로서 한국인 평균 책 소비량일 일조한다는 형편없는 변명도 대어 봅니다. ㅠ.ㅠ)


서문에는 이 책의 핵심을 찌르는 소개사가 있습니다. 인용해 보지요.

“현실을 드러내고 바꾸어야 한다고 할 때, 세계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만 갖추는 것으로만은 충분하지 않다. 여기에는 실천적 행동을 위한 지역연구(area studies)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종 통계뿐만 아니라 물량과 인력, 그리고 그 영향력까지 시공간적 흐름을 한눈에 들여다 볼 수 있게 한 도해가 매우 중요한데, 이러한 자료가 풍부히 담긴 점은 [르몽드 세계사]만이 갖는 특장점이다.”


책에 대한 설명으로 더 이상의 문장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간략하고 정확한 소개글입니다.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미국 중심 시각에서 벗어나, 지금 당장 3세계가 어떤 원형적 변동을 표출하고 있는지 풍부한 자료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시리아 콩고 체첸 수단에 대해 알 방법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또한 이 책은 태생과 집필 방식에 명백한 장점을 보여주는데요, 첫 번째는 이 책의 기획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했다는 겁니다. 주절이 설명하기에는 제 내공으로는 어렵고, 특기해야할 부분은 이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어떠한 거대 자본 영향이라도 전적으로 배제하려고 (정확히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노력하는 매체임이 분명하다(자본의 많은 부분을 다수의 소액 주주들의 펀딩식으로 운영된다고 알고 있습니다)는 거고, 둘째는 여타 다른 ‘사회과부도’와 큰 차이점을 보이는 면인데요, 세계 현상을 설명하려고 할 때 지정학적 요소를 반드시 고려한다는 게 장점입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소수 민족 탄압에 대한 설명을 한다손 치면, 각 민족에 대한 분포와 이동경로 그리고 그 민족들이 정착한 지역의 ‘지하자원’에 대해서도 설명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이익구조를 적시하면 왜 중국 중앙 정부가 소수 민족에 대해 자치를 불허하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 정치의 발견 - 정치에서 가능성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학 강의, 박상훈, 폴리테이아, 2011.

애당초 이 달의 정치 분야는 이 책만 하려고 했습니다. 4.11 총선을 코앞에 둔, 시기로 볼 때 참 적당한 선택이죠. 그런데... ‘국가란 무엇인가’의 스터디 덕분에 좀 꼬였습니다. 한국 정치 보다 국가론을 먼저 읽은 셈이죠. 진보 정치의 담론에 대해 주로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훑어 본 것이라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 상당 부분을 마키아벨리즘이나 막스 베버의 책임 정치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대략의 얼개는 나온 셈이지요. ‘당위’의 진보가 어떤 ‘권력 의지’를 지니고 어떻게 ‘권력’을 쟁취하여 '현실적으로' 유권자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가 주된 질문인 듯합니다.


책의 도입부터 반가운 저자가 보이네요,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의 알버트 O. 허쉬만의 단문이 나옵니다. “쟁점의 해결을 위해서가 아니라 논쟁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다.” 우리가 흔히 의회정치라고 하면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 급기야 최루탄까지 등장하는 싸움정치를 연상하기 십상인데요, 알버트 O. 허쉬만은 그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적 현상임을 지적합니다. 아주 박터지게 싸우면서 논리적 무기를 획득하고 그 무기로 사정없이 상대를 찌르다가 (정권이 바뀌면) 자기도 찔려보다가 그 결과로 인해 정치는 발전한다는, 우리가 못내 폄하하는 그 진흙탕 정치가 민주주의의 과정이자 결과임을 깨달으라는 거지요. 이런 냉정한 현실 의식이 비로소 정치의 발전을 가져온다는 겁니다. 여튼, 이 책은 총선 이후에야 읽을 듯 합니다. 지금 당장은 책이라는 재방보다 '투표근'을 단련하는 본방이 더 재미나거든요. ^^





※ 놀이하는 인간(원제: Homo Ludens, 1938), 요한 호이징아, 이종인 번역, 연암서가, 2010

드디어 이 책을 구매했습니다! 제가 졸업 논문으로 쓴 제목이 [게임 시나리오로 향한 고전 서사물, - 홍길동전을 중심으로], 그 논문 말미에 호모루덴스를 인용한 적이 있습니다. 호이징가가 반세기를 늦게 태어났으면 놀이의 상당부분을 현재의 게임으로 언급했을 것이다라고요. 그런데, 이 걸 쓸 때는 호모루덴스 인용문만 부분부분 보았지, 시간을 핑계 삼아 제대로 읽은 적이 없었거든요. 이에 대한 심적 부채가 내내 있었습니다. 그걸 이제야 7년이나 걸려 갚는 듯 합니다. 이자도 상당히 불었을 테니 더욱 꼼꼼하고 디테일하게 읽어야 되겠습니다. 간략히 소개하자면, 요한 호이징가는 이론을 탐구하기보다 당면한 실제에서 합당한 해석을 찾는데 능한 학자입니다. 거시적 논점을 제시하는 것보다 당장의 구체적 사실에 직접 접근하여 세부사항을 꼼꼼하게 보는 게 역사가 본연의 자세라고 하지요. 이렇게 상세에 집중함으로써, 학술의 목적이나 이미지 혹은 상상력이 발휘된다고 믿는 분입니다.


지금 3단원 정도 읽고 있는데요, 아…. 절대 쉽게 권해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 첫 장은 놀이 개념의 범주를 논하면서 신성한 의례와 연관시켜 설명하는데요, 이 부분까지는 읽을 만 합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 2단원은 놀이의 어원에 대한 설명인데요, 고대 그리스어, 라틴어, 고지대 게르만어, 저지대 게르만어 등, 고대 유럽제어를 바탕으로 놀이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 전공이 국어라서 한국어 특질론 등에서 알타이어족 설명할 때, 타 언어와 비교 언어학 수업을 들어서 망정이지, 아예 비전공자인 경우는 엄두를 못 내겠다는 게 아니라, 흥미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지 싶습니다. 3장인 경기와 놀이와의 차이도 어원으로 설명하더군요. 인정받는 고전임은 확실하나, 꼭 훑어보시고 취향을 본 뒤에 구매하시길 권해드립니다.





※ 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 돌베개, 2011.

이미 다 읽었습니다;; 지금 인문학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 그 덕에 읽었습니다. 사실 저는 당장의 현상을 설명하는 책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정치에 대해서는요. 왜냐면, 이런 식의 독서는 남의 프레임을(요즘 나꼼수 때문에 프레임이란 단어가 유행이네요) 제 머릿속에 ctrl+c, ctrl+v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거든요. 물론 이런 창틀이 모이면 모일수록 접점이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어떻게 보면 이런 식의 독서는 해당되는 본질에 대해 굉장히 둘러가는 셈입니다. 특히나 유시민의 전작인, ‘후불제 민주주의'는 후반부에 생각보다 많은 상당 분량이 참여 정부의 정책에 대한 해명 내지 변명으로 채워져 있어, 이 책에 대해 좀 저어된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책은 대다수의 내용이 유시민의 시각으로 ‘국가’의 다양한 면에 대해 철학자나 사회학자들의 설명을 옮긴 것이 많기에, 어느 정도의 객관성은 보장되어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겠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에 대한 해명은 존재합니다;;) 특히나 흥미로웠던 부분은, 큰 틀에서 국가의 개념을 안보국가, 자본주의 국가, 민주국가, 복지국가의 네 가지 틀로 나누어서 이를 총합적인 발전 모형으로 삼고 앞으로의 한국 정치가 어떤 국가로 나가야 되는가 설명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제가 어느 분 마이피에서 고대녀 해적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한 왈가왈부가 일 때, 이 모형으로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간략히 줄인다면, 국가의 발전 모형의 가장 저층인 안보국가론에 치우쳐 다음 발전 형태인 민주국가(하고 싶은 말은 할 수 있는)요소를 저해하는 게 21C 한국이 나아가야할 국가론인가? 라는 반문인거죠. 마이피에 검색 기능이 있으면 그대로 옮겨 볼 텐데 아쉽네요. 앞으로 좀 길게 쓰는 글들은 저장을 해야겠습니다.


다음 링크는, 이 책에 대한 독서 리뷰라기 보다는 이 책의 핵심 내용인 ‘사회계약설’에 대한 간단한 끄적입니다. 그리고 더 좌빨로 본 유시민에 대한 짧은 비평이 있습니다. 참고하실려면
뜀뛰기 풀쩍~~.

http://mypi.ruliweb.daum.net/mypi.htm?id=samsher83&num=2117


Ps. 이상입니다. 책이 좀 많다보니, 프리뷰 쓰는 것도 일이네요. 이걸 변명으로 하고, 좀 일이 풀리는 4월에 자세한 리뷰로 다시 뵙겠습니다. 그럼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 (물론 그 사이에 읽은 책들은 되도록 짧게라도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

적월화[赤月華], 암흑방패, e-motion03 님 댓글 감사합니다.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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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루덴스 제목만 보고 재밌겠다 싶었는데 리뷰보고 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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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동안 책이 안 읽혀서,.
꼬라 박지호님이 떠올라서 찾아 뵈었는데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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