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모 루덴스, 요한 호이징아, 연암서가, 2010. (원서는 1938년)
읽은 자리에서 핸드폰으로 바로 메모한 독서일기입니다. 독서일기 쓰기 전에 이렇게 읽자마자 스케치를 하거든요;; 근래 쓴 게 너무 없어서 이거라도 올려봅니다.
요한 호이징아의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 다 읽었다.
햐~ 400p 좀 넘는 책이 이렇게 안 읽힐 줄이야. 인내심이 필요하다. 간략히 말해, '놀이는 문화 이전에 본능에 기저되어 문화를 잉태하고 문화의 내재된 질서 및 원리로 다시 스스로를 재구성한다.' 이다. 이는 인간 사회의 보편적 제도, 법률 전쟁 철학 시 음악 심지어 상거래까지 관여한다. 가장 중점적 원리는 아곤이다. 아곤은 규칙화된 놀이의 경쟁적 성격을 의미한다. 즉, 규칙 없는 경쟁은 무의미하며 문화로서 가치가 없다는 의미를 내재한다. 또 하나의 축은, 자발성이다. 스스로 동하지 않은 행동은 놀이의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현대 상업화된 스포츠는 놀이의 영역에서 제외되었다는 사실이다. 놀이 자체에 의미(동심의 천진난감을 근거로 한 자발성)보다 외적요소(돈)가 지대한 프로 스포츠는 변질된 놀이의 잔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동일한 관점으로 저자는 로마 문화를 평가 절하한다.
책 자체가 어렵다. 가장 큰 이유는 놀이의 통사적 역사를 어원을 통해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문화에서 '놀이'라는 의미를 지닌 용어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천되었고 확대되었느냐에 초점을 맞추어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둘째 단원은 놀이의 어원에 대한 설명인데, 고대 그리스어, 라틴어, 고지대 게르만어, 저지대 게르만어 등, 고대 유럽제어를 바탕으로 놀이의 유래를 파악하고 있다. 다시 말해, 언어학적 관심이나 언어학의 지식이 없는 일반적 독자들은 쓰이는 단어 자체에 이해의 어려움을 느끼지 싶다. 이런 전문성을 제외한다면, 저자의 해박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수많은 고전들에 대한 핍진한 소개와 설명은 한 인간의 사고가 어디까지 뻗칠 수 있느냐 그 지평을 보여 주는 듯하다. 경이롭다. 1938년에 나온 책이 이 정도라니, 역시 세상에 천재는 흔한 법이다. ㅠ.ㅠ
Ps. 이상입니다. 확실히 좀 짧네요. ㅡㅡ;;
사천왕비트, 파렌하이트, 리나 인버스님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