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뭔가 뒤늦게 쓰네요.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
※ 거리로 나온 넷우익-그들은 어떻게 행동하는 보수가 되었는가, 야스다 고이치, 후마니타스, 2013.
- 한국으로 따지자면 ‘일베’라고 불릴 법한, 일본의 ‘재특회’에 대한 르포르타주입니다. 이 책은 리뷰를 해 두었으니 다음 링크로 오시면 되겠습니다.
http://mypi.ruliweb.daum.net/mypi.htm?id=samsher83&num=3974
※ 당신도 전쟁을 알아야 한다, 크리스 헤지스, 수린재, 2013.
- 건조한 문체가 인상적입니다. 전쟁에 대한 여러 사실들을 Q&A 형식으로 풀어 놓은 책입니다. 일종의 전쟁 매뉴얼로 특징적인 것은 간단한 물음이라도 ‘자료’를 바탕으로 쓰였다는 겁니다. 사실의 나열이라 읽는 재미는 좀 떨어지는 편이지만, 그만큼 적시된 답변이라 생각하면 오히려 생각해볼 여지가 충분히 줍니다. ‘전쟁, 참전, 부상, 대량살상무기, 실전, 포로, 전사, 전후’의 단원으로 짜여 있는데, 미군에 의한, 미군을 위한, 미군의 책이라 한국군과 거리가 분명히 있습니다. 현대전이라는 공통점을 감안한다면 참고 될 법도 합니다. 단점을 꼽자면 자료의 활용성인데, 제시된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각주’로 분류되지 아닌 탓에 어느 사실이 어느 참고 문헌에 대응되는지 독자가 찾기 무척 어렵다는 겁니다.
※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 한윤형, 어크로스, 2013.
- 83년생 젊은 좌파 한윤형의 책입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저에게는)동연배가 쓴 한국사회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음울한(?) 경험과 거기에서 비롯된 사회와 세대에 대한 통찰이 매섭습니다. 한윤형은 현 20대의 특징을 ‘잉여 세대’라 표현하길 주저하지 않습니다. 지난 세대보다 물질적으로 유복한 건 분명하나, IMF 이후 비정규직이 만연한 신자유주의 광풍이 미래 가치에 대한 불안을 증폭시키고 이 불안이 나선적으로 증폭되어 세대 전반에 유령처럼 배회하고 있다는 걸 자조적으로 지적합니다. 지금 대한민국 진보·좌파가 어떻게 젊은이와 단절되어 있는지 꽤나 아프게 꼬집고 있는 책입니다. 문장 자체가 뭔가 에반게리온의 신지를 떠올리게 하는 것도 재미의 요소입니다. 비슷한 관점의 전작인 ‘키보드 워리어 전투일지’보다 한층 정리되고 객관화된 필법이라 저자의 성장에 흐뭇해지기도 합니다.
※ 투게더-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리차드 세넷, 현암사, 2013.
- 일단 번역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충 번역된 문장을 익혀도 유려한 문체임은 분명합니다. 문제는 외국 저자들의 문체가 유려하면 유려할수록 번역가의 무게 중심이 중요해지는데(정보의 정확한 전달이냐, 문체의 흥취냐), 둘 사이에서 헤매는 느낌입니다. 읽기에 끈기가 필요합니다.
사회생물학적 관점까지는 아니지만, 인간의 문화적 본성이 ‘협력’에 있다고 강변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호모 파베르(도구적 인간)가 인간성의 본질이라 여기고, 노동으로 인한 협력이 한 개인이 자아존중감을 지니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규정합니다. 이에 대한 근거를, 본인의 경험 섞인 협주단에서, 1900년 파리의 만국박람회의 전시물에서, 1533년 한스 홀바인의 그림<대사들 The Ambassadors>에서 뽑아냅니다. 협력이란 키워드로 정치 · 사회 · 문화 그리고 역사를 종횡무진 한다고 해야할까요? 현미경과 망원경을 번갈아 들이대는 것처럼 관점의 각도가 다양하다는 걸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유럽의 ‘길드 문화’나, 르네상스 이후의 ‘예절’등과 같이 지금 · 우리와는 상당히 다른 사회·문화적 차이가 있는 기술로 된 설명이 많으니 독자에게 상상력과 집중이 요구되는 책이기도 합니다.
※ 헌법의 풍경, 김두식, 교양인, 2011.
- ‘욕망해도 괜찮아’가 더 대중적인 저서겠죠? 그 김두식씨의 책입니다. 법조계의 암묵적 특권과 그를 용인케 하는 조직적 · 인적 카르텔을 담담하게 그려냈습니다. 대한민국 법조 엘리트들의 구조적으로 주조된 ‘특권의식’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룹니다. 이 책의 미덕은 이러한 비판과 함께, 특권의식이 ‘왜 그렇게 형성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구조에 대한 분석을 본인의 반성적 경험에 근거하여 풀이한다는데 있습니다. 법조계 맨얼굴의 치부를 드러냈다는 평가는 결국 (사법고시 출신의 법대 교수인) 저자의 맨얼굴 역시 드러냈다는 건데요, 자신을 드러냄에 있어 이 정도까지 솔직해지려면 스스로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갈무리해야 가능한 건지. 역시 범상치 않습니다. 뭐 ‘욕망’에 대해서도 번듯이 드러낼 정도니 이정도면 내적 단련이 아니라, 저자 본인의 본연의 ‘기질’의 뚝심이라고 해야 되겠습니다. 소박한 문체라 더욱 정감가는 책입니다. 제목만큼 무게있지는 않는 책이니 쉽게 접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Ps. 독서일기가 갈수록 미진하네요. 날도 벅찬데, 마음까지 벅차집니다. 내 속 게으름아. 제발 좀 나가주렴~. ㅠ.ㅠ 다음엔 상반기 결산으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