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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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 독서일기. 뒤늦은 7월의 도서목록 소개. (3) 2013/08/16 AM 08:02

대학원 다녀온다고 늦어도 많이 늦었습니다. 독서일기가 늦어 많이 당황스럽네요. ^^;; 꾸역꾸역 올려봅니다~`.





※ 국제 정치이론과 좀비, 대니얼 W. 드레즈너, 어젠다, 2013.

- 제목에서부터 볼 수 있듯이 상당히 흥미로운 책입니다. ‘만약 좀비 사태가 실제로 벌어진다면 세계는 어떻게 반응할까?’는 질문을 던지고 현재 거론되고 있는 여러 국제관계이론에 비추어 분석합니다. 현실정치이론, 자유주의이론, 신보수주의, 구성주의 등의 시각에서 좀비의 확산 시 국가별 대처나 공조가 어떻게 이뤄질 수 있는지 살펴 봅니다. 아무래도 (좀비)가 소재이기 때문에 가볍게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만, 결코 가볍기만 한 책은 아닙니다. 괄호 안 (좀비)를 전염강도가 높은 유행병으로 바꾸기만 하면 이 책은 ‘국제관계론 입문’이 될 정도로 핵심을 분명하고 간결하게 설명해 두었습니다. 여튼, 저자의 기지에 박수를 보냅니다. 대학 신입생 때 교양으로 국제 정치학을 좀 들었는데 새록 기억이 나네요. 좀비물 좋아하시는 분은 물론 국제 정치에 대하 교양을 쌓고자 하는 분 모두 추천해 드릴만 합니다.





※ 세계대전 Z, 맥스 브룩스, 황금가지, 2008.

- 다들 아시는 책이지 않을까 싶네요. 빵형님 주연의 ‘월드워 Z’의 원작입니다. 좀비의 세계적 공습이 일어난 전후의 일을 각 계층의 인물들을 인터뷰한 형식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의외로 건조한 전쟁 기록물이라고 할까요? 좀비 전쟁의 발단부터 전개, 결말까지를 여러 사건과 더불어 다채로운 증인들의 시각으로 조형한 형식이라 한 챕터 넘어갈 때마다 생소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책에 대해서는 다음에 영화와 더불어 끄적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 다윈 이후, 스티븐 J. 굴드, 사이언스 북스, 2009.

- 우연히도 요 근래 진화론 관련된 책을 꾸준히 접하고 있습니다. 인상적인 문구가 있는데요, 진화론은 가장 널리 알려진 이론임과 동시가 가장 오해받고 있는 이론이라고 합니다. 일단 진화는 진보와는 다르며, 목표를 향해 더 좋게 나아가는 게 아니라, ‘생존’이라는 명제 위에 흘러가는 것임을 분명히 합니다. 특히나 라마르크설(자주 사용하는 기관은 세대를 거듭함에 따라서 발달하고 사용하지 않는 기관은 퇴화하여 없어지게 된다는 학설, 용불용설)은 다윈의 입장이라 보기 어렵답니다. 다윈은 획득형질에 대한 유전은 부정적으로 보았습니다. 대개 유성생식 후 DNA 결합 시 벌어지는 돌연변이의 성질이 운 좋게도 생태계에서의 생존에 유리한 경우, 그 개체의 가짓수가 생태계에 늘어남에 따라 생태계의 균형이 바뀌고 그 과정이 진화의 과정이라 봅니다.


이 책은 스티븐 J. 굴드가 1974년부터 2001년까지 27년간 미국 자연사 박물관에서 발간하는 월간지 <자연사, Natural History Magazine>에 기고한 300여편의 에세이 중 주제별로 논지가 분명한 글들을 추려 모은 글입니다. 칼 세이건과 함께 대중적 과학저술의 한 틀을 담당한 분의 글이라 쉽고 재미있고 정확한 과학적 진실을 전달합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더풀 사이언스’의 저자 나탈리 앤지어에 따르면, 미국 사회에서 고등교육을 받은(대학을 졸업한) 인구의 단 65%만이 진화론을 신뢰한다는군요. 그 동네도 참... ㅡㅡ;;





※ 단단한 공부-내 삶의 기초를 다지는 인문학 공부법, 윌리엄 암스트롱, 유유, 2012.

- 원저가 1956년 작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크게 신통방통할 게 별로 안보였습니다. 단, 공부는 ‘평생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되었습니다. ‘인문학적 교양을 쌓는데 마음을 잡기 좋은 책’ 정도로 줄이겠습니다. 버트런드 러셀이 행복에 이르는 길은, ‘지식에 대한 갈구와 온정으로서의 애정’이라 했는데요, 그렇다면 이 책 또한 행복을 탐구하는 책이라 이름 붙일 수 있겠네요. ^^





※ 바람이 불 때에, 레이먼드 브릭스, 시공주니어, 1995.

- 그림책입니다. 그러나 그림책치고는 유별난 책입니다. 핵전쟁의 전후 과정에서 벌어지는 한 노부부의 일상을 잔잔하고 비극적으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강한 메시지와 진한 풍자가 칸칸이 벌어지는 노부부의 문답 속에서 고개를 빼죽히 내밀고 있습니다. 정부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그들은, 정부가 전달하는 몇 가지 대비책만 지킨다면 핵전쟁 이후에도 일상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고 그대로 행동합니다. 그리고 ‘괴사’하며 고통스럽게 죽어갑니다. 이 과정이 여느 그림책과는 다르게 촘촘하게 나눠진 컷으로 풀이되며, 이에 반해 핵전쟁의 도구(핵잠수함)는 전체 페이지를 단 한 컷으로 사용하며 강렬하게 직시해 놓습니다. 어른들의 잔혹동화라 부르면 딱 맞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은 꼭 추천하고 싶네요.





※ 아버지의 성 父性- EBS 다큐프라임 아빠가 된 남자를 탐구하다, EBS다큐프라임「아버지의 성」제작팀, 베가북스, 2012.

- 아빠가 된 남자들, 인상적인 제목에 비해 내용은 크게 인상적이지 못합니다. 읽기 전에 그 내용에 대해 기대를 품게 되는데요, 저는 남자에서 ‘아빠’가 되는 과정이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는 문화 기술지처럼 분석적으로 전개될 줄 알았는데, 각국 좋은 아빠들의 ‘육아법’ 정도에서 그칩니다. 이왕 읽을 거라면, 같은 출판사의 비슷한 부류인 ‘아기 성장보고서’가 더 좋아 보입니다. 물론 이 책도 초보 아빠들의 마음다지기에는 썩 괜찮은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이지메의 구조- 왜 인간은 괴물이 되는가, 나이토 아사오, 한얼미디어, 2013.

- 일본에서는 장인 문화의 영향인지, 어떤 학문을 계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학문의 장을 여는 걸 더 중요시 여긴다 하는군요. 저자가 스스로가 ‘이지메 학의 대가’라 자부하며 발간한 책입니다. 내용 자체가 저자가 자부한 만큼 충실합니다. 이지메 과정에서 벌어지는 가해자와 피해자간의 심리적 애증이 단계별로 분석되어 있고, 앞서 ‘애증’이라 이름 붙일 정도로 단순하지 않는 이지메 과정의 복합적 집단 심리가 몇 가지 모델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중요 주장을 추린다면, 나이토 아시오는 집단 따돌림이 이뤄지는 사회는 내재적으로 반드시 과잉 압박의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말합니다. 경쟁은 가장 대표적인 압박의 요소이죠. 의무교육으로 치장된 학교라는 공간은 그 내부 구성원의 시각으로 볼 때 절대적으로 폐쇄된 사회라 합니다. 한 학급의 구성원은 모두 ‘친구’라 이름 붙여지며, ‘친구는 친하게 지내야 된다.’라는 도덕적 교육지침으로 인해 과도한 감정노동이 강요되는 사회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사회는 적은 에너지 소비로도 가능한 협력 구조, ‘경계와 접경의 나눔, 불필요한 다툼이 없게 영역 구축 조건적 협력이 가능한’ 차별화 전략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저자는 이럴 경우 집단 내 가치가 구성원으로의 서로 간 친밀도보다 집단 자체로서의 정체성이 더 중요시된다고 진단합니다. 탈출구 없는 이 집단의 정체성 구축은 다수가 ‘낙오자’를 따돌리고 이른바 속죄양으로 삼는 ‘카니발(축제)’ 단계를 주조하고, 억압의 감정은 이 단계를 거쳐 소모됨으로서 비로소 해소된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될 부분은 그 해결책으로, 이와 같은 악순환은 사전에 제도적 탈출구가 대체재나 보완재로 보장된 체제에선 대개 집단 따돌림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거죠. 수업을 선택해 들을 수 있는 대학의 경우 ‘이지메’가 잘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성인으로서 지니는 법적 책임과 대학의 시스템 자체가 앞서 말한 차별화 전략이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저자는 의무교육 또한 특정 장소에 특정 인원이 모여(의무교육의 경우 심지어 구역별 모임이니, 방과 후에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생활 공간에 있을 수 있으니 압박의 강도는 더 높죠.) 교육 받는 형태가 아니라, 원하는 교육 서비스를 여러 형태로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하라고 주장합니다. 우리네 식으로 따지자면 방송통신대학의 시스템 또한 의무교육의 한 종류로 감안해 달라는 겁니다. 현재 한국의 교육 체계는 일본식 제도를 따온 거라 할 수 있는데요, 우리에게도 시사점이 많습니다. 한국 특유의 군사 문화가 사회 전반을 강타하고 있는 이 때 '공동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봅니다. 교사 지망하시는 분은 꼭 한 번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




Ps. 여기까지입니다. 간만에 써서 그런지 글이 매끄럽지가 못하네요. ㅠ.ㅠ 더운데, 건강관리 잘하시길 바랍니다~.



저번 게시물 댓글

Citadel+ // 단단한 공부를 읽어봐야겠네요..정보 고마워요~
꼬라박지호// 흠... 공부법도 일종의 취향이라 훑어 보시고 구매를 결정하시길 권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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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지    친구신청

올초에 책 엄청 사놓고 정작 읽지를 않네요ㅜㅜ
여름이라 또 너무 더워서 그냥 퍼질러있고...
올가을에는 정말 한권이라도 다 읽어야겠어요
머리가 비어가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지라ㅜㅜ

Derp Derpington    친구신청

단단한 공부 한번 읽어봐야 겠군요.
최근에 인문학에 관심이 생겨서 겁도 없이 칸트의 형이상학서설을 집어들었다가 멘붕했네요. 레벨 1 검사가 끝판왕한테 도전한 격이랄까... ㅎㅎ

장의사™    친구신청

오우 좋은정보 얻어갑니다.

저도 이제 독서를 좀 해볼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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