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늦었습니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다. 햐 연말이 다 되어서야 9월분을 게시하는 이 게으름이라니!! 여튼, 12월 결산은 필요하니 아주 늦더라도 며칠 터울로 12월분까지 꾸준히 올리겠습니다. 혹시나 기다리신 분들게 죄송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용서하세요. ㅠ.ㅠ
※ 논쟁으로서의 민주주의-민주주의를 이해하는 문제에 관하여, 최장집 · 박상훈외 3명, 후마니타스, 2013.
- 큰 틀에서 보면 현실 정치에서 정당정치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책입니다. 입법 주체로 국회의원의 역량이 강조되는 의회 민주주의의 반대 개념으로 정당이 정책의 책임을 지는 정당정치에 대해 설명하고 한국 정치에서 정당 정치로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합니다. 나아가 이에 대한 제도적 보안 차원에서 국민경선제에 대해 비판하고, 그 국민 경선제를 제안한 진보 정치가 · 지식인의 저류에 어떤 역사적 생각과 흐름이 있는가에 대해 들추어냅니다. 근 10년간의 한국에서 벌어진 제도권 (상대적) 진보정치에 대한 반성문이라 보시면 됩니다.
※ 사회생물학의 승리, 존 올콕, 동아시아, 2013. (원저 2001년 발간)
- 유전자 결정론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지닌 책입니다. 사회생물학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은 흔히들 동·식물의 진화에 대한 연구 결과를 그대로 인간사회에 대입하는 학문이라 여기는데요. 이미 역사적으로 이에 대한 최악의 경우를 겪은지라(프랜시스 골턴의 우생학, 후일 파시즘에 영향을 주었다. 인종 학살의 논리적 근거 제공) 대개 부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저자인 존 올콕은 이에 대해 반론을 들죠. 단지 진화적 관점으로 관찰된 결과를 현상에 맞추어 기술하는 학문이며, 이에 대한 가치판단은 여타 과학에 대한 윤리적 잣대를 제공하는 철학 등의 인문학의 몫이라 명확히 한계를 긋습니다. 그러니 읽는 분들도 현상에 대한 풀이로만 받아들이는 게 좋지 싶습니다.
※ 미스터리를 쓰는 방법, 미국추리작가협회, 로렌스 트리트(엮은이), 모비딕, 2013.
- 제목 그대로입니다. 미스터리 쓰는 방법에 대한 유용한 조언들을 모아 놓은 책입니다. 의례 이런 책들의 초반부는 장르의 설명으로 채워지는데요, 이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스터리에 대한 기원과 유형 그리고 갈래적 특징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책은 미국추리작가협회의 작가들의 조언을 엮은 글모음이라는 거죠. 그래서 여러 부분에서 들쑥날쑥 합니다. 집필하는 방식이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트릭을 주조하는 방법이 저자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이 이야기인 즉슨, 아주 기초를 위한 책은 아니라는 겁니다. 어느 정도 글을 짜내는 재주가 있는 사람이 조언 정도로 받아들일 법한 내용이라는 거죠. 작법에 대해 친절한 책이라고 보기엔 어렵습니다.
※ 로지코믹스- 버트런드 러셀의 삶을 통해 보는 수학의 원리,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크리스토스 H. 파파디미트리우 (지은이), 알레코스 파파다토스, 애니 디 도나 (그림), 랜덤하우스코리아, 2011.
- 감동받은 책입니다.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한 줄로 줄이면, ‘논리와 광기는 동전의 양면이다.’입니다. 20c 초반을 달군 논리실증철학자들의 삶이 대표 주자인 러셀의 삶과 더불어 얽혀 있습니다. 또한 1·2차 세계대전의 혼란했던 당시 사회상에서 왜 그 많고 많은 철학 사조 중 논리실증학파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는지 유추할 수 있습니다.(시대 자체가 광기에 대한 대중의 납득을 위해 논리를 동원했다고 볼 수 있죠) 이 책의 미덕은 이와 같은 사조를 한 단면에서 조영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회풍토, 철학자, 후의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설명하며 거기에다 인간적인 시각을 더합니다. 철학자 개인의 심리 상태와 인생까지도 더불어 말하지요. 여기에 후학들의 특권이자 존경의 다른 표현인 연민도 충분히 들어갑니다. 액자식 구성으로 만화적 형식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끌어냈습니다. 여러모로 책으로서의 미덕이 가득한 저서입니다. 많은 분들이 읽으셨으면 좋겠네요. (그건 그렇고, ‘버트런드 러셀의 삶을 통해 보는 수학의 원리’ 이 문구는 학부모를 위한 세일즈 효과를 바란 듯합니다. ^^;; 수학의 근간인 논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